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처음에 하모니카를 배워보려고 다음과 네이버를 한 1년 정도 검색하고 여러 까페에 회원가입해서 정보를 모아 봤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하모니카가 세 종류나 있다는 것, 그리고 그들은 하모니카란 이름만 비슷했지 배우는 방식이나 접근성에 커다란 차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잘 모르는 것 같았습니다.
그냥 어쩌다 우연히 내가 접하게 된 어떤 하모니카가 마치 전부인 것 처럼 배워 보려고 혼자서 애쓰다가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 것을 알게됐습니다. 그런 분들에게 과연 어떤 하모니카로 시작하는게 가장 단기간에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낼 수 있을까? 생각해보다가 이런 결론을 내렸고 바로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하모니카를 배워보고 싶다면 “일단, 트레몰로 하모니카로 시작하시는 것이 가장 쉽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하모니카는 크게 세 종류가 있는데 트레몰로, 크로매틱, 다이아토닉 하모니카가 있습니다. 그중에서 트레몰로 하모니카가 일반 대중, 특히 음악적 소양이 없으신 분들이 접근하기에 가장 쉽습니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첫째로, 쉽게 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그저 입에 물고 불거나 마시면 소리가 납니다. 다른 하모니카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소리를 내는 것만해도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둘째로, 초보자도 풍성한 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트레몰로 하모니카를 복음(음이 두 개인) 하모니카라고 하는데, 위 아래 두 칸에서 소리가 나기 때문입니다. 다만, 윗칸과 아랫칸이 약간 진동수가 다르게 조율돼있어 연주시 이 둘이 서로 공명하면서 풍부한 소리를 내줍니다. 다른 하모니카는 단음입니다. 따라서 소리를 내는데 많은 노력과 힘이 들어가고 소리가 상대적으로 빈약하게 들립니다.
셋째로, 가장 대중적이고 정보가 많아 배우기 쉽습니다. 인터넷 포털 “다음”에서 검색창에 “트레몰로 하모니카”나, “복음 하모니카”를 검색하면 많은 까페들이 있어서 배우는데 필요한 정보나 악보 따위를 얻기가 쉽고, 또 오프라인 강습소가 많아서 배우기 쉽습니다. 하지만 다른 하모니카들은 배우기도 쉽지 않고, 교재나 강사도 그리 많지 않습니다. 독학으로 배우기가 쉽지 않습니다.
넷째로, 화려한 연주 기법들이 다양합니다. 물론, 이런 연주기법들은 적어도 3-6개월의 훈련이 필요하지만 아래와 같은 다양한 주법들을 배우시면 별다른 반주가 없어도 하모니카 독주만으로 다채로운 연주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다른 하모니카들은 주로 멜로디만 연주하기 때문에 별도로 반주기나 녹음된 반주(MR) 파일이 필요하게 됩니다.
-베이스 넣기: 멜로디를 연주하면서 동시에 스스로 쿵짝 쿵짝 반주를 넣을 수 있습니다.
-화음 연주: 멜로디만 연주하는 게 아니라 3홀 5홀 8홀 화음을 동시에 연주해서 화려하게 꾸밀 수 있습니다. 또한 분산화음이라고 해서 한 음에 대해서 어울리는 358 화음을 순차적으로 연주해서 멜로디를 화려하게 꾸밀 수 있습니다.
-그외, 글리산도, 트릴, 비브라토 등 다양한 연주기법이 있습니다.
다섯째로, 가격이 저렴합니다. 대략 트레몰로 하모니카 한 개당 6만원 정도 하는데, 구조가 단순하기 때문에 쌉니다. 크로매틱 하모니카는 한 구멍에서 여러 소리(들숨, 날숨, 반음)를 내야 하기 때문에 구조가 복잡하고 따라서 가격이 비쌉니다. 개당 20만원 선입니다.
결론적으로, 가장 짧은 기간의 연습으로 왠만큼 연주가 가능한 하모니카로는 단연, 트레몰로 하모니카라는 결론이 나옵니다.
제 경우, 중국산 “톰보 밴드 21 A키” 하모니카를 사서 대략 2주 정도 중음계를 중심으로 13개 음정의 위치를 외우고 나니까, 대부분의 동요와 트로트 가요 등을 악보만 보면서 그 자리에서 초견으로 연주가 가능했습니다. 제가 연주 가능했던 곡목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에델바이스, 과꽃, 망향(사랑하는 나의 고향을..), 클레멘타인, 인생의 황혼(은발), 아침이슬, 등대지기..등등
몇 주 만에 음계를 익힌 제가 악보를 보면서 귀에 익은 노래들을 연주를 하는데.. 집사람이 감탄하면서.. 이러더군요.. ”와아..당신 하모니카 달인이네..!!” 트레몰로의 매력은 바로 이 점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2주만 음계 연습하시면, 얼마든지 악보를 보면서 초견에 연주가 가능하다”고 저는 주장합니다. 실제로 제가 그랬습니다..^^
보통 악기를 배울 때 처음으로 악보를 받아들고 얼마나 연습해야 악보를 보면서 왠만큼 연주가 가능한가?를 접근성에 대한 기준으로 삼는다면, 트레몰로는 2주 정도만 음계 연습을 하시면 바로 악보를 보면서 연주가 가능합니다. 다른 하모니카로는 이게 단연코 불가능하고요.. 3개월, 6개월 가량 음계만 외우고 있다는 하소연이 크로매틱, 다이아토닉 온라인 까페에 많이 올라옵니다. 그만큼 배우기가 어렵다는 것이지요..^^
그렇다고, 트레몰로 하모니카가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단점에 대해서 말씀드리자면, 트레몰로는 반음이 없습니다. 따라서 연주하려는 악보에 #(샵, 반음 올림)이나 b(플랫, 반음 내림)같은 임시표나 조표가 붙어있으면 하모니카 한 개로는 연주가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트레몰로는 반음 키 하모니카를 따로 구입해서 2층으로 쌓아 놓고 연주하거나 C장조가 아닌 곡은 조옮김해서 C장조로 바꿔야 합니다. .
하지만, 처음 6개월간은 반음이 있는 곡은 다루지 않고, 조옮김은 제가 하지 않아도 이미 선배님들이 다 해놨습니다..^^ 안심하셔도 됩니다. 반음이 아예 없는 곡이 매우 많고 트레몰로 하모니카 까페에 가입해서 정회원으로 등업되면 누구나 악보 게시판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만약에 C 장조곡에 반음이 있다면, C/C# 키 두 개를 이층으로 쌓아놓고 불어야 하는데, 위 아래로 이동하는 것이 초보자에게는 부담스럽고 연주가 매끄럽지 못합니다. 물론, 고수가 되시면 연습으로 극복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다른 두 하모니카는 반음이 있어서 하모니카 하나로 반음까지 연주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A장조(#3개)나 Bb장조의(b3개) 곡을 연주하게 되는 경우, 트레몰로는 A 키와 A# 키로 된 하모니카를 사서 A 장조로 조바꿈된 악보(숫자보)를 보고 C장조 연주하듯이 연주하면 되기 때문에 각 조별 스케일(음계)을 외울 필요가 아예 없습니다..^^ 그냥 13자리 음계만 외우시면 왠만한 노래는 대개 이 범위 안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음악 이론이나 스케일 등을 전혀 몰라도 노래에만 집중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각 조별 스케일을 외울 필요가 없다는 점이 트레몰로 하모니카의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습니다..
참고로 #이나 b이 붙은 조표의 갯수는 12개 정도입니다. 피아노를 비롯한 거의 모든 악기의 전문 연주자들은 조별 스케일 공부를 거의 매일 연습해야 음악적 감각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하네요..ㅠ.ㅠ 프로로 뛸 것도 아닌데.. 그렇게까지 악기를 연습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사실.. 이 점 때문에 저는 트레몰로 하모니카를 선택했고.. 지금 생각해도 너무 잘 한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상입니다..
첫댓글 고맙습니다!!!
트레몰로가 제일 쉽군요. 감사합니다.
초보자들의 지표가되는 내용입니다.
트레몰로가 제일 배우기 쉽습니다. 1개월 불면 동요나 포크송 가능하고 3개월이면 까페에 공유된 숫자보를 보면서 쉬운 가요를 연주할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카페지기님이 이해하기 쉽고도 자세하게 설명하시니 배우기가 너무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잘 보았습니다
저도 용기가 납니다
그런데 처음 시작하려면 어떤 키 하모니카를 구입해야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