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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0923 (월)
- 세모시 옥색치마 - 모시와 모시풀 이야기
- 알듯 말듯 한 식물들 (14) - 식물이야기 (97)
추석은 즐겁게 보내셨는지요?
오늘이 추분(秋分)인데 정작 밤과 낮의 길이가 같아지는 날은
오는 목요일인 9/26일이라고 하는군요.
우리나라에서는 가을을 이야기할 때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라는 뜻의
“천고마비(天高馬肥)”와 “벼는 익어가고 물고기는 살찐다.”라는
“도숙어비(稻熟魚肥)”라는 말들을 즐겨 쓰는데, 실상 “천고마비(天高馬肥)”라는
말은 당초에 그리 좋은 뜻으로 시작되었던 말이 아니라는 것은 아시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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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야구인 Major League에서 류현진선수의 LA Dodgers는 플레이오프에
나가는 것이 이미 확정되었고, 추신수선수의 Cincinnati Reds도 거의 확정적입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도 제가 응원하는 넥센히어로즈가 현재 3위로 준플레이오프
아니면 조금 더 분발해서 2위 이상으로 올라가서 플레이오프 직행이냐의
긴박한 상황으로 2008년 창단이후 처음으로 가슴을 들뜨게 하고 또 즐겁게 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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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오랜만에 식물이야기를 하는데,
한참 전부터 올리고 싶었던 “모시이야기”입니다.
앞으로 식물이야기 순서에서는 당분간 실을 뽑아 천을 짜는 식물에 대하여
이야기를 할 예정입니다.
<모시>하면 여름철에 입는 시원하고 고운 느낌의 옷감으로만 알았는데,
우리나라의 일부지방에서 예전부터 “모시풀 잎”을 넣어 즐겨 만들어 먹던
“모시 떡”이나 “모시송편”이 요즘은 지하철역이나 길거리에서 파시는 분들이
가끔 눈에 띠어 “모시”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리는데,
또 "모시칼국수“나 ”모시수제비“도 있습니다.
* “모시조개”나 “모시나비”는 어찌해서 그런 이름이 붙었는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 “여보세요”의 일본말인 “모시 모시”와는 완전히 다른 말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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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모시 = ramie fabric, ramie cloth
(1) 모시란 ?
- “모시풀”의 줄기껍질로 만든 실로 짠 피륙으로,
우리말로는 “모”, “모시베” 그리고 한자로는 “저(苧 = 紵)”, “저포(苧布 = 紵布)”,
“저마포(苧麻布 = 紵麻布)”라고도 합니다.
- “모시”에 대한 기록이 ≪삼국사기≫와 중국 북송(北宋))의 손목(孫穆)이 편찬한
고려의 각종제도와 풍습에 대하여 씌어진 ≪계림유사(雞林類事)≫에도 나오는
것을 보면 아주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에서도 만들어지고 이용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 모시는 순백색이고 비단 같은 광택이 나며, 습기의 흡수와 발산이 빠르고,
그러면서도 내수력(耐水力)과 내구력(耐久力)이 강합니다.
- 또 빛깔이 희고 감촉이 깔깔하고 통풍이 잘 되어 여름철에 알맞은 옷감입니다.
- 그 밖에 레이스, 커튼, 손수건, 책상보 등으로도 사용되고
보통품질은 모기장, 낚시 줄, 천막 등을 만들기도 합니다.
- 그러나 모시는 또 다른 여름옷감인 <삼베>와는 달리 재배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에 생산할 수 있는 지역이 한정 되어 있습니다.
- 충남 서천군(舒川郡) 한산면(韓山面)은 모시의 주요 재배지로서
손으로 직접 짠 세모시가 유명하며,
이곳의 모시를 특히 <한산세모시>라고 하여 특상품(特上品)으로 치고 있습니다.
- 또한 한산면에는 “모시종합박물관”이 있어서 “모시 만드는 과정”도 볼 수도 있고
또 모시천이나 모시옷을 팔고 있어 가 볼만 합니다.
* 세모시 : 여기서의 “세 = 細 = 가늘고 촘촘하다”라는 뜻으로,
“세발낙지”의 “세”와 쓰임이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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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중요무형문화재 및 UNESCO 무형문화유산
(2-1) 중요무형문화재
- 충남 서천군 한산면에서 만드는 <한산모시>는 우리나라의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여름 전통옷감으로 역사적 가치가 높아 모시의 재배(栽培), 제사(製絲),
제직(製織)의 기능을 통틀어, 만드는 과정과 만드는 장인(匠人)을
“한산모시짜기”라 하여 우리나라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2-2) UNESCO 세계무형문화유산
- 이는 또한 2011년 “UNESCO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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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한산모시 만드는 과정
- 한산모시 만드는 과정은,
<재배와 수확>-<태모시 만들기>-<모시째기>-<모시삼기>-<모시굿 만들기>-
<모시날기>-<모시매기>-<모시짜기>-<모시표백>의 순서로 총 아홉 과정으로
나뉜다고 하는데, 모시풀의 줄기를 물에 적시고 말리고를 여러 번하고 낱낱이
손톱으로 뜯고 앞니로 물고해서 모시 올을 가늘게 째내고 다시 무릎에 문질러
꼬아서 실을 만들고 또 천을 만드는데, 그 어려움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 모시는 습도가 모자라면 끊어지기 쉬우므로 더위에도 통풍이 잘 안 되는
움집에서 짜야 하고, 또 바람이 불거나 비오는 날에는 일을 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 근래에는 염소표백을 하여 흰 모시를 만들기도 하며,
섬유공업의 발달과 함께 수요가 줄어들고 또 값싼 중국제품도 들어오고 해서,
이 지방의 “모시짜기” 기술도 점차 쇠퇴하고 있다고 합니다.
- 모시는 보통 7새에서 15새(보름새)까지 있는데,
10새 이상을 세모시라 하고, 숫자가 높을수록 고운 최상품으로 여기며,
- 세모시는 예전에 나라에 바치는 공물(貢物) 중의 하나였습니다.
* “새 = 승(升)”
- “새”는 “피륙의 날실을 세는 단위”로서, 30㎝ 포 폭에 80올의 날실로
짜여 진 것을 “한 새 = 일승(一升)”이라 하는데,
- 무명은 보통 10∼12새가 바지, 저고리 감으로 쓰였고,
좀 더 고운 것은 도포, 두루마기, 중치막 등 윗 옷감으로 쓰였고,
- 모시는 열새 이상 되면 세모시(세저마포 - 細苧麻布)에 속하고, 보름새 모시
정도 되면 올이 머리카락만큼 가늘어 최고 기술자만이 짤 수 있다고 합니다.
* “이골이 나다”
- “이골”이란 말은 “아주 길이 잘 들어서 몸에 푹 밴 버릇”을 말하고
- 여기서 나온 말로 “이골이 나다”라고 하면,
“어떤 방면에 길이 들어서 아주 익숙해지다”라는 뜻인데,
- “이골”은 한자로 “치수(齒髓) = 이빨 치 + 골수 수”로 써서
“모시째기”를 이빨로 하는 것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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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모시 짜는 아낙네들의 노래
“ 하늘에다 베틀 놓고, 구름 잡아 잉아 걸고
올공 졸공 짜노라니, 조그마한 시누이가
그 베 짜서 뭐 할라요?
서울 가신 자네 오빠, 강남도포 해 줄라네 “
* 노래에서 정겨움도 느껴지지만 왠지 슬픔이 또한 밀려옵니다.
* 잉아 : 베틀의 날실을 끌어올리기 위하여 맨 실 = 천을 짜기 위한 기본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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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서천군 한산면 그리고 모시에 얽힌 이야기들
(5-1) 모시에 얽힌 속담
< 모시 고르다 베 고른다. >
- 처음에 뜻하던 바와는 전연 다른 결과에 이름을 이르는 말
- 좋은 것을 골라 가지려다가 도리어 좋지 못한 것을 차지하게 됨을 이르는 말
(5-2) 조선시대 특산물
- 조선시대 때는 지방별로 유명한 특산품을 얘기할 때 “진안(전북)의 담배밭”,
“전주(봉동)의 생강밭”, “임천(부여군) 과 한산의 모시밭”,
“안동과 예안의 왕골논“이라고 했다는 말이 ”택리지(擇里志)“에 나옵니다.
(5-3) “월남(月南) 이상재(李商在)”선생의 생가(生家)
- 충남 서천군 한산면 종지리(種芝里)에는 독립유공자인
“월남(月南) 이상재李商在 : 1850 ~ 1927)”선생의 생가(生家)가
보존되어 있습니다.
(5-4) 가곡(歌曲) “그네”
- 유명한 가곡(歌曲) “그네”는 예전 여성작가분인 “김말봉(金末峯)”선생이
글을 쓰시고 “금수현(지휘자 금난새의 아버지)”선생이 작곡하신 노래입니다.
< 그네 >
세모시 옥색치마 금박물린 저 댕기가
창공을 차고 나가 구름 속에 나부낀다
제비도 놀란 양 나래 쉬고 보더라
한 번 구르니 나무 끝에 아련하고
두 번을 거듭 차니 사바가 발 아래라
마음의 일만 근심은 바람이 실어가네
(5-5) 한산소곡주(韓山素穀酒)
- 충남 서천군 한산면의 또 다른 명품은 “한산소곡주(韓山素穀酒)”입니다.
- 예부터 임금께 올리는 진상주는 “한산 소곡주”, “진도 홍주”, “선산 약주”,
“서산 두견주”, “안동 소주”, “동래산성 막걸리” 등이었다고 합니다.
- 이 중 “한산소곡주”가 가장 오래 되었다고 합니다.
- “한산소곡주”는 찹쌀로 빚어 100일 동안 익혀서 만드는, 당초에는 백제의
궁중 술이었다는데 그 후에도 백제 유민들이 나라 잃은 한과 슬픔을 달래려고
빚어 마셨다고 합니다.
- “한산소곡주”의 색깔은 부드럽게 뽀오얀 데, 한 모금 마시면 입안에 은은한
향기가 퍼지는 멋지고 신비한 민속주입니다.
- 이술은 또 다른 별명으로 “앉은뱅이 술”이라고도 부르는데,
100일 동안 술을 익히는 동안에 갓 시집온 며느리가 술이 익었는지 맛을 보려고
젓가락으로 찍어 먹다보면 저도 모르게 취해서 일어서지도 못하고
앉은뱅이처럼 기어 다닌다고 해서 붙었다는 설도 있고,
- 또는 과거보러 가는 젊은이가 어쩌다 목을 축이려고 이 술을 마시다가
너무 맛있어 시간 가는 줄 모르다가 일어나지도 못하고 쪼그리고 앉아서는
“가야 하는데~ 가야 하는데~” 만 되풀이 했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도 합니다.
- 이 술은 웬만한 마트에는 거의 비치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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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모시풀
2-1. 학명 : Boehmeria nivea (L.) Gaudich
2-2. 분류 : 쐐기풀목 쐐기풀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
2-3. 원산지 :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지역
2-4. 분포 :
- 아시아지역 특히 한국, 중국의 중남부 특히 중국 양자강 연안,
일본, 필리핀, 인도, 인도네시아의 자바와 보르네오 지역, 말레이반도 등지의
습기가 많고 따뜻한 지방 등에서 많이 생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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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이름
(우리나라) 모시풀, 왕모시풀,
(한자) 저(苧), 저마(苧麻), 야저마(野苧麻), 원마(元麻), 가마(家麻),
백저마(白苧麻) 등
(영어) ramie, ramie plant, china grass, chinese silk plant
* “마(麻)”는 우리말로 “삼”이라고 하며, “마(麻)”가 붙어서 섬유로 쓰이는
식물에는 모시를 말하는 “저마(苧麻)”를 비롯하여 삼베를 만드는 “대마(大麻)”,
그리고 “아마(亞麻)”, “황마(黃麻)”, “마닐라 마(麻)”, “사이살(Sisal) 마(麻)“,
”뉴질란드 마(麻)“ 등등이 있는데, “모시=저마(苧麻)” 이외의 “마(麻)”는
다음에 올리려고 하는 “삼베이야기”에서 다시 말씀드립니다.
2-6. 사는 곳
-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시대에 충청도사람이 중국 중부지방에서 모시뿌리를
가져다가 충청남도에서 재배하였다고도 하며, 고려 경종 때에 지금의 전라북도
정읍시에서 처음 모시를 재배하였다고도 합니다.
- 여름철에 기온이 높고 습기가 많은 곳이면 겨울철이 상당히 추운 지방에서도
재배가 가능하나, 최저기온이 영하 10℃ 이하로 내려가는 지방에서는
재배가 곤란하다고 합니다.
- 생육에 적당한 온도는 20∼24℃이며,
연강우량 1,000㎜ 이상을 요한다고 합니다.
2-7 사는 모습
- 모시풀은 지름이 1.2∼1.5㎝에 이르고
키가 1.5∼3.0m에 달할 정도로 키가 크며,
- 뿌리는 땅 속에서 땅속줄기가 형성되어 옆으로 뻗으면서 나무처럼 단단해지고
상당히 굵게 자라는데, 이것을 “흡지(吸枝)”라고 합니다.
- 이 흡지의 각 마디에서 가는 뿌리가 발생하여 근군(根群)을 형성합니다.
- 매년 흡지의 각 마디에서 여러 개의 새 줄기가 발생하는데,
한 그루에서 보통 10개 이상의 새 줄기가 생성되며,
어릴 때에는 녹색을 나타내나 성숙하면 다갈색으로 변합니다.
- 모시풀은 실생(實生:씨가 싹터서 식물이 자라는 것)에 의하여도 번식되지만
보통 흡지에 의하여 번식시키며, 흡지번식법을 이용하면 작업이 간편하고
착근(着根)도 잘 된다고 합니다.
- 줄기에는 잔털이 많이 나 있는데, 줄기의 인피부(靭皮部 = 질기고 저항력이 강한
부위)에 생성되는 섬유세포가 우리들이 이용하는 섬유입니다.
- 수확은 뿌리 폭 줄기가 황갈색으로 변하면서 키가 2m쯤 되면 합니다.
- 수확은 보통 1년에 3회하는데,
- 첫 수확은 5월말에서 6월초 경, 두 번째 수확은 8월초에서 8월 하순경,
마지막 수확은 10월초에서 10월 하순에 합니다.
2-8. 잎
- 잎은 어긋나고, 잎 끝이 꼬리처럼 길어지며, 긴 잎자루가 있는데,
들깻잎과 약간 비슷하게 생긴 느낌이 있습니다.
- 잎의 몸은 길이 10~15㎝와 너비 약 11㎝ 가량의 넓은 염통모양으로 되어 있고,
잎 둘레는 톱날모양으로 되어 있습니다.
- 잎 윗면은 진한 초록색이나,
잎 뒷면은 솜 같은 털이 빽빽하게 나 있어 하얗게 보입니다.
2-9. 꽃
- 꽃은 7~8월에 잎겨드랑이에서 원추(圓錐)꽃차례를 이루어 피는데,
암꽃과 수꽃이 따로따로 달립니다.
- 엷은 초록색 암꽃으로 이루어진 암꽃차례는 줄기 위쪽에,
노란빛이 도는 흰색 수꽃으로 이루어진 수꽃차례는 아래쪽에 달립니다.
- 이들 꽃차례는 길이가 5~10㎝에 달하는데,
꽃은 꽃잎은 없고 꽃덮이조각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2-10. 열매
- 열매는 수과(瘦果)로서 9~10월에 익는데,
길이 약 0.1cm의 긴 타원형이며, 여러 개가 한데 모여 있습니다.
2-11. 쓰임새
- 줄기껍질에서 실을 뽑아 짠 천을 모시라고 하여
주요 섬유자원으로 농가에서 재배하며,
- 모시섬유는 여름에 시원하게 입는 양복이나 와이셔츠 등으로 쓰이며,
- 모시섬유는 옷감이외에도 수건, 장갑, 범포(帆布), 천막지, 모기장 등의
방직원료로 사용되고,
- 모시풀이 질기고 튼튼하니까 돈의 재료 등의 특수종이,
또 그물, 밧줄 등을 만드는데도 쓰이고 있습니다.
- 또 민간에서는 뿌리를 출혈을 막아주고 독이 든 벌레에 물린 상처를 치료할 때
쓰기도 하며, 이뇨 및 통경제로도 쓰입니다.
- 그리고 새로 나온 연한 잎으로는 가루를 내어 송편 등의 떡을 만들거나,
밀가루와 함께 반죽하여 칼국수나 수제비를 만들어 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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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로 <모시풀>과 비슷한 이름으로 <모시대(또는 모싯대)>가 있는데,
이는 초롱꽃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서, 꽃말이 “영원한 사랑”의
예쁜 꽃을 피우는 종류로 <모시풀>과는 아주 다른 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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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시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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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으로 <모시와 모시풀 이야기>를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추석 잘 쇠셨습니까? 오늘은 예부터 익숙한 모시 이야기네요. 우리 어머니도 모시베 짜느라고 고생도 많이 하셨는데, 그래서 삼베 베틀과 함께 모시 베틀도 오래 보관하다 아파트로 이사하면서 모두 버리고 나니 이제는 아스라한 옛날 이야기 되었네요. 모시 떡도 많이 먹었고, 결혼 하니 어머니가 모시 이불도 해 주셨는데---. 아 참! 한국마방도 생각 나는군요 한국마방 섬머론으로 와이셔츠를 단체로 입었던 기억이 납니다. 한국마방은 어찌 되었는지--- 잘 읽었습니다. 감사감사.
이 사장님 댁에서 모시와 삼베를 짜셨다는 이야기는 처음 듣습니다. 아무렴 옛날에는 웬만한 집에서는 모두 짜기도 했으니까 참으로 아련하기도 하지만 어쩌면 바로 엊그제 같은 세월입니다. 저도 어릴 적에 삼베옷을 입어 보았고 아버지께서는 하얀 모시옷을 입으시고 정성스럽게 다듬으시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그러고 보니 한국마방이 어찌 되었는지 혼란스러운 시간들 속으로 묻혀버렸습니다. 그곳에 계셨던 분들과 교류도 있었는데..... 아쉬운 일들이 많아질수록 나이가 들어가는 것이라지만도....
오랜만에 한국 마방 소리를 들으니 옛날 기억이 납니다. 어느 분인가 마방에서 제강으로 오신 분도 있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잘..
아련한 옛 이야기를 들추다 보니 생각나는 것이 많은데 그 때 교류하던 분이 누구인지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잘 지내고 계시겠지요. 한국마방 덕분에 여름에 모시로 만든 와이셔츠 한두벌인가 회사에서 받아서 입었던 생각도 나는데....
모시 조개나 칼국수는 그 모양이 하야디 하야서 생긴 말 인줄 알았더니 잎을 넣어서 그렇게..
어렸을적 윗 동네 언덕 높이에 대 저택에 사시는 할머니가 계셨는데 흰 모시 치마를 입으시고 죽선을 든 모습이 단아하시고 아우라가 .. 그리고 저에게 넘 잘해 주셨거든요. 용돈도 팍팍 ㅎㅎ 그리고 장농 속에 곱게 접어 놓은 서랍을 열 때 어머니 모시 치마 저고리를 가끔은 만져본 기억이 납니다. 세 모시.. 세가 아닌가요?
"세모시"에서 "세"는 "세발낙지"에서와 같이 "가느다란"이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한자말에 우리말을 접붙여 쓴 대표적인 경우가 되겠군요. 옛날 모시옷을 입으신 분들은 거의 모두 단아하고 깨끗한 느낌을 주셔서 오래도록 기억에 남습니다. 요즘은 워낙 좋은 소재의 옷감들이 많아서 모시옷을 입으신 분들을 보기가 쉽지 않은데, 전에 한산모시박물관에 갔을 때 수작업으로 힘들게 만드시던 분들이 눈에 선합니다. 최근 방송에서 보니 모시잎이 여러가지로 건강에 좋다고 하던데, 많은 사람들이 찾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