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아트홀 중극장블랙에서 현기영 원작, 이순재 예술감독, 김봉건 극본/연출의 <순이 삼촌>을 보고
공연명 순이 삼촌
공연단체 컴퍼니 다
작가 현기영
극본/연출 김봉건
공연기간 2013년6월6일~30일
공연장소 충무아트홀 중극장블랙
관람일시 6월22일15시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에서 현기영 원작, 이순재 예술감독, 김봉건 극본/연출의 <순이 삼촌>을 관람했다.
<순이 삼촌>은 현기영(玄基榮 1941~)이 1978년 <창작과 비평>에 발표한 중편소설이다. 1949년 1월 16일 북제주군 조천면 북촌리에서 벌어진 양민학살을 모델로 삼고 있다. 제주도 출신의 작가 현기영은 그 학살현장에서 극적으로 살아난 <순이 삼촌>을 통해, 4·3사건의 참혹상과 그 후유증을 고발함과 동시에 30여 년 동안이나 묻혀 있던 사건의 진실을 문학을 통해 공론화시켰다.
<순이 삼촌>은 4·3사건을 민중적 시각에서 조명해, 역사적 사실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최초로 문학의 영역에서 논의함으로써, 문학사적·역사적 의의가 큰 1970년대의 대표적인 문제소설로 꼽힌다. 제4공화국 시절에 이 소설을 발표한 작가는 고문과 금서조치를 당하는 등 개인적으로 큰 고초를 겪었지만, 이 작품을 계기로 4·3사건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전개되고, 문학을 비롯해 미술·연극계 등 문화계 전반에 걸쳐 큰 영향을 끼쳤다.
내용은 제주도를 떠나 서울에서 지내던 우철은 할아버지의 제사에 참석하기 위해 여러 해 만에 고향인 제주를 방문한다. 거기서 우철은 먼 일가뻘이지만, 한때 자신의 서울 집에 와서 식모살이를 하던<순이 삼촌>이 죽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녀의 일생을 떠올린다. <순이 삼촌>이 우철의 아내와 말다툼을 하고 제주로 돌아가게 된 일에서부터, 제주에서의 좌우의 대립이 극에 달했던 시절, 국군에 의해 학교운동장에 소집된, <순이 삼촌>의 아이를 비롯한 마을사람들이, 적색분자라는 이유로 무참하게 참살 당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되고, <순이 삼촌>은 그로인한 충격으로 평생 경찰 기피증이 생기는가 하면, 현실에 적응하거나 견뎌내지 못한 채 결국 극약을 먹고 자살을 할 수밖에 없었던 비극적인 줄거리를 연극으로 만들었다.
무대는 배경 막 가까이 계단 다섯 개 높이의 단을 마련하고, 무대 좌우에도 계단 세 개 높이의 단을 마련해 장면변화나 장소변화에 적절히 사용된다.
의상도 출연자 전원이 감으로 물을 드린, 황토색 바지저고리를 입거나, 군복을 착용하고, 주인공 부부만 평상복이나 정장을 착용한다.
연극은 도입에 출연자들이 모두 등장해 객석을 향해 큰 절을 하듯 몸을 숙이는데서 시작된다. 주인공이 제주를 방문하면서 일가친척과 어른을 찾게 되고, 그들과의 대화를 통해 가슴 아픈 과거사가 한 장면 한 장면 재현된다.
서북청년단의 한 사람이 마을처녀에게 구혼을 하게 되는 장면을 시작으로, 1949년 제주에서 벌어진 타지에서 들어온 서북청년단과 도민들의 갈등이 소개가 되고, 이념문제로 국군의 제주양민 대량학살사건이 발발하고, 그 과정과 장면 하나하나가 무대 위에 펼쳐진다, <순이 삼촌>이 겪었지만, 입 밖으로 내지 못하고 가슴 속에 묻어두려 했던 끔찍한 사연이 극에 재현된다.
대단원에서 가슴 아픈 역사적 현장을 뒤로하고 우철 부부가 서울을 향하는 장면에서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양희경, 김영미, 백성현, 김대흥, 이태훈, 류태호, 조정민, 한은비, 황인희, 김지현, 김수지, 서지승, 조승연, 윤재웅, 한승현. 김동인, 허인범, 임석주, 강지연, 이포근, 오현철, 김현중, 정구민, 김정한, 박주안, 차지혜 등 출연자 전원의 호연과 앙상블이 극의 수준을 상승시킨다.
예술감독 이순재, 드라마트루크 송현옥, 움직임 오주원, 프로듀서 임종훈, 기획 김연정, 기술감독 정진철, 무대감독 이준호, 무대디자인 이은규, 조명디자인 한원균, 암향감독 김성욱, 작곡 김현섭, 타악·소리 전준영, 타악 김예화, 대금 백다솜, 해금 윤혜지, 의상 갈옷촌, 분장 정경자, 종연출 김성수, 진행 김경업 등 스텝 모두의 기량이 하나가 되어, 극단 컴퍼니 다의 현기영 작, 김봉근 극본·연출의 <순이 삼촌>을 문제작이자 기억에 길이 남을 연극으로 탄생시켰다.
6월22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