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120회 산행 도락산(964m) 2021-7
(충청북도 단양군)
2021년 4월 17일(일) 맑음 원성연 단독등산
충북의 단양, 영춘, 청풍, 제천 네 고을을 예로부터 우리나라 내륙지방으로서는 경치가 가장 좋다고 해서 특별히 내사군(內四郡)이라고 불렀다. 조선 후기 지리서인 택리지에는 내사군 중에서도 단양이 제일이라며 아름다운 풍경을 격찬하고 있다. 단양은 인간이 사는 속세가 아니라 신선이 사는 선경(仙境)이라고 기록돼 있을 정도다.
단양팔경의 하나인 상선암과 중선암을 품고 있는 도락산은 빼어난 암골미를 뽐내는 양산(陽山)으로 산림청 지정 100대 명산이다. 주 능선 곳곳에는 노송과 어우러진 기암들로 모자이크된 많은 비경 지대가 산재 돼 있고 산자락에는 거대한 암애와 수많은 바위가 보석처럼 박혀 있다. 도락산은 병풍 같은 바위벽과 푸른 소나무가 조화를 이룬 수려한 산이다. 특히 사방으로 전망이 빼어나 능선 곳곳에서 첩첩 산여울이 흐르는 수많은 산을 볼 수 있는 조망 명산이기도 하다.
도락산(道樂山)의 이름은 조선 시대 대학자 송시열 선생이 이 산의 경관에 반해 깨달음을 얻는 데는 나름의 길이 있어야 하고 거기에는 또한 즐거움도 뒤따라야 한다며 도락산이란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서쪽으로 황장산을 비롯한 웅장한 백두대간산줄기를 조망한다.
도락산의 산줄기는 백두대간의 옥녀봉(1077m)부터 시작된다. 소백산을 지난 백두대간 큰 산줄기는 고도가 낮아지며 촉대봉(1081m)을 지나 저수령으로 가라앉았다가 고도를 높여 옥녀봉을 일으킨다. 옥녀봉서 백두대간을 이탈하여 북쪽으로 가지를 친 도락 지맥 산줄기가 선미봉(1080m)과 수리봉(1019m)을 거쳐 황정산 남봉을 일으킨다. (황정산 정상은 남봉에서 북쪽으로 약 0.5Km 위에 있음) 남봉에서 북서쪽으로 약 2.7Km를 뻗어 들어 올린 산이 도락산이다. 도락산을 빚은 도락 지맥 산줄기는 덕절산(780m)과 두악산(727m)을 일으키고 남은 여맥을 단양천에 가라앉힌다.
7시에 대전에서 출발한다. 증평IC를 빠져나와 34번 차도를 달린다. 군자산 등을 차창으로 보며 진행한 조령산 앞 3번 차도에서 내비게이션이 가리키는 문경 쪽으로 나아간다. 문경읍선 주흘산이 100대 명산답게 날카로운 바위봉우리 산으로 멋지게 조망된다. 차는 여우목고개(610m)에 올라선 다음 내리막길을 가다가 백두대간 고개인 벌재(635m)에 올라선다. 이어서 백두대간의 산 황장산(1077m) 부근을 지난다. 차창으로 보이는 수평선처럼 길게 뻗은 대미산(1115m)과 문수봉(1162m)이 볼만하다. 도락산이 가까워지며 자연미가 넘치는 선암계곡을 오른쪽에 두고 왼쪽은 산 하단의 암반이 신비스러운 차도를 따라 상선암 주차장에 이른다.
기암과 품격 높은 소나무
스트레칭을 한 다음 산행이 시작된다.(9:55) 차도를 따라 5분쯤 올라간 삼거리엔 도락산 3.1Km 제봉 1.7Km, 도락산 3.3Km 채운봉 2.4Km란 푯말이 서 있다. 제봉으로 나아가 도락산 3Km란 푯말에서 산길로 들어선다.(10:03) 완만한 산길로 6분쯤 오르니 산길은 가팔라진다. 도락산 산길은 처음부터 끝까지 경사 급한 길뿐이다. 급경사 길로 3분쯤 올라가 작은 능선에 이른다.(10:12) 여전히 가파른 길로 3분쯤 더 오르니 데크 계단이 나타난다. 뒤돌아보니 나무 사이로 선암계곡이 내려다보인다.
바위 위에 시설된 데크 계단과 거친 산길로 올라서니 많은 산객이 휴식하고 있다.(10:24) 이어 험한 바윗길과 데크 계단 길로 산에 올라가니 또다시 바윗길이 나온다. 위압적인 바윗길로 하나의 봉우리에 올라서니 제봉(818m)과 채운봉(864m)이 조망되고 정상 2.2Km란 푯말이 반긴다.(10:41) 이제 잠시 완만해진 길로 바위와 소나무가 조화를 이루는 그림 속 같은 길을 진행한다.
곧이어 잠시 내려서다가 완만한 오르막길이 돼 능선 왼쪽 사면 길로 진행하니 다시 급경사 오르막길이 나타난다. 나무가 박힌 길과 데크 계단으로 올라가 능선에 닿아 급경사 데크 계단과 험준한 바위지대를 통과하여 나지막한 봉우리에 올라서니 정상 1.5Km란 푯말이 서 있다.(11:12) 계속하여 조금 내려가다가 오르막길로 제봉에 올라선다.(11:15) 숨을 고르며 5분쯤 쉬어가기로 한다.
제봉을 뒤로하고(11:20) 완만한 능선 길로 5분쯤 내려서니 산길은 오르막길로 바뀐다. 곧이어 나무 계단이 나타나며 급경사 오르막길이 된다. 계단 길이 끝나자 불꽃처럼 솟구친 기묘한 암릉 길이 나온다. 바위에 세워진 안전시설에 의지해 조심스럽게 올라간다. 좌우로 펼쳐진 아름다운 풍광을 즐기며 산마루 직전에 나온 데크 계단 길을 서서히 올라가 전망 좋은 915 바위봉우리를 밟는다.(11:45)
바위틈에 자라고 있는 운치 있는 노송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전망을 하니 소백산 연화봉이 훤하고 눈앞의 채운봉은 날카로운 창끝 같다. 도저히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 잠시 멈추고 행복한 산행의 무아지경에 푹 빠져본다.
915봉을 뒤로하고(11:50) 산 능선이 갈리는 도락산 삼거리로 내려선다.(11:55) 도락산 0.6Km란 푯말이 정상까지의 거리를 알려준다. 정상을 향해 잠시 완만하게 오르던 산길이 급경사 데크 계단이 돼 산줄기가 갈리는 신선봉에 올라선다.(12:03)
신선봉서 북쪽으로 뻗은 도락 지맥 산줄기는 덕절산 등으로 뻗어 나간다. 이 능선은 현재 폐쇄돼 있어 답사할 수가 없다. 거대한 암반에 멋진 노송들이 자라는 신선봉은 도락산 최고의 전망대다. 정상을 밟고 다시 돌아오기 때문에 쉬지 않고 발걸음을 재촉한다.
곧이어 도락산을 가장 빠르게 올라올 수 있는 내궁기 삼거리에 이른다. 도락산 0.3Km, 내궁기 1.4Km란 푯말이 서 있다. 이어 능선을 연결해주는 구름다리가 나온다. 정상에 올라가는 길은 코가 땅에 닿을 듯한 된비알 길이지만 거침없이 올라가 정상을 밟는다.(12:15)
정상은 나무에 가려 전망이 터지지 않는다. 사진 인증샷 역할을 하는 곳이 정상이었다. 처음으로 물을 마시고 10분 정도 휴식을 한 다음 올라온 길을 역으로 신선봉으로 돌아와(12:37) 식사를 한 다음 사방으로 보이는 산들을 천천히 자세히 살펴본다.
신선봉의 조망(1000m가 넘는 하설산, 메두막봉, 문수봉등이 하늘금을 이룬다)
먼저 북동쪽으로 소백산 연화봉을 비롯한 소백산 줄기가 눈길을 사로잡고 단양군의 크고 작은 산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북으로는 덕절산과 그 뒤로 100대 명산 금수산이 조망된다. 서쪽은 채운봉이 코 앞이고 용두산이 가깝다. 용두산 너머로는 문수봉과 매두막봉 능선이 하늘 금을 이룬다. 남으로는 백두대간의 산 황장산이 웅장하게 조망된다. 황장산 오른쪽으로는 대미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산줄기가 파도처럼 일렁이고 있어 장관이다.
우리 국토의 아름다운 모습에 취해 힘과 감동을 얻고 한동안 환상의 조망을 즐긴 다음(13:18) 도락산 삼거리로 내려선다.(13:26) 삼거리서 신선봉을 급경사 길로 8분이 소요돼 올라갔는데 신선봉에서 삼거리로 내려온 시간도 똑같이 8분이다. 위험하므로 조심스럽게 진행한 까닭이다. 삼거리엔 채운봉 0.3Km, 주차장 2.9Km란 푯말이 서 있다.
날카로운 채운봉과 무명봉
이제 뾰족하게 솟은 채운봉으로 뻗은 산길로 진행한다. 급경사 내리막길로 7분쯤 내려선 다음 내린 만큼 올라간다. 이따금 정상 쪽을 돌아보니 거대한 암반으로 덮인 신선봉의 자태가 보기 좋다. 급경사 데크 계단과 험한 바윗길로 채운봉에 올라선다.(13:40) 나무에 둘러싸여 전망은 막힌 상태다.
채운봉에서 급경사 내리막길을 조심스럽게 내려선 안부에서(13:51) 아주 험한 바윗길로 또 하나의 봉우리에 올라선다.(14:03) 채운봉을 7분을 내려갔다가 7분을 올라가 밟았고 이 봉우리는 11분을 내려갔다가 12분을 올라가 도착한 것이 신기하다. 여하튼 유순한 길이 아닌 급경사의 암릉을 오르고 내리는 코스라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
무명봉에서 데크 계단을 타고 급경사 내리막길을 조심스럽게 9분쯤 내려서니 산길은 완만해진다.(14:12) 잠시 완만한 산길이 다시 급경사로 바뀌지만 위험하지 않아 다행이다. 시야가 트이는 곳에서 도락산을 바라보니 제봉부터 915봉까지 산자락에 많은 바위가 박혀 있어 늠름하고 헌걸찬 모습이다. 산 아래는 거대한 네모바위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네모바위로 내려서니(14:30) 많은 산객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보문산의 아들바위처럼 길을 가다 그대로 멈춘 형상이라 선바위라고 작명한다. 선바위는 엄청나게 커 나를 압도한다. 조금 내려서다가 뒤돌아 선바위를 보니 뾰족한 형상으로 보인다.
급경사 산길은 계속된다.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 위 구름다리를 건너자 주차장 0.7Km란 푯말이 반기며 이제야 유순한 길이 나온다.(14:48) 도락산 산길은 처음부터 끝까지 급경사 오르막길뿐이었다. 초보 산객은 반드시 전문 산꾼과의 동행이 필수인 산이다. 이제 느긋하게 산에서 내려서니 차도가 나타난다.
차도를 따라 잰걸음으로 조금 더 진행하니 처음 올라갔던 삼거리가 나온다.(14:55) 이어 평온하고 흡족한 마음으로 5분을 더 내려가 즐거운 산행을 마친다.(15:00) 만보계를 보며 오늘 걸음걸이를 보니 33514보를 걸었다.
등산은 전신 운동이라 몸이 건강해진다. 또 산의 아름다운 풍광에 환희심이 일어나 마음도 건강해진다. 산행이야말로 진정한 휴식이고 자연과 교감하는 삶의 소중한 활동이라고 확신한다.
☺ 산행거리 7.7Km, 5시간 5분 소요(61분 휴식 포함) 평균속력 1.67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