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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몸의 지혜 요통(腰痛)은 왜 생길까요 조태형 (고려대 의대 신경외과 교수) 대체로 일반인들에게 있어서 해부학이란 용어는 낯설고 막연해서 따분하다는 느낌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그러나 만약 자동차를 운전할 때 계기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른다면 운전하기 어려운 것처럼 요통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척추의 구조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있어야만 합니다. 따라서 그 대강을 설명하고 넘어가고자 합니다. 척주 인체에서 가장 미묘하고 복잡한 구조 중 하나인 척주는 24개의 척추뼈와 천추(골반뼈), 미추(꼬리뼈)와 그 사이의 여러 인대 및 근육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각각의 척추뼈는 탄력이 좋고 질긴 길고 짧은 여러 인대에 의하여 연결되어 있으며, 모여서 이루워진 공간을 척추강이라 부르고 이 공간 사이로 척수 신경이 지나가고, 또 이곳으로부터 분지된 신경가닥들이 지나가게 됩니다. 이와 같이 척주는 여러개의 근육에 의해서 균형을 잡고 움직이면서 몸의 지지대 역할을 하고, 동시에 외부로부터 가해지는 여러 가지 물리적 하중을 지지하며, 몸 전체로 퍼져 나가는 신경을 보호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허리뼈 (요추) 허리부분을 요추라고 부르며 24개의 척추뼈중에서 5개의 뼈로 구성됩니다. 위로는 가슴 및 등 부분의 뼈와 연결되어 있으며, 아래쪽으로는 골반부의 뼈인 천추로 이어집니다. 요추의 뼈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전반부는 둥글며 체중과 외부로부터의 하중을 잘 받을 수 있도록 생겼는데 추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이 추체와 추체 사이에 디스크가 있습니다. 중간부는 두 개의 기둥과 같은 구조로 되어 있어 인접한 추체와 추체사이의 기둥 사이로 신경가닥이 나와서 다리로 내려가며, 운동과 감각을 담당합니다. 척추의 후방은 지붕처럼 생겨서 아래로 지나가는 신경을 보호하기에 적당하도록 생겼으며 양쪽의 지붕(후궁이라고 합니다)이 중간에서 합쳐지면서 커다란 돌기를 만드는데 이것이 바로 우리가 등 뒤에서 마디마디 만져지는 “등뼈”가 되는 것입니다. 디스크 척추사이에 있는 둥근 섬유조직이 그 유명한 “디스크”입니다. 도우넛과 같이 생겼으며 밖은 매우 질긴 콜라젠이라는 섬유성 조직이 2겹으로 서로 엇갈린 방향으로 나열되어 있어서 외부로의 하중을 효과적으로 흡수하도록 되어있으며 안에는 젤리와 같이 매우 탄력 있는 조직이 있어서 타이어 속에 공기튜브처럼 하중을 분산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디스크는 전체 척주의 길이 중 3분의1 정도의 크기를 가지고 있으며 뚜렷한 혈류의 공급이 없이 살아가는 인체의 가장 큰 조직입니다. 디스크를 추간판(디스크 질환을 ‘추간판탈출증’이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또는 수핵이라고 부르며 수핵내의 젤리같은 조직은 수분을 함유하려는 성질이 강합니다. 디스크는 나이가 들면서 수분의 함량이 점점 줄어들게 되는데 이를 퇴행성변화라고 합니다. 수분의 감소로 인해 수핵 내 조직의 구조가 변화하고 화학 물질이 분비됨으로써 통증을 유발시키는 것입니다. 더불어 ‘화를 내면 몸을 상한다’고 하는 것은 감정의 변화가 이러한 물질의 분비를 촉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척추후방 관절 앞에서 척추의 후방은 지붕처럼 생겨서 아래로 지나가는 신경을 보호하기에 적당하도록 생겼으며 양쪽의 지붕이 중간에서 합쳐진다고 이미 설명하였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추체 후방의 관절돌기가 인접한 척추와 관절을 이루게 되는데 이를 ‘척추 관절 돌기’, 또는 ‘척추 후방 관절’이라고 부릅니다. 이 관절이 없이는 허리가 움직일 수 없으며 몸을 좌우로 돌릴 때 허리의 과도한 운동을 제한시키는 역할도 합니다. 무릎이나 어깨의 관절과 마찬가지로 척추의 관절도 매끄러운 관절면이 있고 관절은 막에 의해 싸여 있는데 관절면에는 여러 종류의 신경이 분포되어 있어서 균형을 잡고 움직이는데 도움이 되지만 염증이나 병이 생기게 되면 통증을 유발 시킵니다. 인접한 척추의 관절면의 모양과 관절면의 기울기는 목뼈, 등뼈와 허리뼈가 각각 달라서 목부분은 앞으로 굽히거나 뒤로 젖히기 쉬운 구조이고 허리부분은 몸을 회전시키고 구부리기 용이한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후방 관절과 인접한 척추뼈의 중간 기둥사이로 신경 가닥이 지나가는데 이것을 신경근이라고 하며, 관절이 퇴행성 변화나 여러 가지 질환으로 변형되고 커지게 되면 아래로 지나가는 신경을 눌러서 방사통이 나타나게 됩니다. 인대 인대는 질긴 섬유조직으로 뼈와 뼈 사이나 뼈와 근육사이에 붙어있습니다. 인대의 위치나 모양에 따라 이름이 붙여지며, 척추뼈를 사이에 두고 척주 전방 및 후방 목부터 골반까지 전반적으로 길게 붙어있는 인대가 전종인대와 후종인대입니다. 요추부의 인대는 디스크가 있는 부위에서 폭이 좁아지므로 디스크 탈출을 조장시키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흔히 등뼈라고 불리며 만져지는 극상돌기 또는 가시돌기부분과 인접한 극상돌기의 사이에도 인대가 있는데, 심한 운동이나 외적인 힘, 갑작스런 몸동작 후에 일부가 파손되거나 출혈이 생길 수 있으며 이때 손상된 부위를 누르면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됩니다. 이외에도 척추강 주변에 여러 작은 인대가 있는데 노화가 진행하면서 인대가 두꺼워지는 현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이는 자연스런 노화현상이며 신체의 대응반응이지만 비후가 심해지면서 척수강을 점점 좁혀올 수가 있습니다. 이렇게 좁혀진 상태는 척추강 협착증의 한 원인이 되며 걸어가면서 대개 양측의 다리가 저려오는 증상으로 나타납니다. 근육 등쪽의 근육과 마찬가지로 척주가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려면 복부의 근육도 매우 중요합니다. 복부근은 두 겹 내지 세 겹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배의 전면과 측면에서 몸을 굽히거나 뒤트는 일에 주로 관여합니다. 장요근 또는 장골 허리근육이라고 불리우는 근육은 요추의 전면부로부터 시작하여 히프관절인 고관절 부위의 바로 아래에 붙어 있는 근육을 말합니다. 등 쪽으로는 여러 줄기의 길고 큰 근육이 허리를 똑바로 세우는 역할을 하며 척추뼈의 돌기 사이에 작은 근육들은 허리의 균형과 섬세한 동작을 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각각의 모든 근육은 근막에 싸여 있는데 근막은 영양분을 공급하거나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가 됩니다. 여러 원인에 의하여 근막이 손상되면 갑작스럽거나 만성적인 통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뛰어 내리거나 충격이 있거나 갑자기 몸을 격하게 움직이거나 장시간 긴장하고 난후에도 손상이 올 수 있습니다. 신경 신경은 뇌로부터 시작하여 연수를 거치고 척수로 이어집니다, 이 척수는 단면이 둥글거나 완두콩 형태로 되어 있으면서 단면의 직경이 불과 1~2cm 에 불과합니다. 이렇게 척수로부터 나온 신경가닥은 팔, 몸통이나 다리로 내려가면서 고유영역의 감각을 담당하고 각각의 근육을 움직이도록 합니다. 예를 들어 요추 4번째와 5번째 척추뼈 사이에서 나온 신경은 요추 4번 신경인데, 이 신경의 기능이 저하되거나 압박을 받게 되면 발등과 엄지 발가락부위의 감각이 둔해지고 엄지발가락을 몸 쪽으로 당기는 힘이 떨어지게 되며, 요추 5번째 신경에 문제가 발생하면 발바닥과 새끼발가락 쪽의 느낌이 둔해지고 발가락을 아래로 굽히는 힘이 저하됩니다. 허리에서 통증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은 디스크의 섬유, 후종인대, 척추 후방관절의 일부분과 뼈의 일부분 및 근육입니다. 따라서 어떠한 종류의 손상이나 질병이든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조직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아픈 것을 모르게 될 것입니다. 척추뼈 자체의 중요한 목적 중에 하나가 척수와 신경을 보호하는 것입니다. 척수는 척추내에 꽉 차 있는 것이 아니라 요추 1번째와 2번째 사이에서 끝이 나고 그 아래쪽에는 척수로부터 나온 신경가닥인 마미馬尾신경총으로 이어집니다. 신경가닥들이 마치 말꼬리처럼 여러가닥으로 흘러내려 있으므로 그런 이름이 붙어졌으며 각각의 신경 가닥은 서로 다른 척추뼈 사이로 척추강을 벗어나면서부터는 이름이 달라져 신경근이라고 불립니다. 흔히 디스크라고 할때는 수핵의 내용물이 신경근을 누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런 척수와 마미신경총과 신경근으로 이행되는 부분은 척수액이라는 물속에 겹막에 싸여서 보호되고 있습니다. 천장관절 요추뼈에서 골반으로 이어지는 뼈를 천골이라고 하며 엉치뼈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천골과 다리의 대퇴골 뼈로 연결 하는 부분을 장골이라고 하고, 양손으로 옆구리를 만져서 느껴지는 뼈가 장골의 일부분입니다. 천골에서 이어지는 꼬리뼈를 미골이라고 합니다. 천골과 장골을 연결시키는 부분이 천장관절이며 매우 많은 작은 인대와 톱니같은 뼈의 모양으로 움직임을 최소화 합니다. 이상으로 각 부위에 따른 해부학적 용어의 대략을 설명해 드렸습니다. 다음 호에서는 부위별 운동역학에 대하여 설명을 드리기로 하겠습니다. 나무마하반야바라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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