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요즘 주말날씨가 좀 수상한데 이번 주말도 추워진다고 하죠?
윤> 원래 우리나라 겨울날씨가 삼한사온이라고 하쟎아요.
요즘 제법 삼한사온이 잘 유지되긴 하는 듯한데 그게 추운삼일이 주말에 걸리는 것이 좀 아쉽긴 합니다.
언제 우리가 춥다고 여행을 안 간 것도 아니고 여행은 추운 날은 추운 날 되로 또 가볼만한 곳이 있고, 추운 날 맛있는 음식이 또 있고 단지 돈하고 시간이 문제지 이래저래 노는 건 날씨하고 무관한 듯합니다.
오늘은 경제적이며 실속있는 여행지 영주로 한 번 가보겠습니다
MC> 영주도 상당히 가까운 곳이죠? 그곳에서 만나는 맛집은 또 어디인가요?
윤> 영주의 대표적인 먹거리하면 단연 순흥면의 묵밥입니다.
멸치를 넣고 구수하고 깔끔하게 끓여낸 따뜻한 국물에 채 썬 묵을 넣고 종종 썬 잘 익은 김치와 김가루를 얹고 참기름 몇 방울 넣어 내놓습니다.
지난주 예천의 태평탕을 소개 해 드렸습니다만, 이 곳 영주에서도 만날 수 있는 음식이지만, 순흥의 메뉴는 메밀묵밥 한 가지밖에 없습니다.
묻지도 않고 사람 수에 맞춰 내주는 묵밥은 회색빛 묵 위에 고추와 파 다진 것, 고춧가루와 참깨가 섞인 고명, 참기름을 얹어 공기밥과 메밀묵국이 함께 나오는 전통묵밥으로 조를 섞은 잡곡밥도 함께 나온 조밥을 넣어 말아먹으면 부드럽게 씹히는 묵과 고소한 냄새가 꽤 잘 어울리는 구수한 맛이 그만입니다.
그리고 1982년 조그마한 분식집에서 시작해 이제는 풍기의 명물이 되어 프랜차이즈까지 낸 찹쌀도너츠 전문점이 있습니다.
영주가시면 다들 한 통씩 사가지고 오신다는 수제 찹쌀도너츠 위에 생강, 인삼, 초코, 허브 등을 가미해 팔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다진 생강의 칼칼한 맛이 찹쌀의 식감과 어우러지는 생강도너츠가 대표 메뉴입니다.
MC> 산골의 작은 도너츠가 외국도너츠에 도전장을 던졌다고 해서 꽤나 유명해진 그 집이죠!
윤> 맞습니다.
그리고 영주에는 우리나라 전통떡 가운데 발효과정을 거치는 유일한 떡 기지떡이 있습니다.
쌀가루 곱게 반죽하여 시루에 삼베 깔고 조심스럽게 백설의 정원 위로 맨드라미 꽃잎 수놓아 호두랑 밤으로 장식하여 그림을 수놓은 기지떡은 서리꽃처럼 희고 아름답다는 뜻으로 예부터 상화떡· 상화병(霜花餠)이라고도 하였고 양반떡이라고도 불릴 정도로 기품과 쓰임새를 으뜸으로 꼽았습니다.
지역에 따라 증편, 기주떡, 술떡, 벙거지떡 등 다양하게 불리는 이 떡은 멥쌀가루를 막걸리에 반죽해서 부풀어 오르면 대추, 잣, 호박씨, 깨 등을 고명으로 얹어 쪄 낸 이 떡은 술로 빚어 여름철에도 쉬지 않아 오래 두고 먹을 수 있었습니다. 칼로리가 낮고 속을 든든하게 해줘 여성들의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적당하다.
떡 하면 단순한 계절떡, 의례 떡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이와 달리 기지떡은 건강을 생각하면서도 여름철 오랜 시간 저장이 가능한 조상들의 지혜가 고스란히 스며든 떡으로 품격이 다릅니다.
MC> 영주대표 맛도 알아봤고 자~ 그럼 본격적으로 영주의 실속있는 맛집도 소개 해 주시죠?
윤> 제가 소개 해 드리는 이 집은 외관만 보면 ‘설마 저 집이 맛집이야!’ 라고 한 번쯤 고개를 갸우뚱 거릴텐데요.
허름한 외관에 제대로 된 간판도 없고 검은색 전기테이프로 유리창에 대충 식당이름 새겨둔 것이 전부인데, 30년 넘게 이 자리에서 6남매 다 키워내었으니 영주사람이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합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한쪽 벽에 연탄 수북이 재어져 있고, 한켠에는 추억의 연탄난로위에 누룽지가 보글보글 끓고 있는 너저분한 영락없는 시골식당입니다.
대포집에서나 어울리는 원형 테이블 중앙에 연탄불 피우고 반찬이라고는 통마늘 고추장에 버무리고 무청김치와 김장김치에 고기를 싸 먹을 수 있는 쌈과 새우젓이 전부입니다.
이렇게 허름한 식당에 꾸역꾸역 손님이 모여들게 하는 메뉴는 돼지불고기인데, 주문을 하면 주방에서 고춧가루와 마늘 듬북 넣어 후라이팬에 1차로 볶아서 내주면, 연탄불에 석쇠 올리고 다시 구워서 먹습니다.
이 집의 이 돼지불고기가 1인분에 5천원인데 그것도 그날그날 장봐온 것에 따라 불고기를 볶을 때 오징어가 들어가기도 하고 다른 생선이 들어가기도 하는데 무엇이 들어가느냐에 따라 매일 가격도 달라집니다.
이 양념 잘 베인 석쇠불고기를 배추쌈에 싸고 신 김치 한 조각 올려 쌈 싸서 드시면 고소하면서도 짭조름한 맛이 쌈과 어우러져 기가 막힙니다.
그기에 할머니가 직접 담궜다는 심심한 된장찌개에 밥 말아서 불고기가 먹는 맛도 추억담긴 맛이고, 맛있다는 말을 연발하며 추가 주문을 시키면 인심 후하신 할머니가 덤으로 더 얹어주는 그 량이 넉넉해 기분 좋게 먹고 df 수 있는 그런 집입니다.
이 집의 겨울 별미는 양미리구이인데 꾸들하게 살짝 말린 양미리를 연탄불에 구워 기름소금에 찍어 돼지불고기와 쌈 싸 먹으면 생선과 어울리는 돼지고기의 특별함에 놀라고, 양미리 뱃속에 가득한 알이 씹히는 고소함에 또 한 번 놀랍니다.
역시 마무리는 누룽지탕에 김치 한 조각 올려 호호~ 불며 먹는 것인데 돼지고기 기름으로 느끼해진 입맛을 싹 가시게 해 줍니다.
석화식당 054-634-2895
MC> 양미리와 구워먹는 돼지불고기 정말 맛있을 것 같은데요. 또 다른 맛집은요?
윤> 영주의 실속맛집 두 번째는 한정식입니다.
골목 안에 가정집에 그냥 간판 달고 장사를 하고 있으니 이 집도 찾아가기가 만만치 않은 집입니다.
하지만 단골손님들은 잘 찾아오는 집이고, 이 집을 찾는 대부분의 손님들이 주문하는 메뉴는 1인분에 만원하는 바로 쌈정식입니다.
쌈이야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법인데 겨울철인데도 양배추 치커리 겨자잎 미나리 등 시골식당에서 10가지가 넘는 야채를 준비한 것만 봐도 단골이 줄을 서는 이유를 짐작하게 합니다.
그런데 만원짜리 한정식이 반찬이 얼마나 나올까 하시겠지만 기본적으로 20여 가지는 됩니다.
버섯무침. 풋고추조림. 옥파숙회. 골짠지. 두부찌짐. 소고기장조림 같은 토속적이며 우리 집에서 흔히 해 먹는 반찬에 생선 한토막 굽고 된장자작하게 끓여서 내고, 경북북부지역에서 잔치 상에 빠지지 않는 문어숙회까지 곁들이니 정말 진수성찬입니다.
밥은 갓 지은 돌솥밥으로 나오는데 콩과 호박씨가 들어있어 씹을수록 고소하며, 고기가 아닌 반찬으로 싸먹는 쌈밥이 아주 담백해서 거부감 없이 드실 수 있는 그런 가정집 밥상 같은 한정식입니다.
옛산골한식당 054-635-2248
MC> 영주에서 맛있게 먹었고 겨울철 영주여행은 어디가 좋을까요?
윤> 영주는 중앙선· 태백선· 영동선이 만나는 철도여행의 중심지입니다.
그래서 겨울풍경과 낙동강의 아름다운 설경을 테마로 한 '환상선 눈꽃열차'는 서울역을 출발, 제천역과 태백시 추전역과 봉화군 승부역을 거쳐 풍기역에서 머물렀다 서울로 되돌아가는 낭만만점의 겨울 여행상품으로 우리는 늘 가까이 있기에 그 소중함을 모르고 살지만 서울 관광객들의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부석사와 소수서원, 무섬마을 등 수려한 자연경관과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경북 영주는 중부내륙권의 대표적인 겨울여행 추천지역으로, 소백산 자락 길과 최고의 화제를 모으며 인기리에 종영된 MBC '해를 품은 달’은 첫 방송부터 종영 방송분까지 촬영이 이뤄진 선비 촌은 2년 연속 '한국 관광의 별'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때 묻지 않은 자연의 감성과 아름다운 자연 풍경, 그리고 우리 조상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영주는 겨울철 '힐링 여행코스’로 주목 받고 있습니다.
MC> 찾아가는 길?
윤>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풍기 나들목을 나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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