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대학교에서 병원이 없어 의과대학 설립을 못한다고 하니
나는 병원을 무상으로 기증하기로 했습니다.
의과대학을 설립하여 원광대학교가
앞으로 더욱 발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나는 기독교 신앙인이나 원불교 재단의 학교에서
나보다 더 좋은 일을 하고자 한다고 하니,
내가 더 이상 머뭇거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원광대학교에서 본 병원을 인수하여 젊은 인재를 양성하고
지역사회 환자들을 치료해 주는 보람있는 일을 하여 주십시오."
이 말씀은 1982년, 전 보사부장관을 역임하였던
정희섭 병원 이사장이 익산에 있는 본인 소유의
씨그레이브병원을 무상으로 원광대학교에 기증하면서
하신 말씀입니다.
정희섭 이사장은 기독교 장로이시고
그의 선친은 목사님이셨습니다.
정 이사장님은 익산을 비롯해 시흥과 사북,
거제도에 병원을 직접 운영하면서
재세시에 생활이 어려운 환자들을 많이 보살피고
의료봉사를 다니셨으며,
특히 심장병환자를 치료하는 명의로 유명한 의사이셨습니다.
이러한 기독교 장로님께서 종교를 초월해
원불교에서 설립한 원광대학교에서 의과대학을 설립하는데
병원 명의만이라도 빌려달라는 요청에
과감히 본인이 소유한 병원을 무상기증하여
인재양성과 지역사회 환자들을 치료하도록 해주시니
당시 원광대학교로서는 정 이사장님이
구세주나 다름 없었습니다.
정 이사장님께서 무상 기증하신 병원은
익산시 동산동에 소재한 건물로써
규모가 지하 1층, 지상 5층으로 총건평 2,285평의 주 건물과
부대건물 1,826평, 대지면적이 4,272평,
총 13개과 150병상으로 직원 수만도
그 당시 180여명에 해당하는 큰 병원이었습니다.
이렇게 큰 병원을 종교를 초월해 무상으로 기증을 했다고 하니까,
당시 일부 속이 좁은 일부 몇몇 사람들은
"정 이사장이 병원을 그저 줄리가 없다.
아마 상당한 돈을 받은 후에 넘겨줬을 것이다."고
비아냥거리며 모함을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정 이사장님의 이러한 종교를 초월한
사랑과 무상의 보시정신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원광대학교 의료원은 종합병원으로서 위상을 갖추고
수많은 의료인 양성과 더불어 익산을 포함한 전북의 군산 의료원,
전주한방병원, 대전치과병원, 광주한방병원, 순천분원,
산본의대병원, 산본한방병원, 산본치과병원,
안산시립노인전문병원을 통해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적극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정희섭 이사장님의 종교의 울을 벗어난 그 위대한 박애정신과
상이 없는 무상의 보시정신에 한량없는 존경을 표하면서
뒤늦게나마 고인의 공덕을 더욱 더 높이 드러내고 싶습니다.
아울러, 종교간의 공동선을 향한 화합과 연대가
더욱 깊어져서 반목과 질시가 없는 정의가
강물처럼 넘치는 맑고 밝고 훈훈한 세상이 되길
더욱 더 마음 모아봅니다.
마지막으로 박애정신과 무상의 보시로 멋진 삶을 살고
후손들에게 멋진 본을 보여주며
세상에 큰 공덕을 남기고 가신 정희섭 이사장님의 앞길에
무량한 혜복이 함께 충만하길 염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