아나율은 부처님과 마찬가지로 석가족의 출신으로서, 부귀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아나율에게는 형제분 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이 형제에게 출가의 결심을 이야기 했다.
그러나 아나율이 털어놓은 결심을 들은 형제 또한 출가의 결심을 굳히고 있는 터였다. 그리하여 두 사람 모두 출가를 해 버리면 가계를 이을 사람이 없어, 대가 끊기게 되었으므로, 두 사람은 함께 의논한 끝에 아나율이 출가하고 그 형제가 집에 남게 되었다.
아나율은 마침내 어머니에게 출가를 승락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어머니는 절대로 출가를 승락하지 않았다. "죽어도 내 자식을 내 놓을 순 없어. 하물며 살아 있는 자식을 집을 나가게 하다니! 무슨 소리냐." 이것이 그의 어머니의 진심이었다.
"그렇다면 내 자식아, 만일 밧디야가 출가를 한다고 한다면 그 때는 너한테도 출가를 허락해 주지." 어머니가 무심코 내뱉은 그 말을 포착하고, 그 때부터 아나율은 밧디야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밧디야는 석가족 중에서도 명문의 귀족이었으며, 이미 정치적으로 좋은 지위에 올라 있던 인물이다. 그러니까 설마 그 밧디야가 출가할 리는 만무하다고 생각한 것이, 그의 어머니의 계산이었는데, 아나율의 열의는 이 밧디야의 마음을 움직이고 말았던 것이다. 아나율과 밧디야, 거기에 다섯 친구를 합해 모두 일곱 사람이 동시에 출가한 것이다. 이 중에는 십대 제자로 꼽히는 아난타와 우바리도 있었으며, 데바닷타 또한 이 때 같이 출가를 했다.
기원정사에서의 일이었다.코오사국 사위성의 교외에 있는 기타태자의 임원에 건립되어진 정사이다. 그 때 석존은 기원정사의 강당에서 설법을 하고 계셨다. 청중들은 출가자만이 아니었고 재가의 사람들도 와 있었던모양이다. 부처님의 설법을 들어면서, 기분이 좋은 듯 지긋이 눈을 감고좌수를 하고 있는 승려가 있었다. 그것이 바로 아나율이었다. 그를 슬쩍 흘겨보고는 눈살을 찌푸리는 사람도 있었던 것 같다.
부처님은 재빨리 그것을 눈치채셨다. "설법을 들으면서 기분 좋게 잠을 잔다. 그것도 좋겠지." 부처님은 그런 식으로 말하여 사람들 앞에서는 아나율을별로 나무라지 않았다. 그렇지만 법좌가 끝난 다음, 부처님은 아나율을 한 사람만을 불렀다. 그리고 조용히 그에게 충고를 하는 것이었다.
"아나율이여, 그대는 도를 찾아 출가한 것이 아니었던가. 출가를 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그대가 설법을 들으면서 선잠을 자다니, 도대체 그최초의 결심은 어디로 간 거지. 정신이 해이되었다고밖에는 생각되지 않는군 그래." 아나율은 부처님 앞에 납작 엎드렸다. 스승의 날까로운 지적에 그는 마음의 눈이 번쩍 뜨였다. "분명히 내 마음이 해이된 탓입니다.
오늘 이후로 저는,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 가령 이 몸이 썩어 부서질지라도 세존 앞에서 절대로 자는일이 없을 겁니다." 그리고 아나율은 잠과 싸우기 시작했다. 잠을 거부할 것을 맹세한 아나 율의 눈은, 감겨질 줄을 모르고 언제나 초롱초롱 빛나기만 했다. 의사를 치료를 부탁했으나 백약이 무효였다. 그리하여 아나율은 눈동자만 멀뚱멀뚱 뜬 상태로 시력을 완전히 잃고 말았다. 그는 결국은, 육체의 눈은 잃어버렸지만 그 대신 법(진리)의 눈인 <천안(天眼). 심안(心眼)>을 얻었던 것이다.
첫댓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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