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자연의 해후
계절이 오고 가는 것처럼
자연의 이치는 참으로 경이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해가 시작되는 달은 1월이지만
봄기운이 솟아나는 3월이면
또 한 번 새로움에 몸과 마음을 치장한다.
돌담 사이에서 겨우내 생명을 잉태했던 노란 풀잎들이
새싹을 드러내는 모습에서 생명의 신비함을
느끼는 순간이다.
저절로 새로운 의욕이 솟아오른다.
그것은 봄이 계절의 맨 앞자리에 서서
여름과 가을과 겨울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하기때문이다.
그러므로 3월은 자연과 사람이
다시 태어나 약동의 기지개를 켜는 지점 이다.
자연이 푸른 잎을 되찾아 가기 시작할 때
사람들은 순환의 진리 앞에 자연과 인간이 순응하며
하나가 되나보다.
겨우내 영하의 눈보라에 묻혀 있던 풀들과 나무들은
사실 숨죽이고 있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삶을 영위하기 위해 인고의 시간을 인내하며
새 봄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을 뿐입니다.
그리하여 지금 우리 앞에 그 질긴 인동초 같은
3월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새로움 앞에 경건한 마을을 갖지 않을 수 있을까.
자연이 봄을 맞아 푸르름을 찾아 가는데
인간이 새롭게 정신를 추스르지 않을 수 있을까.
이런 점에서 자연과 인간은
일체로서 살아가는 존재인가 보다.
서로 손을 내밀어 악수한 존재인가보다.
자연과 인간 두 대상이 악수를 나눌 때
그 손에서는 서로의 체온이 느껴지고,
문득 따뜻한 기운이 감도는 것을 느낄 것이다.
그 기운은 겨울 찬바람을 밀어 내는 훈풍인것이다.
세상은 사람과 자연이 동거한 곳임을 알려주는
뒤섞임의 기운인것이다.
이제 3월이다.
푸르름이 다시 솟고,
훈풍이 푸르름을 쓰다듬으며
강을 건너고 영嶺을 넘어 간다.
그 3월 속으로 철이른 옷차림의 무리들이
서서히 걸어 들어가고 있다.
새로움을 보기 위해서이다.
그렇게 걸어 들어가는
발 밑의 대지의 흙은 부드럽고,
눈 위의 하늘은 그지없이 맑고 푸르르다.
아!
인간과 대지의 뜨거운 포옹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