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 명 서
- ‘사일로와 하역동굴의 안정성 확보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내부문건을 통해 백일하에 드러났다. 방폐장 건설을 즉시 중단하고 그 설계와 시공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 -
우리는 작년부터 방폐장의 안전성 논란이 터질 때마다 수차례에 걸쳐 방폐장의 모든 설계와 시공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정부와 방폐물관리공단에 촉구해 왔다. 그럴 때마다 그들은, 공학적 기술로 보강하면 방폐장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펴며 특별지원사업비 조기 집행, 국책사업 대대적 지원 등의 달콤한 잔꾀로 경주시민과 지역주민들을 현혹시켜 왔다. 하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고 진실이 덮어지는 게 아니다. 며칠 전, 방대한 양의 방폐장 관련 내부문건이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실과 환경운동연합에 제보되었다.
제보된 내용 중 8월 17일자로 S회사가 발주처인 한국전력기술(주)에 송부한 ‘사일로 및 하역동굴 설계변경에 따른 소요용역비 산정’이라는 문건은 ‘경주 방폐장은 5등급 이하의 암반으로 인하여 현재 계획된 사일로의 규모와 형상으로는 안정성 확보가 불가능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문제 해결방안으로 첫째, 상세지질조사와 추가 분석으로 파쇄대의 실제 규모, 파쇄대의 영향 범위 등을 다시 산정해야 하고 둘째, 사일로의 규모와 형상을 불량한 지반에서도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규모와 형태로 재검토해야 하며 셋째, 처분동굴 시공 시 위험상황 발생 가능성까지 대비해야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공사방식은 안전성 확보가 불가능하여 설계와 시공을 완전히 재검토해야한다는 내용이다.
이로써 그 동안 정부와 방폐물관리공단은 국민과 지역주민들을 기만하며 방폐장 건설을 밀어붙이기 식으로 진행해왔음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지극히 불량한 암반상태와 하루 삼천 톤 이상의 지하수 유출에다 해수까지 유입되고 있어 물속에 잠길 것이 분명한 방폐장 건설의 전면 재검토는 이제 불가피해졌다. 방폐장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서는 현재 진행중인 공사를 전면 중지하고 위치선정과 설계 및 시공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하는 것이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국회 지경위 업무보고 자리에서 ‘지금 암반 등급이 좋아지고 있다, 설계변경 가능성은 없고 현재 목표 공기 내에 공사를 마칠 수 있다’며 국회와 국민을 기만하고 있고, 더구나 지역주민의 동의도 구하지 않고 2단계 처분장을 조기 건설하겠다는 망언까지 내뱉고 있는 방폐물관리공단 민계홍 이사장은 방폐물 총괄 책임자로서의 자격이 전혀 없으므로 당장 자진사퇴하는 것이 마땅하다.
우리는 방폐장의 공사가 중지되고 설계와 시공이 전면 재검토되어 안전성이 확보될 때까지 방폐물의 반입을 결사반대하며 정부와 방폐물공단과 경주시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정부와 방폐물관리공단은 방폐장 공사를 중지하고 모든 설계와 시공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
2. 방폐물관리공단은 ‘방폐장 안전성 토론회’를 비겁하게 회피하지 말고, 당당하게 수용하라.
3. 정부와 방폐물관리공단은 방폐장 주변지역 주민들의 동의 없이 2단계 처분장을 조기 건설하려는 계획을 당장 철회하라.
4. 방폐물관리공단은 ‘인수검사시설’을 인수저장시설로 명칭을 슬쩍 둔갑시켜 임시저장 을 강행하려는 시도를 즉각 중지하라.
5. 방폐물관리공단 민계홍이사장은 경주시민들에게 사죄하고 당장 자진사퇴하라.
6. 경주시장은 모든 시민사회단체와 각계각층의 인사들을 총망라하는 ‘방폐장 안전성 확보를 위한 대책위’를 새롭게 구성하라.
우리는 위의 요구사항들이 모두 받아들여지길 간절히 바라며, 그렇지 않을 경우 동경주 주민을 비롯하여 뜻을 같이 하는 모든 단체, 시민들과 연대하여 법적, 물리적 투쟁을 전개할 것임을 천명한다.
2010. 8. 30.
경주경실련원자력정책연구소, 경주국책사업추진협력범시민연합, 경주여성노동자회, 경주핵폐기장반대공동운동본부, 경주환경운동연합, 민주노총경주지부, 참교육학부모회경주지회, 한국청년센터경북지부, 한국노총경주지부, 민주당경주지역위원회, 국민참여당경주시위원회, 민주노동당경주시위원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