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세스의 책을 읽고 있습니다.
The Nature of Personal Reality.
아직도 이 책이 한글로는 번역이 안되었군요.
오늘 읽은 제 11장 초반 부분에서 이 귀절이 눈에 들어옵니다.
대부분
갖고 있는 개인적인 믿음의 특성이
어떤 시점에 갖게 되는 감정의 종류를
불러일으킨다.
일어난 어떤 사건에 의해
공격적이거나 행복한 느낌, 실망스럽거나 단호한 느낌이 들 수 있는데
이것은 그 사건들과 관련해서
자신에 대한 스스로의 믿음과
자신이 누구이고,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에 따른 것이다.
스스로가 가진 믿음을 알지 않는한
우리는 자신이 느끼는 감정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어떤 사건, 상황에 대해 갖게 되는 감정은
획일적인 것이 아니다?
개개인이 갖고 있는
믿음과 이해가
느끼는 감정의 종류를 결정한다?
......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알고는 있었지요.
똑같은 상황에서도 사람마다 반응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극단적인 예는
욕을 듣고도
웃을 수도 있고
화를 낼 수 있다는 겁니다.
그 욕한 사람이
아주 친한 친구이고
그 친구가 나에게 깊은 우정과 신뢰를 표현하고 있음을 알 때
웃을 수 있고
그렇지 않을 때
내려보고 무시하는 생각에서 나온 욕일 때는
화를 낸다.
일반적으로 그렇지요.
그런데 갑자기 한 기도문이 떠오릅니다.
작자미상의 이런 기도.
<겸손의 기도>
이런 것들에서 나를 구원하여 주소서.
사랑을 받으려는 욕망에서
칭찬을 받으려는 욕망에서
높임을 받으려는 욕망에서
찬양을 받으려는 욕망에서
다른 이보다 우선권을 가지려는 욕망에서
상담의 대상이 되려 하는 욕망에서
인정을 받으려는 욕망에서
부끄러움을 당할까 봐 두려워하는 공포에서
경멸을 당할까 봐 두려워하는 공포에서
잊어버린 바 될까 봐 두려워하는 공포에서
조소 당할까 봐 두려워하는 공포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을까 봐 두려워하는 공포에서
의심을 사게 될까 봐 두려워하는 공포에서
나를 구원해 주소서.
이 기도시는 계속 이어집니다.
그런데 아무튼 처음 이 기도문을 읽었을 때
정
말
이상한 느낌을 가졌네요.
이 사람이
정상인가???
거꾸로 기도하고 있지 않는가?
보통 사람인 우리는 갖고 싶어 안달인 것들
우리의 욕망의 대상을
놓을 수 있기 위해 기도하고 있고
우리는 피하고 싶어 안달인 것들
두려워하는 공포의 대상을
기꺼이 받아들이고자 하는 모습이니 말입니다.
도대체
이런 사람이 느끼는 감정은
어떤 것일꼬?
정말로
이런 기도를
진심으로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 애매하고 억울한 욕을 들어도
분노하는 마음을 갖지 않을 것같이 보이는구나.
그런데...이런 사람은
스스로를 누구로, 무엇으로 생각하고 있기에
이런 기도를 하는 것일까?
글쎄요, 예전에는 이런 기도가
참으로 겸손한, 아름다운 사람의 기도라고 생각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그리 간단하지 않군요.
스스로를 무가치하다고 생각하고
무엇인가를 가질만한 소중한 사람이 못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가?
아무튼 이런 기도를 날마다 진심으로 해대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과
그 느끼는 감정들이 다를 것같아 보입니다.
누구는 기쁘고 행복해서 웃음을 터뜨릴 때도
그렇지 않을 것이고
누구는 마음 상하고 화까지 날 때도
그렇지 않을 것이고.
그러니
맞네요.
갖고 있는
믿음이
생각이
느끼는 감정의 종류를 달리하게 만드는 것이.
하지만 이런 극단적인 예만 있는 것이 아니지요.
자신감이 풍부한 사람은 다른 사람들의 비난에 민감하지 않지요.
그냥 웃어버리든가
농담으로 대꾸하던가
무시하고 자기 할 일을 하는데
자신감이 부족한 사람은?
똑같은 상황에서
훨씬 쉽게
낙심하거나
화를 낸다는 겁니다.
그런 경험을 오래 오래 간직하며 되씹구요.
뭔가를 아주 잘 아는 사람, 뭔가에 경험이 많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더 편안한 느낌으로 뭔가를 다뤄나가고
어떤 지역의 지리에 밝은 사람은 그 지역에서 편안하게 움직일 수 있고
어떤 기계, 기술에 익숙한 사람은 그것을 사용하는 일에 편안한 느낌을 갖겠지요.
지극히 단순한 예를 생각해봅니다.
똑같은 경찰차 사이렌 소리를 듣고, 번쩍거리는 불빛을 볼 때
범행현장에서 그 범행을 저지르고 있는 범죄자가 갖는 느낌과
범행의 희생자가 되어있는 사람이 갖는 느낌은
천지차이이리라는 것.
그러니 맞네요.
어떤 사건과 상황이
사람마다 똑같은 감정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경험과 이해가
각자의 사람됨과 처지가
감정을 달리 만든다는 것이.
그러니 우리가 어떤 순간에 느끼는 감정을
절대시할 것이 아니네요.
예외없이 어느 경우이든
다른 감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말입니다.
다른 이해를 함으로
다른 생각을 함으로
다른 믿음을 가짐으로.
그래서 똑같은 성장과정을 경험했어도
되는 사람의 종류와
하는 일들이 달라지는 것이겠구나...
제가 번역한 부분의 원문을 올려둡니다.
The nature of your personal beliefs in a large measure directs the kinds of emotions you will have at any given time.
You will feel aggressive, happy, despairing, or determined acording to events that happen to you, your beliefs about yourself in relation to them, and your ideas of who and what your are.
You will not understand your emothions unless you know your belief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