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교장은 주로 행정가이다. 채용은 주로 장학사와 교육감이 교장 지원자를 면담해서 결정하는 주(州)가 많다. 교장이 되는데 필요한 자질은 교육자의 안목이나 식견보다는 학교 조직체를 경영할 능력, 행정적 수완, 교육감에 충성심(요건 우리나라와는 전혀 맞지 않는 조건이다) 등이다. 교사 경력이 3~5년 정도만 있어도 교장 응모가 가능하기 때문에 30대 교장도 더러 있다.(우리나라는 교직 경력 10년 이상이면서 교직 자격 소지자로 자격을 부여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으며, 이렇게 될 경우 나도 사범대 졸업에 교사경력 10년이 넘으니까 교장 응모 자격은 있는 셈) 일처리는 군림형이 아니라 봉사 스타일이다.
독일의 교장은 행정가형이라기보다는 교육자이다. 미국처럼 주마다 교장을 뽑는 방식이 다르지만 대부분은 해당 학교 교사들과 교육관청이 합의해서 교장을 뽑는다. 교원 조직은 완전한 수평구조이며, 모든 교장은 수업도 한다.(우리나라는 교장, 교감은 수업을 하지 않고 있으며, 교장의 임기가 끝나면 평교사로 가서 수업을 하는 교사 본연의 임무를 다하는 것이 아니라 퇴직하는 것이 관례이다.) 교장이 교사들의 의사를 무시하고 단독으로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그렇다고 교사들의 결정사항을 단순히 집행만 하는 것이 아니라 교사-학생-학부모들이 학교 행정에 참여하되 교육법이나 학교 방침에 어긋나지 않도록 조정하는 기능을 한다.
미국과 독일의 교장이 역할은 다르지만 공모제 선발이라는 채용 방식은 같다. 연공서열보다 학교 혁신능력에 초점을 두기 때문이다. 보수적인 일본만 해도 100여 개 학교에서 교장공모제를 운용하고 있다. 은행 부장 출신의 교장이 실업고 교장이 취업률 100%를 달성한 성공 사례가 소개된 바가 있다. 소니 간부를 지낸 교장도 있다.
부산시 교육청은 이미 지난 해에 부산고, 중앙여고, 동래고, 부산국제고 교장을 내부 공모제로 선발한 바 있다. 교육부는 올 2학기부터 전국 51개교에 교장초빙 공모제를 시범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앞으로 제도를 보완해 가면서 도입이 확대될 추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