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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암산 용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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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동주는 영상시 스크랩 천상병 시인 귀천(歸天)
진화[眞華] 추천 0 조회 27 12.01.24 07:52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천상병(千祥炳) 시인

귀 천(歸天)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 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 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


 

세 개의 연으로 이루어진 이 시의 매 첫 행에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라는 구절이 반복된다. 죽는다는 뜻일 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는다는 말 대신에 하늘로 돌아간다고 한데 이 시의 묘미가 있다. 언젠가는 다가올 죽음에 대해

아무런 두려움도 없는 사람의 말투다. 두고 가야할 세상에 대해 미련도 집착도 없는 무욕(無慾)의 경지에서나 나올

 수 있는 말이다.

하늘로 돌아가면서 그가 동반할 것이라고는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 이슬'과 '노을빛'밖에 없다는 말에서도 이

 세상의 모든 집착에서 자유로운 자의 달관을 보게 된다. 이승에서의 삶을 하나의 '소풍'에 견줄 수 있다면, 화자는

 마치 하늘에서 잠시 귀양살러 온 신선과도 같은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이 시를 신선 같은 삶을 산 자의 노래로 읽는 것은 잘못이다. 그의 삶은 표면적으로 드러난 것과는 달리

 어지간히 괴로운 것이 아니었을까.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다음에 놓인 말없음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해 보라. 아름다웠다는 말은 괴로웠다는 말의 역설처럼 들리지는 않는가.

그러나 괴롭다는 말을 글자 그대로 괴로웠다고 말하지 않는 데 이 시인의 미덕이 있다

 

지리산 중산리 '歸天' 詩碑


 

千 시인의 삶은,
그가 시 ‘귀천’에 쓴 바로 말한다면,
이 세상에 잠시 ‘소풍’ 온 사람치고는
정말 너무 고통스럽고 지루한 생애였다.
1930년에 일본 효고현에서 태어났고
1949년 마산중 5년 재학 중에
담임교사 시인 김춘수의 주선으로
시 ‘강물’이 <문예>지에 추천돼 등단했다.

1954년, 서울대 상과대학을 수료했고
1964년에는 김현옥 당시 부산시장의 공보비서로
일하기도 했는데,
그만 1967년 ‘동백림 사건’ 에 연루되어
6개월 동안 극심한 고통을 치러야 했다.
1971년에 고문 후유증과 과도한 음주에 따른
영양실조로 행려병자가 되어
청량리의 서울시립정신병원에 입원까지 했다.



당시 문우들은 행방불명되어 소식이 단절된
그가 사망한 것으로 여겨
유고 시집 <새>를 발간하여 추모하기도 했다.
다행히 그의 소풍은 좀더 지속될 수 있었다.
시인은 수락산 기슭에 살면서
인사동의 카페 ‘귀천’ 에 숱한 일화를 남겼으며
1993년 4월 28일에 ‘소풍’ 을 끝냈다.

교과서에도 실렸던 귀천이다.

 

 

 

서울 인사동에서 전통찻집 ‘귀천(歸天)’ 을 운영하던
고(故) 천상병 시인의 부인 목순옥(73) 씨가,
지난 2010년 8월 별세하면서 주인을 잃은 귀천 1호점이
25년 만에 문을 닫았다. 마땅한 새 주인을 찾지 못해서다.
목 여사의 조카인 목영선(46)씨가 8년 전부터 운영해 온
인사동 귀천 2호점은 계속 운영하고 있다.

 

 

 

    귀천歸天  - 詩 : 천상병, 작곡 : 한경수, 노래 : 홍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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