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소에서의 돈 구걸 최대치
대도시의 역동성은 역시 사람이지.
수많은 사람들의 부산한 움직임.각기 다른 목적으로 열심히들 움직거리고 있었어.
제 아무리 자연 경관이 빼어나도, 현혹될만한 꽃무리가 흐드러지게 피었다 해도,
자연의 피조물 사람이 빠진다면 미완성 작품이요 앙꼬 없는 찐빵이라니깐.
화룡점정을 못해요~
그래서 창조자의 최대 걸작품을 인간이라 하잖아~
최대 실패작도 인간이긴 하지만~ 후~
어쨌건 우리는 대전역에 도착하기 전, 중앙시장에서 당일 한장소에서의 돈 구걸,
최대치를 올리는 쾌거를 이뤘지. 5만 8천원.
헌데 참으로 묘한 것은 어느 부인께서 우리를 그곳으로 인도해 줬다는 점이지.
마치 동방박사 셋이 예수 탄생 마굿간을 찾아 길을 떠나자 어디선가 혜성이 나타나
안내하듯. 거 묘한 일이제~
그러기 전에는 또 어쨌냐~
금산 중도 오거리에서 무심코 타게 된 승용차 운전자분.
밤 낚시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래.
고기도 못 잡는데 왜 그리 낚시하러 가고 싶은지 모르겠노라고.
전생에 강태공 이었는지도 모를 그분은 잘 낚는 게 있기는 하대.
낚시만 드리우면 이상하게 자라가 낚인다네~ 나~ 참~
별난 낚시꾼 다 봤어~
아무튼, 그분 차 타고 대전 오며 머들령 터널과 미군부대가 있다는 백경산도
먼 발치서 보게 됐고, 호화청사로 비난받고 있다는 대전 동구청 청사도 보게 됐지.
우리나라 외채가 GDP의 230%가 넘는다지 아마?
헌데 미쳤다고 그러는지 모르겠어~
소박한 청사 짓고 알차게 민생 돌보면 어디가 넛나나봐~
우리나라가 큰나라로 발돋움하려면 어서 빨리 정신차려야해~
(아~나~ 너나 정신차려라~ 맨날 술 퍼먹지 말고~ 깨갱~~)
헌데 나는 그 호화청사를 보며 이런 생각을 했지.
예산이 남아돈다면 건물에 사장시키며 낭비할 것이 아니라 못살고 허덕이는
도, 시, 군에 원조를 해주면 훨씬 나을텐데 하고.
무상도 좋고 보조나 지원도 좋고, 방법도 많을텐데 하고.
그런 걸 보면 우리나라 경제 민주화는 요원한 일이라는 슬픔마저 밀려 온다니깐 흐흐흑~
어쨌건, 우리는 대전역 앞 파출지소 옆의 자그마한 쉼터에서 점심밥 지어 요기했어.
그때 내가 놀란 점은 그 파출소 직원들 정말 열심히 근무하시더라구.
어느분과 잠깐 말씀 나눴는데 대전역 앞을 얼쩡거리는 노숙자 실태까지 훤히 파악하고 계시드라구.
어디서 자며 몇명이나 자는지까지.
과거의 경찰들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지.
어쨌건 우리는 버스타는 곳을 헛다리 짚고 서 있다가 자릴 옮겨 107번 버스를 탔지.
동학사를 향해.
1시간 남짓 타고 갔는데 버스 기다리는 사람 중에 내 눈길을 끌던 남자분이 있었지.
신체 구조가 남자로서 완벽에 가깝더라고. 정신력도 대단해 보이고.
등산복 차림이었는데 꾹 다문 입술에 강한 의지가 배어나던 사람이었는데
우리와 같은 버스를 타더라구.
내가 앉아있던 버스 좌석 맞은편 앞쪽에 앉아가는데 나는 그때 왜 송학사 노래가
자꾸만 내 귀를 맴돌았는지 모르겠어~
'무얼 그리 갈래갈래 깊은 산속 헤매나~~'
어쨌건, 우리는 계룡산 국립공원 공주면 동학사 오토 캠핑장에 도착했어.
샤워장이 없는 게 흠이었지만 그래도 야영팀이 꽤 있드라구.
헌데 문제는 어느 야영팀에서 삼겹살 굽는 맛난 냄새가 솔솔 풍겨온다는 점이었어.
우리는 김치도 떨어졌는데, 1회용 부탄가스도 떨어져가는데, 소주는 두병이나 사왔는데,
라면은 한개 남았는데, 산적이 자존심 구기고 김치 쪼~끔~만 달라했는데,
(다음에...)
2012.11.06. 아낙네(
http://산적소굴.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