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어가는 가을향기와 맑은 날씨는
봄바람난 처녀 처럼, 산으로의 유혹을
떨쳐 버릴수가 없다.
지난 10.20 일경 붉게 물들어 있던 지리산의 만추가 아직도 눈에 찡한데 늘 가보고자 했던 금수산 (1015) 소 용아장성 이라는 곳으로 호기심의 발길을 내 딛는다.
금수산은 퇴계 이황이 단양군수로
있을때 산이 아름다워 비단에 수를 놓은것 같다고 하여 금수산으로 개칭 하였다고 한다.
중앙고속도로는 바야흐로 관광 철 인듯 과할 정도로 차가 많다.
부산버스가 남이섬 이라는 간판을 달고 달리고 있다. 남이섬이 있는 가평이라곳 까지 몇시간이 걸릴까........
티끌하나 없는 하늘의 푸르름은
바다인지 하늘인지 착각할 정도다.
온화한 전형적인 가을 날씨다.
도로 주변과 스쳐가는 산야는 온통 가을의꽃(?)들이다. 울긋불긋 꽃피는 봄인가도 싶다.
허지만 떠오르는 봄에 비해 웬지 쓸쓸함은, 화려함 뒷면에 묻혀 있는 저무는 세월의 슬픔이 묻어 나오기 때문일까....
북단양 tg에서 하차 20여분을 더 달려 제천 청풍면 능강교라는 곳에 도착하다. 예상보다 더많은 시간이 걸렸다. 몇년전 왔었던 작은 동산 부근이다.
처음 오는 곳은 늘 새롭다.
두번세번 와본 곳은 정이들고 낮이 익어 마음이 푸근한데 낯선 곳은 조바심이 난다.
난 오늘 능강교 주차장에서 출발 용아능선을 타고 망덕봉을 오른 후
금수산 정상가는 능선을 따라가다 왼쪽으로 하산 얼음골을 거쳐 주차장에 원점회귀 하는
시계반대 방향의 산행이다.
초입의 안내판을 참고 삼아 들머리를 지난다. 왼쪽의 능강계곡을 옆에 끼고 걷는데 길이 초반부터 온통 돌길이다.
초입에서 남녀 둘이 가길래 어디까지 가냐고 물으니 얼음골로 해서 금수산 정상을 올랐다가 원점회귀 한단다.
한 20여분 덜컹거리며 걸으니 돌탑이 나온다. 크고 작은것을 합쳐 100여개가 넘을것 같다.
누가 쌓은지는 몰라도 긴 세월 동안 꽤나 정성을 쏟은것 같다.
돌탑지역 끝 부분에 얼음골 가는길과 망덕봉가는 갈림길이 나타난다.
얼음골은 계곡길이고 망덕봉 가는길은 능선길이다.
소용아릉 이라는 망덕봉길은 능선길인 대신 봉우리 다섯개 정도를 넘어야한다.
다소 힘들고 어려운 길이랄까.
망덕봉쪽으로 방향을 틀어 걷는데
시골 어느 한적한 곳에 와 있는 느낌이다. 조망도 없고 바위도 없으며 조용한데 다만 크게 가파르지는 않는게 위안 거리다.
망덕봉까지 사람하나 만나지 못하였다. 이곳이 비법정 탐방로 여서 인지 산객이 잘 다니지 않는듯 하다.
완만한 길을 약 15분여 가니 살짝 오르막이 시작된다. 첫번째 봉우리 랄까. 뒤이어 능선이다.
이곳은 낮은곳에서 높은곳으로 계속 향하니 계단씩 오르막 이다.
봉우리라 오르면 평지가 잠시 이어지다 또 봉우리이고 그걸 오르면 또 평지길 이런셈이다.
첫번째 봉우리를 오르니 조망이 보이기 시작한다.
충주호를 비롯 건너편 금수산 공룡능선이라 일컷는 미인봉 신선봉 등도 선명히 눈에 보인다. 미녀가 옆으로 길게 누워 있는듯 하다 해서 미인봉이란다.
충주호에는 몇년전인가 모친이 계실때 함께 타고 누볏던 유람선이 유유자적 떠 다니는데 지금은 또 어느 누가 저배를
타고 있을까....모친 생각에 잠시 상념에 빠진다
첫번째 봉우리를 지나면서 부터는
암릉길이다. 크게 이름 있는 바위는 없으나 망덕봉 바로 아래 다섯번째 봉우리를 지나칠때 까지는 거의 암릉길이다.
청도 옹강산의 말등바위 처럼 길게 뻗어 있는 암릉지대도 있다.
우측으로는 충주호 좌측으론 금수산 공룡능선을 보며 오르는데 소나무들도 나도 살자는 듯 암릉사이를 비집고 우뚝 서 있는 모습들이 삶의 끈기가 느껴진다.
세월을 이기지 못한 고사목들도
여기 저기 널려 있다.
그사이로 저멀리 월악 영봉이 뾰족하게 서있다.
날이 포근해 그런지 여름산행때 만큼 땀이 흐른다. 옷이 다 젖었다.
이곳은 어느새 겨울이 왔는지 단풍은 없고 메마른 나뭇가지들만 가는 세월을 아쉬워 하고 있다.
네번째 오르막을 지나면서 첫번째 밧줄을 만난다. 그냥 오르기 어려운 코스에는 밧줄이 설치되어 있는데 7~8개 정도가 설치되어 있다.
두세군데는 오르기 어려울 정도로 난해한 코스가 있다. 정신바짝 차려야 한다.
특히 여섯번째 마지막 봉우리에는 오를때 내릴때 거의 수직에 가까운 밧줄이 길게 설치되어 위험하기도 하면서 가장 난코스가 아니었나 싶다.
나도 약간 겁이 나는것이 수시로 산행하는 사람이 아니면 많이 힘들거 같다.
여섯째 봉우리를 지나고 동네 뒷산 같은 낙엽쌓인 길을 완만하게 오르면 망덕봉이다.
망덕봉은 재작년 금수산 산행시 와본곳이다. 2년만에 만났는데 그때 처럼 낙엽만 수북할뿐 나와 달리
변한건 없다.
망덕봉에는 단체로 온 사람들이 여기저기 모여 식사 한다고 난리다.
처음으로 사람을 만났다.
망덕봉은 정상석외 조망도 없고 크게 볼것이 없다.
상천마을에서 시작 금수산을 가기위해 거쳐 가야하는 봉우리 일뿐이다.
광주에서 왔다는 사람에게 자작이 아닌 사진을 부탁한다.
식사 시간도 지나 밥을 먹을려고 하니 마땅한 장소가 없어 금수산 가는길 자그만 봉우리에서 늦은식사를 한다. 옷이 다젖어 옷도 갈아 입는다.
금수산 길목이어서 인지 오고가는 사람이 많다.
식사후 시계를 보니 2시20분이다.오래 머물고 싶은 생각도 없는데
요샌 해가 짧아 빨리 움직여야 한다
서둘러 금수산 가는 능선을 따라가는데 얼음골 내려가는 길이 보이질 않는다. 망덕봉에서 400미터 라는데 훨씬 많이 온것같다.
분명 잘못 되었다 싶어 망덕봉쪽으로 되돌아 오니 능선길 우측으로 출입금지 팻말뿐 이정표도 없는 길이 희미하게 나 있다.
아마도 얼음골쪽으로 하산하는길로 비법정탐방로 인것같다.
그래서 이정표를 설치 하지 않고 출입금지 팻말만 있다.
20여분을 알바한 셈이 되었다.
국공은 통제로가 너무 많다.
그길로 내려 오는데 낙엽만 나 뒹굴고 바위 하나 없이 볼것도 없는가파른 길을 잠시 내려오니 얼음골이라는 간판이 보인다.
이곳은 능강계곡의 제일 윗쪽에 위치한 곳이다. 여름에도 얼음이 언다는데 능강교에서 거의 5키로나 되는 먼곳이라 잘 알려지지도 않고
사람들도 잘 찾지 않는곳 같다.
호젓한지 음산한지?
겨울같은 삭막한 계곡길 따라 지루하리 만큼 변화 없는길을 혼자 내려 오니 계곡 아래쪽은 "우린 아직 청춘이야" 라는듯 단풍이 알록달록 이다.
빨리 피면 빨리 간다는 사실이 새삼 느껴진다.
드디어 낮익은 처음 갈림길 이었던 돌탑 지역이 나타난다.
오늘의 호기심 어린 산행도
드디어 종착역에 다다랏다.
이 능강계곡은 더운 여름철에 피서겸 산책로로 방문하면 좋을것같다.
충주호 자드락길 3호이며 얼음생태길 이라고도 한다.
크게 넓은 계곡은 아니며 얼음골 까지 가파르지도 않은 완만한 길로
이루어져 있다.
돌탑지나 평지길을 한 20여분 내려 오니 주차장이다.
2년전 금수산에서 본 충주호, 미인봉을 품은 공룡능선이 인상적 이었는데 그때 가보지 못했던 소 용아릉 이라는 곳을 탐험(?)하였다.
소문데로 위험한곳도 몇군데 있었고 가파르게 줄을 타야하는 곳,네발로 기어야 하는 곳도 많았지만 암릉과 소나무 그리고 충주호를 조망할 수 있는 평이하지 않은 재미가 있는곳 이랄까?
충주호, 미인봉 공룡능선을 원없이 조망하며 짙어가는 가을 하늘의 푸르름이 되어 본 날이다.
거칠고 가팔라 초보자는 피해야
할 곳으로 생각되며 5일여간 함께하고 지나간 불청객 코로나로 인한 때문인지 다소 힘들어 몇번인가 쉬었다.
모험. 스릴. 새로움을 즐기는 사람에게는 지루하지 않고 재미가 있는 멋진코스로 생각된다.
07.45 집출발
08.50 안동휴게소
09.50 북단양tg
10.10 능강교 주차장
10.15 출발
10.35 돌탑
10.40 망덕봉.얼음골 갈림길
10.55 첫번째 오르막
11.10 능선시작
11.20 두번째오르막
11.25 세번째 오르막
(휴식)
11.50 네번째 오르막(30초)
12.00 첫번째 밧줄
12.05 뜀바위
12.20 다섯번째 오르막 시작
12.55 여섯번째 오르막 시작
13.10 완만한 능선 시작
13.25 망덕봉도착
13.40 점심(망덕 금수 중간 능선)
14.20 출발
14.40 얼음골 가는 입구(능선)
14.55 얼음골
15.05 흔들다리
15.40 취적대. 능강9곡
16.05 만당암. 능강8곡
16.10 돌탑
16.30 차량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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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산
주차장
들머리
돌탑지역
망덕봉 가는 갈림길
평이 하다
암릉지대가 나타나기 시작
월악 영봉이 멀리 뾰족하게
건너편 미녀봉
미녀봉. 공룡능선
충주호. 유람선
시그널.등로다
둥로
생명력!
망덕보
공룡능선
???
시그널따라
기차바위
암릉사이 소나무 잡고
월악산 쪽
등로 거칠다
기어 올라야 된다
줄타고
지나온 능선
수직 절벽. 줄타고 내려 가야
망덕봉 가는길
얼음골 가는길
자빠진 나무가 많다
얼음골
여기도 등로 막고 있다
여기는 청춘
취적대
화전민 거주지. 낙엽송만 가득
들머리 겸 날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