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조종사노조의 파업을 경멸하는 이유 (Happysoul)
이 글을 읽고 그에 대한 비판을 하고 싶다면 하시라.. 달게 받겠다.
나는 아시아나항공에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은 일반직 직원이다...
(하지만 나이는 좀 있으니, 반말은 정중히 사양)
입사한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회사의 존재 이유를 명확히 알고, 회사가 있어야
노동자도 있으며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기 이전에 자신의 의무를 먼저 충실히
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진 사람이다.. 그리고 아시아나항공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이번 아시아나 조종사 노조의 파업 사태를 보면서 느낀 점을 가감없이 써 보고자 한다...
거기다가 우리나라 노동운동의 문제점도 살짝 건드려 볼까 한다... 이제부터
내가 조종사노조의 이번 파업을 경멸하는 이유를 몇 가지로 정리해 보고자 한다...
첫째, 그들의 파업은 공생이 아닌 독자생존을 위한 이기적인 것이다..
노동운동이라 함은 사측의 노동자에 대한 비합리적인 경영이나 불법적인 행위를 차단하고자
노동자들이 만든 합법적인 조직인 노조에 의해 펼쳐지는 행위를 말하는 것이라고
나는 알고 있다..
하지만, 이번 파업은 같은 동료노동자들을 죽이고 있는 행위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권리만을 주장하며 그로 인해 다른 직원들이 받게 될 고통에 대해서는
눈꼽만큼도 생각하지 않았다.. 비행기 뜨지 못한다는 얘기를 들은 승객들로부터 심한 항의
(심지어 욕설과 폭력까지)를 듣는 사람은 누구인가.. 조종사인가? 아니다.. 공항 현장에
있는 아무 문제도 없는 한 명의 동료직원이다.. 거기다가 파업에 의한 영업손실로 인해서
구조조정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만일 파업의 여파로 동료들이 직장을 잃게 되었을 때 그들은 같은 동료들을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그들은 자신들이 좀 더 편하게 살자고 동료들의 등에 칼을 꽂고 있다..
둘째, 국민을 우롱하는 말 바꾸기..
그들은 파업초기 그들의 파업명분에 대해서 '충분한 휴식을 통한 안전운항'이라고 목에 핏대
세워가며 말했다... 하지만 얼마전 오마이뉴스(인터넷 8월 2일자)에 "줄 세우는 군 문화·
인사차별이 파업 불렀다"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어떻게 된 노릇인가.. 안전운항은 어디 가고, 인사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그에 따른
회사의 불신감이 축적되어 파업을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가..
그들은 안전운항 운운하면서 안전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주장을 펼침으로 또 한번 국민들을
어이없게 했다.. 그 중 하나가 비행전 음주, 약물 검사 폐지..
그들은 정말 생각이 없는 사람들일까? 어찌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주장할 수 있는가.. 진정 국민을 바보로 아는가?
셋째, 같은 동료에게도 공감을 얻지 못한 그들만의 파티..
그들의 파업의 모습이 파업같아 보이는가? 예전 부산의 항만에서 어느 회사였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엄청난 높이의 크레인에 올라가 자신들의 목숨을 내놓고 몇 십일 동안 금식
하며 그들의 생존을 걸고 투쟁했던 노종자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들을 볼 때는 그들의
애절함과 비장함 그리고 가슴 한 켠의 측은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조종사노조들은.. 신나게 축구를 했다.. 삼겹살 파티를 했다.. 영화관람을 했다..
가족들을 농성장으로 초대해 가족과의 만남을 가졌다.. 그들의 모습에서 자신들의 목숨을
걸고 투쟁하는 모습은 찾아 볼 수 없다.. 무슨 말일까..
지금의 투쟁이 그들의 목숨을 걸 만큼 절실하지 않다는 반증이 아닐까?
그들의 주장이 정말로 자신들의 목숨을 걸만큼 절실한 것인지 그들은 뒤돌아 보아야 한다..
넷째, 진정한 권리를 추구함이 아닌 자신들의 지위를 이용한 파워게임...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이번 단협은 사측과 조종사노조의 첫번째 협상이다...
첫 번째 협상에서 노조는 백가지가 넘는 요구사항을 회사 측에 들이댔다. 백가지가 넘는
요구사항... 아마 500명 정도되는 조종사의 개인적인 요구사항들을 전부 포함시킨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번 단협에서 우위를 점함으로써 앞으로 더 자기들 하고 싶은데로
하겠다'라는 논리가 아닐까. 아마도 자신들의 예상이 빗나가 상당히 당황해하는 조종사들도
많지 않을까 싶다.. 길어야 일주일이면 회사가 백기투항할 줄 알았는데.. 지금 백기 흔들며
하산하자니 그 시덥지 않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아 못 내려오는 사람이 꽤 되지 않을까?
진정한 용기가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들.. 불쌍한 사람들...
다섯째, 보편타당한 사회통념이라는 것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
많은 사람들이 다 알게 되었지만 입사 몇 년 안된 부기장의 연봉이 8천이 넘는단다. 연봉
얘기하면 그들은 거품 물고 달겨든다. 돈이 다가 아니라고, 명절 때 가족과 떨어져 있어야
하고 이착륙할 때 등에서 식은 땀이 흐르며 이착륙 많이 하면 정신이 혼미(?)해 진다고.
일한 만큼 받는거라고.
그렇다. 돈이 다는 아니다. 2천만원에 행복해 하는 사람들도 많다.. 아니 그보다 적은 돈에
행복해 하는 사람도 많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 자신이 만족하지 않는 이상, 자신들의
욕심을 좀 줄이려고 노력은 해 봤는지..
휴일에 가족과 함께 지내지 못한다. 음.. 그럼 다른 직원들은?? 설날연휴 3일 내내 출근
해서 일하는 사람들 아시아나에도 수두룩하다.
이착륙할 때 등에서 식은 땀이 흐르고 정신이 혼미해진다. 어떤 직업이던지 스트레스가
없는 직업은 없다. 그 일의 힘듦과 힘들지 않음의 차이는 마음가짐의 차이다. 일을 즐기면서
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는 실로 엄청나다.
누가 등 떠밀어서 조종사 된 것 아니다.. 자신들이 좋아서 목숨을 내 놓아야하는 직업을
택한 것이다.. 처음 비행에 나설 때의 그 떨림과 가벼운 흥분 그리고 자랑스러움과 기쁨은
이내 사라진 것일까? 파업중인 그들의 말을 듣자니 이제 그들은 마지 못해 마치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나 돼지의 심정으로 비행에 나서나 보다.
그래서 불만이 그렇게나 많은가 보다... 그래서 그렇게 힘든가 보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노동운동에 대해 살짝 건드려보고자 한다..
무엇이 문제인가. 아시아나 조종사노조의 예에서 보았듯이.. 우리나라의 노동운동은 너무나
이기적이다. 오직 자신들의 요구만 관철되기를 바란다.
10인이하 5인 이하의 영세한 사업장들이 대한민국 땅에 얼마나 많은가.. 그들을 위해
민노총 등 노동운동을 하는 단체는 어떤 노력을 하는가. 가진 자들이 더 갖기 위함이 아닌
못 가진 자들을 위해 자신들을 희생할 진정한 노동운동을 할 의향이 없는가? 거대한 노조의
힘으로 취업 장사만 하지 말고, 그 힘으로 취업의 문을 넓혀 자기 들이 갖고 있는 파이를
나눠줄 생각은 조금도 없는가?
진정 묻고 싶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