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선사 조실 월운당 해룡 대강백 영결·다비식 봉행
6월 21일 봉선사 청풍루 일원서
5천 사부대중 운집… 추모 열기
종정예하 “연화장세계로 장엄을”
윤석열 대통령 조전 보내 추모
8월 3일 봉선사에서 49재 봉행
조계종 제25교구본사 봉선사 조실 ‘화엄종주’ 월운당 해룡 대강백이 무위적멸의 세계로 나아갔다. 사진은 거화된 연화대를 바라보고 있는 월운 대강백의 문도들.
“월운 대강백께서는 삼계왕래에 자재한 기용으로 극락왕생하시고 속환사바하시어 이 땅을 연화장세계로 장엄하소서!”
조계종 제25교구본사 봉선사 조실 ‘화엄종주’ 월운당 해룡 대강백이 사바세계의 육신을 벗고 무위적멸의 세계로 나아갔다.
화엄종주 월운당 해룡 대강백 장의위원회는 6월 21일 봉선사 청풍루 일원에서 월운 대강백 영결·다비식을 봉선문도회의장으로 엄수했다.
이날 영결식에는 조계종 원로의장 불영 자광 대종사, 명예원로의원 밀운 부림 대종사, 수석부의장 상월 보선 대종사, 원로의원 두산 일면 대종사 비롯해 총무원장 진우 스님, 중앙종회의장 주경 스님, 호계원장 보광 스님, 교구본사주지협의회장 정도 스님과 교구본사 주지스님들과 주호영 국회 정각회장, 김동연 경기도지사, 주광덕 남양주시장 등 사부대중 5000여 명이 참석해 당대 대강백의 원적을 추모했다.
조계종 종정예하 중봉 성파 대종사는 원로회의 수석 부의장 상월 보선 대종사가 대독한 영결법어를 통해 이 시대의 대강백이자 역경보살이었던 월운 대강백을 원력을 기렸다.
성파 대종사는 “월운 대강백은 통도사 강사를 시작으로 불경서당, 불교전문통신강원, 능엄학림을 설립해 후진양성에 힘쓰셨고, 동국역경원장 소임을 맡아 고려대장경을 한글대장경으로 완간하시어 불교중흥의 토대를 마련하셨으며, 이 땅에 법사리(法舍利)의 가피가 충만하게 하셨다”면서 “능엄학림을 개원해 전통 강맥을 계승하고 이사무애한 명안종사를 배출해 여법한 부처님의 가르침이 이 땅에 구형되도록 하신 이 시대의 원력보살이었다”고 상찬했다.
이어 “대강백께서는 마지막 임종 순간까지 삼장(三藏)을 떠나지 않고 정진했던 후학들의 모범이시며, 학인의 자세를 잃지 않으신 수행자이셨다”며 “스님께서는 삼계왕래에 자재한 기용으로 극락왕생하시고 속환사바하시어 이 땅을 연화장세계로 장엄하소서”라고 발원했다.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영결사를 통해 강백이자 역경사(易經師)였던 월운 스님의 생애와 업적을 기렸다.
진우 스님은 “사부대중의 큰달이며 스승님의 문자사리인 한글대장경은 여전히 일천강을 비추면서 사바세계를 밝히고 있다”면서 “서역 구마라집 대사와 중원 현장법사의 역경원력이 해동에서 다시 화현하시니 두 나라의 역경보살께서 이구동성으로 ‘청출어람’이라 환희하셨을 것”이라고 상찬했다.
이어 “노사께서는 책상 앞에서 항상 원고지를 메꾸거나 아니면 언제나 손에서 책을 놓지 않으셨고 능엄학림과 불경서당에서 후학들의 안목을 열어주기 위해 낮밤을 잊고 정진한 일평생이었다”며 “이제 후학들은 운악산 줄기줄기가 비로자나의 법신이요 북한강 굽이굽이가 팔만대장경의 광장설이며, 봉선사 동종이 울릴 때마다 감로법음을 내리시는 줄 알며, 청풍루에서 맑은 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선정삼매를 이룰 것”이라고 했다.
원로의장 불영 자광 대종사는 추도사를 통해 월운 대강백의 업적을 기리고 구름에 달 가듯 열반의 세계로 나아가길 기원했다.
자광 대종사는 “갑작스런 입적 소식을 접하고 이 자리에 서니 한 시대의 포교와 승가교육일 이끄셨던 월운 스님의 시원하고도 드넓은 그늘이 이제 막 시작되는 여름의 열기 아래 더욱 그리워진다”면서 “이제 스님께선 흔적없는 열반의 자리에 드셨지만 스님께서 이루신 포교와 승가교육으로 남겨진 여운은 이곳 사부대중의 마음속에 여전히 상속돼 또 다른 해탈로 이끄는 도사가 될 것”이라고 발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조전을 보내 월운 대강백의 원적을 추모했다. 윤 대통령은 전병극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이 대독한 조전에서 “한국불교의 대강백인 월운 대종사께서는 평생을 한문으로 된 불교 경전을 한글로 옮기는 역경불사의 공덕을 쌓으시며 후학 양성에 헌신하셨다. 매일같이 부처님 말씀 읽는 것을 게을리하지 말라던 대종사의 가르침은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주셨다”면서 “대종사의 말씀을 받들어 부처님 말씀을 전하는 데 정진해 우리 사회가 더 따뜻하고 바른 길로 나아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중앙종회의장 주경 스님은 조사에서 “지금의 위치에서 불교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일 뿐”이라는 월운 대강백의 일구를 상기하며 “이제 대강백을 직접 뵐 수 없으나 일평생 남기신 가르침은 현현해 오래 남을 것이다. 후학들은 대강백이 열어주신 길을 따라 묵묵히 일념정진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교구본사주지협의회장 정도 스님(법주사 주지)는 조사를 통해 “월운 스님은 우리 종단의 3대 목표인 교육, 포교, 역경불사에 평생을 함께하신 조계종단의 정신적 지주”라며 “이제 남은 후학들은 강백께서 평생 목표였던 교육, 포교, 역경사업의 유지를 이어받아 한국불교 발전에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계 인사들의 조사도 이어졌다. 주호영 국회 정각회장은 조사를 통해 “월운 대강백께서는 한문경전의 한글번역, 불교의 전파와 보급을 위해 일생을 바치셨으며, 그 지혜와 헌신은 지금 우리들에게 큰 울림을 전해주고 있다”고 애도를 표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햇살 창장한 언덕 위의 큰 나무 같은 스님의 모습을 뵐 수 없지만, 스님의 가르침은 우리 곁에 늘 바람으로 그늘로 존재할 것”이라고 추모했으며 주광덕 남양주시장은 “생전에 한글대장경이 한글을 배우고 싶은 누구에게나 삶의 지혜를 얻고 뜻깊은 삶을 찾아 나갈 수 있는 보배창고가 되길 바란다는 스님의 유지를 잘 받는 게 우리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영결식은 월초문도대표 밀운 대종사와 문도대표 철안 스님의 인사로 마무리됐다. 밀운 대종사는 “아침에 정전에 문상을 갔더니 사형께서 먼 곳에서 온 조문객들을 잘 맞이하라고 당부하시면서 일광 보따리를 내놓으셨다. 일광의 보따리를 쓰려면 물과 같은 마음으로 써야 평생 쓸 수 있다. 그 마음이 아니면 금세 써버린다”면서 “월운 스님의 부탁이다. 모든 분들은 한 분도 빠지지 말고 이곳에 들여놓은 일광의 보따리를 가져가 평생을 써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철안 스님은 “저희 제자들은 시조 월초 스님을 위시해 운허·운경·월운 선대 큰스님들의 유훈과 가르침을 서릿발같이 지키겠다”면서 “문도 선·후배 간 화합을 근본으로 봉선교구가 서울-경기 2000만의 정신문화를 이끌고 누구나 의지하며 친정집처럼 오고 가고픈 곳으로 만들겠다”고 서원했다.
영결식 이후에는 다비식이 엄수됐다. 월운 대강백의 법구는 인로왕번, 명정, 삼신불번, 오방불번, 십이불번, 만장을 위시한 장의행렬과 함께 다경당과 청풍루, 일주문, 연밭 등을 거쳐 경내에 연화대에 안치됐다.
“불, 법, 승! 스님 불 들어갑니다!” 연화대에 불을 당기는 거화의식이 진행됐고, 이내 월운 대강백의 법구는 연화장 세계로 나아갔다. 문도스님들과 참석 대중들은 당대 대강백이 보이는 마지막 법문을 바라보며 눈물로 배웅했다.
이와 함께 월운 대강백의 초재는 6월 22일 오전 10시 봉선사에서 봉행됐으며, 2재부터 5재는 오전 10시 봉선사에서, 6재는 파주 보광사에서 봉행된다. 월운 대강백의 49재는 오는 8월 3일 오전 10시 봉선사에서 열린다.
월운당 해룡 대강백은…
지난 6월 16일 밤 10시 36분 법랍 74년, 세수 95세로 원적에 든 봉선사 조실 월운 대강백은 역경보살로 칭송받는 선지식이었다. 1929년 경기도 장단군에서 태어나 21세에 출가한 스님은 당대 강백이던 운허 스님을 은사로 득도해 법명 '해룡'을 받았다. 합천 해인사 강원 대교과를 졸업하고, 1959년 4월 운허 스님에게 입실해 제78세 법손으로 월운이라는 당호를 받았다.
스님은 1964년 4월, 동국역경원이 개설되고 은사인 운허 스님이 원장 소임을 맡으면서 그해 12월부터 역경을 시작했다. 1970년 스님의 노력으로 대반야경을 출판하고, 1973년 전국 최초로 어린이 숲속학교를 개설해 어린이 포교에 앞장섰다. 중앙승가대 교수, 동국역경원장, 봉선사 능엄학림 학장을 맡아 후학 제접에 평생을 바쳤다.
1965년 10월 동국역경원 역경위원을 맡은 이래로 83종의 경을 역출했으며, 주요 번역으로 <사분율><장아함경><대반야바라밀다경><대승기신론> 등이 있고, 저서로 <원각경주해><금강경강화><삼화행도집> 등이 있다.
2000년 9월엔 운허 스님의 유지를 받들어 한글대장경 전 318권을 완간하고, 그 공덕으로 한글학회 외솔상(2001년), 대통령 은관문화훈장(2005년)을 받았다.
월운 대강백의 임종게는 수십여 년 전에 작성된 것이다. 티베트로 성지순례를 간 대강백은 산이 높아 호흡곤란으로 기절했는데 다행히 소생했다. 동행한 거사 중 한 명이 “스님 돌아가시는 줄 알았다”고 가슴을 쓸어내리니, 월운 대강백은 “순례 중 기절하면 부처님 나라 티베트에서 장사지내세요”하며 다음과 같은 글은 썼다.
似僧非僧似俗非俗
虛頭長老月雲靈駕
중 같지만 중도 아니고
속인 같지만 속인도 아닌
헛소리하는 늙은이
월운 영가
출처_현대불교신문
첫댓글 _()()()_
마지막 글을 보면
월운 대강백의 임종게는 수십여 년 전에 작성된 것이다. 티베트로 성지순례를 간 대강백은 산이 높아 호흡곤란으로 기절했는데 다행히 소생했다.
동행한 거사 중 한 명이 “스님 돌아가시는 줄 알았다”고 가슴을 쓸어내리니,
월운 대강백은 “순례 중 기절하면 부처님 나라 티베트에서 장사지내세요”하며 다음과 같은 글은 썼다.
似僧非僧似俗非俗
虛頭長老月雲靈駕
중 같지만 중도 아니고
속인 같지만 속인도 아닌
헛소리하는 늙은이
월운 영가
이 글을 보니 생각나는 것이 있어서 한자 적어보네
살아 있는 것 같지만 살아 있지 않고
살아 있지 않은 것 같지만 살아 있고
가진 것 같지만 가지고 있지 않고
가지지 않은 것 같지만 가지고 있는
남자 같지만 남자도 아니고
간것 같지만 가지 않았고
불보살 같지만 불보살같지 않고
중생 같지만 중생같지도 않은
텅빈 푸른 하늘에 흰구름이 둥실 둥실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_()()()_
_()_
🙏
_()()()_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상품상생하옵소서_()()()_
🙏🙏🙏
_()()()_
()
_()()()_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