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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21세기스피치웅변아카데미 원문보기 글쓴이: 유달산(이영근)
조남두 시인 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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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2 월간 <직업여성>에 <찔레꽃 얘기> 첫 발표 |
1953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졸업 |
1956 <경향신문>에 <별곡> 발표 |
1957 한국자유문학자협회 회원 |
1959 국제펜클럽한국본부 회원 |
1961 한국문인협회 창립회원 |
1961~64 한국배우전문학원 출강(영화개론,TV 극작법) |
1962~ KBSTV 개국이후 TV 드라마 50여편 방영 |
1963 청동문학회 회장 |
1968 제 37차 세계작가회의 한국대표 |
1970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
1972 한국문인협회 감사, 한국현대시인협회 창립이사 |
1977 충북문학인협회 회장 |
1990 제 12차 세계시인대회 지도위원 |
1995 동양일보 논설위원, 월간 <문예사조> 편집위원 |
1995 두금문화재단 이사장 |
1998~00 한국현대시인협회 중앙위원장, 지도위원 |
1998~01 국제펜클럽한국본부 이사, 자문위원 |
1984 충북문화예술상 수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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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목포항
김선우
돌아가야 할 때가 있다
막배 떠난 항구의 스산함 때문이 아니라
대기실에 쪼그려 앉은 노파의 복숭아 때문에
짓무르고 다친것들이 안쓰러워
애써 빛깔 좋은 과육을 고르다가
내 몸속의 상처 덧날 때가 있다
먼곳을 돌아온 열매여
보이는 상처만 상처가 아니어서
아직 푸른 생애의 안뜰 이토록 비릿한가
손가락을 더듬어 심장을 찾는다
가끔씩 검불처럼 떨어지는 살비늘
고동소리 들렸던가, 사랑했던가
가슴팎에 수십 개 바늘을 꽂고도
상처가 상처인줄 모르는 제웅처럼
피 한 방울 후련하게 흘려보지 못하고
휘적휘적 가고 또 오는 목포항
아무도 사랑하지 못해 아프기보다는
열렬히 사랑하다 버림받기를
떠나간 막배가 내 몸속으로 들어온다
김선우 시인 약력
1970년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나 강원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했다.
1996년「창작과비평」겨울호에 '대관령 옛길' 등
10편의 시를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2001년 제9회 대산문화재단 문학인창작지원금을 받았으며
2003년에는 두 번째 시집 출간 직후 일년 남짓 지구별을 한 바퀴 돌아왔다.
2004년 제49회 현대문학상을 수상했다. '피어라, 석유!'
2006년 제20회 소월시문학상 우수상 수상 ‘돌에게는 귀가 많아’
2006년 제6회 노작문학상 우수상 수상 '대천바다 물 밀리듯 큰물이야
거꾸로 타는 은행나무야' 외 4편
2007년 제4회 육사 시문학상 신인상 수상.
2007년 제9회 천상병시상(詩賞) 수상자로 선정. '내 몸 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
2008년 한국여성문예원 '2008 올해의 작가'에 선정됨.
현재 '시힘' 동인. '실천문학' 편집위원.
-시집
<내 혀가 입 속에 갇혀 있길 거부한다면. 창비. 2000>
<도화 아래 잠들다. 창비. 2003>
<내 몸 속에 잠든이 누구신가. 문학과 지성사. 2007>
8. 진달래
하재숙
붉고, 붉고, 붉은,
흐들갑스레 비꽃 떨어지면
속울음 와라락 토할 것 같은 어쩜, 초경의 계집아이 같은
뺨이 한층 부푼
꽃무덤들
곁눈질을 치며 또 한 계절 소담스레 먹어치울 듯
한껏 꽃불로 덤벼들 것 같은
정맥의 살갗보다 더 푸르게
눈시울 방울방울 적시는 당신 같은
곁붙이 등선도 젓가슴 봉긋이 내밀게 하는,
어득한 난맥 같은, 심장 같은,
결핍증 같은, 이승을 불살라버리는
꽃등선
구글구글 토해내는
붉고, 붉고, 또 붉은,
비꽃에도 절절이 저려오는,
하재숙 시인 약력
서울 출생
한울문학 시 부문 등단
문학동인 시농 회원
전국시낭송가협회 회원
동인지 :하늘빛 풍경
시농엔솔러지1 나날의 이삭들
시농엔솔러지2 함께 견디는 풀들
9. 별을 캐는 아이
황금찬
밤마다 어머니가 오시어
허공에 사랑의 사닥다리를 세우신다.
그 사닥다리를 밟고 나는 별 밭으로 간다.
우리들의 하늘에는 한 개의 별도 없고
어둠만이 있었다.
별나라 가서 몇 개의 별을 따다가
별이 없는 우리 하늘에 옮겨 심으리라.
비로소 별이 없던 우리 하늘에도
별이 빛나게 되리라.
그 날을 위해 나는 이 밤 위해
나는 이 밤에도 별 밭으로 간다.
황금찬 시인 소개
강원도 속초 출생
1953년 [문예]와 [현대문학]으로 문단 데뷔
1993년 시마을출판 대표
1981년 추계예술교 강사
수상 - 1996년 대한민국 문학부문 문화예술상
1992년 문화의 달 보관문화훈장
월탄문학상 수상
한국기독교문화상 수상
서울시문화상 수상
대한민국문화상 수상
대한민국문학보관훈장 수상
대표작 - 음악이 열리는 나무,
조가비 속에서 자라는 나무들, 등 36권
산문집 - [행복과 불행 사이] [들국화]
[나는 어느 호수의 어족인가]등 22권
10. 어머니
정한모
어머니는
눈물로
진주를 만드신다.
그 동그란 광택(光澤)의 씨를
아들들의 가슴에
심어 주신다.
씨앗은
아들들의 가슴속에서
벅찬 자랑,
젖어드는 그리움,
때로는 저린 아픔으로 자라나
드디어 눈이 부신
진주가 된다.
태양이 된다.
검은 손이여,
암흑이 광명을 몰아치듯이
눈부신 태양을
빛을 잃은 진주로,
진주로 다시 쓰린 눈물로,
눈물을 아예 맹물로 만들려는
검은 손이여 사라져라.
어머니는
오늘도
어둠 속에서
조용히
눈물로
진주를 만드신다
정한모 시인 약력
정한모(鄭漢模, 1923년 ~ 1991년)
충남 부여에서 출생하였으며, 호는 일모(一茅). 서울대학교 교수
문예진흥원장, 노태우 정부 시절에 문공부 장관 등을 지냈다.
1945년 동인지 《백맥》에 〈귀향시편〉을 발표하면서 시작 활동을 했으며,
《시탑》과 《주막》 동인으로 활동, 시집으로 《카오스의 사족》,
《여백을 위한 서정》,《아가의 방》,《새벽》,《아가의 방 별사(別詞)》,
《원점에 서서》 《현대시론》,《한국 현대시 문학사》《한국 현대시의 정수》
아버지의 마음
김현승
바쁜 사람들도
굳센 사람들도
바람과 같던 사람들도
집으로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어린것들을 위하여
난로에 불을 피우고
그네에 못을 박는 아버지가 된다
저녁 바람에 문을 닫고
낙엽을 줍는 아버지가 된다
세상이 시끄러우면
줄에 앉은 참새의 마음으로
아버지는 어린것들의 앞날을 생각한다
어린것들은 아버지의 나라다 - 아버지의 동포다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은 보이지 않는다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항상
보이지 않는 눈물이 절반이다
아버지는 가장 외로운 사람이다
아버지는 비록 영웅이될수도 있지만
폭탄을 만드는 사람도
감옥을 지키는 사람도
술가게의 문을 닫는 사람도
집에 들어오면 아버지가 된다
아버지의 때는 항상 씻김을 받는다
어린것들이 간직한 그 깨끗한 피로
김현승 시인 약력
김현승(金顯承, 1913년~1975년)
호는 다형(茶兄)이다. 평양에서 태어나, 일곱 살 때부터 광주에서 자랐다.
숭실전문학교를 졸업했다. 1934년 무렵부터 시작을 계속하다가
해방 직전부터 침묵을 지켰고, 6·25전쟁 직후부터 다시 시작 활동을 전개하였다.
숭일중학교 교감, 조선대·숭전대 교수, 한국 문인협회 부이사장을 역임하였다.
감각적 언어망을 통한 참신한 서정으로 생의 예지를 추구한 시를 썼다.
제1회 전남문화상을 수상했다.
작품집 《김현승 시초》, 시로는 〈견고한 고독〉
〈옹호자의 노래〉, 〈절대 고독〉, 〈눈물〉 등이 있다
家庭(가정)
박목월(朴木月)
地上(지상)에는
아홉 켤레의 신발.
아니, 玄關(현관)에는, 아니, 들깐에는
아니, 어느 詩人(시인)의 家庭(가정)에는
알電燈(전등)이 켜질 무렵을
文數(문수)가 다른 아홉 켤레의 신발을.
내 신발은
十九文半(십구문반).
눈과 얼음의 길을 걸어,
그들 옆에 벗으면
六文半(육문반)의 코가 납작한
귀염둥아 귀염둥아.
우리 막내둥아,
미소하는
내 얼굴을 보아라.
얼음과 눈으로 壁(벽)을 짜올린
여기는
地上(지상).
憐憫(연민)한 삶의 길이어.
내 신발은 十九文半(십구문반).
아랫목에 모인
아홉 마리의 강아지야.
강아지 같은 것들아.
屈辱(굴욕)과 굶주림과 추운 길을 걸어
내가 왔다.
아버지가 왔다.
아니, 十九文半(십구문반)의 신발이 왔다,
아니, 地上(지상)에는
아버지라는 어설픈 것이
存在(존재)한다.
미소하는
내 얼굴을 보아라.
박목월 시인 약력
1916. 1. 16 경북 경주~1978. 3. 24 서울.
본명은 영종(泳鍾).
한국시단에서 김소월과 김영랑을 잇는 시인으로, 향토적 서정을
민요가락에 담담하고 소박하게 담아냈다.
1946년경부터 계성중학교·이화여자고등학교 교사로 근무했고,
이어 서울대학교·연세대학교·홍익대학교에서 강의했다.
1962년 한양대학교 교수로 취임해 1976년 문리대학 학장을 지냈다.
수필집으로는 《구름의 서정(1956)》 《토요일의 밤하늘(1958)》 등이 있다.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
- (나는 광주 산곡에 헤매다가 문득
혼자 죽어 넘어진 국군을 만났다.)
모윤숙(毛允淑)
산 옆 외따른 골짜기에
혼자 누워 있는 국군을 본다.
아무 말, 아무 움직임 없이
하늘을 향해 눈을 감은 국군을 본다.
누른 유니폼 햇빛에 반짝이는 어깨의 표시
그대는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소위였고나.
가슴에선 아직도 더운 피가 뿜어 나온다.
장미 냄새보다 더 짙은 피의 향기여!
엎드려 그 젊은 주검을 통곡하며
나는 듣노라! 그대가 주고간 마지막 말을
나는 죽었노라. 스물다섯 젊은 나이에
대한민국의 아들로 나는 숨을 마치었노라.
질식하는 구름과 바람이 미쳐 날뛰는 조국의 산맥을 지키다가
드디어 드디어 나는 숨지었노라.
내 손에는 범치 못할 총자루. 내 머리엔 깨지지 않을 철모가 씌워져
원수와 싸우기에 한번도 비겁하지 않았노라.
그보다도 내 핏속엔 더 강한 대한의 혼이 소리쳐
나는 달리었노라. 山(산)과 골짜기, 무덤 위와 가시숲을
이순신같이, 나폴레온같이, 시저같이,
조국의 위험을 막기 위해 밤낮으로 앞으로 앞으로 진격! 진격!
원수를 밀어가며 싸웠노라.
나는 더 가고 싶었노라. 저 원수의 하늘까지
밀어서 밀어서 폭풍우같이 모스코바 크레믈린탑까지
밀어가고 싶었노라.
내게는 어머니, 아버지 귀여운 등생들도 있노라.
어여삐 사랑하는 少女(소녀)도 있었노라.
내 청춘은 봉오리지어 가까운 내 사람들과 함께
이땅에 피어 살고 싶었었나니
아름다운 저 하늘에 무수히 나르는 내 나라의 새들과 함께
나는 자라고 노래하고 싶었어라.
나는 그래서 더 용감히 싸웠노라. 그러다가 죽었노라.
아무도 나의 주검을 아는 이는 없으리라.
그러나 나의 조국, 나의 사랑이여!
숨 지어 넘어진 내 얼굴의 땀방울을
지나가는 미풍이 이처럼 다정하게 씻어주고
저 하늘의 푸른 별들이 밤새 내 외롬을 위안해주지 않는가?
나는 조국의 군복을 입은 채
골짜기 풀 숲에 유쾌히 쉬노라.
이제 나는 잠시 피곤한 몸을 쉬이고
저 하늘에 나르는 바람을 마시게 되었노라.
나는 자랑스런 내 어머니 조국을 위해 싸웠고
내 조국을 위해 또한 영광스리 숨 지었노니
여기 내몸 누운 곳 이름 모를 골짜기에
밤 이슬 나리는 풀숲에 나는 아무도 모르게 우는
나이팅게일의 영원한 짝이 되었노라.
바람이여! 저 이름 모를 새들이여!
그대들이 지나는 어느 길 위에서나
고생하는 내 나라의 동포를 만나거든
부디 일러다오 나를 위해 울지 말고 조국을 위해 울어달라고
저 가볍게 날으는 봄나라 새여
혹시 네가 날으는 어느 창가에서
내 사랑하는 少女(소녀)를 만나거든
나를 그리워 울지 말고 거룩한 조국을 위해
울어달라 일러다고.
조국이여! 동포여! 내 사랑하는 少女(소녀)여!
나는 그대들의 행복을 위해 간다.
내가 못이룬 소원, 물리치지 못한 원수,
나를 위해 내 청춘을 위해 물리쳐 다오.
물러감은 비겁하다. 항복보다 노예보다 비겁하다.
둘러싼 군사가 다아 물러가도 대한민국 국군아! 너만은
이 땅에서 싸워야 이긴다. 이 땅에서 죽어야 산다.
한번 버린 조국은 다시 오지 않으리라. 다시 오지 않으리라.
보라! 폭풍이 온다. 대한민국이여!
이리와 사자떼가 江(강)과 山(산)을 넘는다.
내 사랑하는 兄(형)과 아우는 서백리아 먼 길에 유랑을 떠난다.
운명이라 이 슬픔을 모른 체하려는가?
아니다. 운명이 아니다. 아니 운명이라도 좋다.
우리는 운명보다는 강하다. 강하다.
이 원수의 운명을 파괴하라. 내 친구여!
그 억센 팔 다리. 그 붉은 단군의 피와 혼,
싸울 곳에 주저말고 죽을 곳에 죽어서
숨지려는 조국의 생명을 불러 일으켜라.
조국을 위해선 이 몸 이 숨길 무덤도 내 시체를 담을
작은 관도 사양하노라.
오래지 않아 거친 바람이 내 몸을 쓸어가고
저 땅의 벌레들이 내 몸을 즐겨 뜯어가도
나는 즐거이 이들과 함께 벗이 되어
행복해질 조국을 기다리며
이 골짜기 내 나라 땅에 한줌 흙이 되기 소원이노라.
산 옆 외따른 골짜기에
혼자 누운 국군을 본다.
아무 말, 아무 움직임 없이
하늘을 향해 눈을 감은 국군을 본다.
누른 유니폼 햇빛에 반짝이는 어깨의 표식
그대는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소위였고나.
가슴에선 아직 더운 피가 뿜어나온다.
장미 냄새보다 더 짙은 피의 향기여!
엎드려 그 젊은 주검을 통곡하며
나는 듣노라. 그대가 주고간 마지막 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