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칼럼_4월5주>
박명원 청주대 학생회장에게 쓰는 편지
청주대 정상화, 긴 호흡과 승리에 대한 믿음을 갖길....
충북교육발전소 사무국장 엄경출
(충청리뷰에 기고한 글)
봄의 한가운데에서 갑자기 초여름 날씨가 나타났네요.
어제 (4월 27일) 15일간 이어오던 단식농성을 멈추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마침 어제 단식농성장을 찾아갔는데 다른 일로 자리를 비워서 만나지 못했네요. 긴 시간의 단식에 몸은 상하지 않았는지 걱정되네요. 무리하지 말고 회복식을 잘해서 몸에 탈이 나지 않기를 바래요.
4월이 지나가고 있군요. T.S 엘리엇의 '황무지'에 나오는 구절로 유명하지만 4월은 잔인한 달입니다. 지나간 역사에서 뿐만 아니라 현재의 4월도 잔인하기는 마찬가지네요. 세월호가 그렇고, 청주대학교 재단의 모습이 그래요.
청주대의 현재 모습은 지성의 전당이라는 대학교가 얼마나 심각한 내부 모순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지요. 학생회장이 15일간의 단식농성으로 다시한번 사람들에게 청주대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보여주었어요.
그동안 청주대학교 구성원인 학생, 교수, 교직원들의 노력에 참으로 큰 박수를 보냅니다.
좋은 대학을 만들기 위해, 그동안의 적폐를 없애기 위해 함께 뜻을 모으고 노력해온 점은 근래에 보기 드문 아름다운 과정이었어요. 오랜 기간 싸우다보면 외부보다는 내부적으로 분열되는 경우를 많이 봐온 터라 더욱 그러하지요. 지금까지 과정에서 학생회와 학생들이 가장 큰 동력이라는 것을 알아요. 박명원 학생회장이 학생대표로서의 역할을 잘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개인적인 인연도 있어서 그런 소식에 참 흐뭇하답니다.
제가 속해있는 교육시민단체인 충북교육발전소에서 힘을 보태지 못해 미안하네요.
청주대학의 문제는 학내의 문제만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문제이기도 하지요. 지역에서도 청주대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좀 더 적극적이고 광범위하게 시민사회의 의견을 모으는 데는 부족했어요. 이 부분에 대해 반성하고 시민사회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도록 약속 할게요.
그런데 안타까운 건 문제가 쉽게 풀릴 기미가 없다는 거예요.
학생 대표인 총학생회장이 단식농성까지 하면서 학내문제를 풀자고 하는 제안에 학교와 재단측이 일언반구도 없는 것에 암울함도 느껴요. 하루 이틀도 아니고 15일 동안의 단식인데도 말이예요. 재단은 아마 시쳇말로 쌩까고 버티면 나가 떨어질꺼라고 생각하고 있나 봐요. 쉽지 않은 싸움이네요.
그러나 결국은 비상대책위가 주장하는 내용대로 풀릴 것이라 믿어요.
청주대를 제대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비상대책위의 주장을 받아 들여야 한다는 걸 누구나 알아요. 하지만 청주대 재단 문제는 이번만이 아니고 역사가 아주 깊은 문제이잖아요. 그런 만큼 재단도 호락호락 하지는 않을 꺼예요. 비상대책위 의견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을꺼라 예상되어요.
지금까지 보다 훨씬 더 긴 싸움이 예상되네요. 장기전에는 두 가지가 중요한데 그것은 긴 호흡과 승리에 대한 확신이지요.
청주대 문제의 핵심은 청주대의 주인이 재단이 아니라 학생, 교수, 교직원, 동문까지 포함하는 구성원이 청주대의 주인임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구성원 모두가 ‘내가 주인인 학교’가 될 때 학생회장이 생각하는 좋은 학교는 가능 할 것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먼 길을 가야 하는 일입니다. 그것도 혼자 가는 것이 아니라 함께 가야 하는 길이죠. 먼 길을 갈 때는 짧은 길을 갈 때와는 자세가 달라야 합니다. 조금 더 느긋하게, 조금 더 넓게, 조금 더 멀리 볼 일입니다.
사실 참 잘하고 있는데 왠 잔소리인지 모르겠네요.ㅎㅎ
그래도 혹시 15일의 긴 단식이 끝났는데 ‘왜 이렇지?, 이건 뭐지?’ 하는 느낌이 있을까봐서 노파심에 씁니다. 그렇지 않다는 말을 해주고 싶었어요. 참 잘했고, 잘하고 있으며, 잘 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해주고 싶었어요.
학교밖에도 응원하고 편이 되겠다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꼭 기억하세요.
갑자기 더워진 날씨에 몸 잘 챙기길 바라며 이만 총총
2015년 4월의 막바지에
청주대학교 근처에 사무실이 있는 한 선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