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중루의 광릉숲 걷기, (2) 봉선사
운악산 봉선사
남양주시 진접읍 부평리에 있는 봉선사(奉先寺)는 광릉과 함께 한북정맥 주엽산에서 분기한 운악산(雲嶽山) 자락
에 있는 천년 고찰이다. 969년(고려 광종 때) 탄문(坦文) 스님이 창건하고 운악사(雲嶽寺)라 하였으나 1469년(조
선 예종1) 세조의 비(妃)인 정희왕후(貞喜王后) 윤씨(尹氏. 1418~1483)가 세조를 추모하여 다시 중창한 후 봉선사
라 했다 전한다.
봉선사 일주문을 지나 경내로 들어가면 느티나무 한 그루가 절 앞에서 넉넉한 품으로 맞아준다. 수령 500여 년의
봉선사 느티나무다. 500년 봉선사의 전설을 지켜봐온 유명한 나무다. 그리고 그 발치에는 대소인원개하마(大小人
員皆下馬)라는 하마비(下馬碑)가 서 있다. 여느 사찰에서는 볼 수 없는 석비다. 예로부터 대인이든 소인이든 봉선
사를 찾는 사람들은 누구나 이 곳에서는 발길을 멈추고(말에서 내려) 절을 향해 경의를 표하라는 비석이다. 봉선
사의 위상을 엿보게 한다. 그리고 그 옆에는 또 가슴 높이의 당간지주(幢竿支柱)가 또 눈길을 끈다. 보통의 당간
지주는 흔히 두 개의 돌을 깍아 마주 세우는 데 반해, 이 곳 봉선사의 것은 하나의 큰 통바위를 깍아(한 면은 붙어
있음)서 만들어 세워져 있다.
설법전(說法殿)과 붙어 있는 솟을대문을 지나 대웅전을 찾는다. 한글로 쓴 큰법당이라는 현판이 눈길을 끈다. 누
구나 읽을 수 있는 한글 현판이라 오히려 친근감이 더해진다. 봉선사는 유달리 낯 선 풍경들이 많다. 앞에서 언급
한 것 외에도 경내의 공원에는 자연석으로 세운 승과평 터(僧科圓址)라는 커다란 석비(石碑)가 있다. 옛 승과원
(僧科圓)이 있던 자리다. 살펴보니 봉선사는 1551년에 교종(敎宗)의 수사찰(首寺刹)로 지정되었었고, 당시 전국
의 승려들이 이 곳에서 승과고시를 보았다 한다. 봉선사의 옛 아우라를 느껴보게 한다.
분수가 솟는 봉선사 원지(園池)는 온통 흙탕물이다. 지난 밤에 호우가 내린 탓이다. 바로 옆 연지(蓮池)를 찾으니
그쳤던 비가 마침 또 내리기 시작한다. 우산과 연잎에 내려 튀는 빗물 소리가 소란스런 가운데서도 오히려 잔잔한
리듬의 음악되어 들리고, 붉고 흰 연꽃잎들은 방울방울 빗방울 머금고 함초롬히 고개 숙인다. 가수 조용필은 오래
전 이 곳에서 세인들 몰레 결혼식을 올렸었다. 그래서 더 알려진 봉선사, 비 내리는 봉선사의 우중 풍경이 살갑다.



▼ 봉선사 500년 느티나무

▼ 하마비


▼ 설법당 아랫마당의 봉선사 당간지주



▼ 봉선사 음수대


▼ 봉선사 큰법당


▼ 채운관


▼ 승과평 터

▼ 봉선사 원지

▼ 봉선사 연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