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 4기 문화재청 블로그 기자단 류누리입니다 어느새 2012년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요! 한해의 마무리 잘하고 계신가요? 지난달 저는 천연기념물을 소개하는 기사를 썼었는데요. 이번에는 천연기념물의 하나인 '황새'(천연기념물 제199호)에 관한 행사에 다녀왔습니다. '황새의 선물 탄생기념-한반도 황새야생복귀에 관한 협약식' 입니다.
이 친구들이 황새입니다. 황새는 원래 우리나라 각지에서 흔하게 번식하는 텃새였지만, 1971년 4월 1일 충청북도 음성군 생극면에서 야생에서 살던 마지막 수컷 황새가 사냥꾼이 쏜 총에 맞아 죽으면서 이 땅에 야생 황새는 사라지고 맙니다. 그 후 홀로 남은 암컷 '과부황새'가 서울대공원으로 옮겨지지만 1994년 죽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자주 볼 수 있던 황새가 멸종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이유는 농촌 생태계가 피폐해진 가운데 농약 오염으로 인해 황새가 농약에 중독되거나, 사냥꾼에 의해 밀렵 당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인간의 이기심에 의해 황새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고 합니다.
ⓒ 한국황새복원센터
그런 황새를 복원하려는 노력이 있었습니다. 한국교원대학교 황새복원센터는 1990년 말부터 우리나라에서 멸종된 황새의 복원을 시도했습니다. 그리고 1996년 중국 및 러시아에서 우리나라 황새와 같은 DNA를 가진 새끼 황새를 데려와, 현재는 127마리로 증식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2014년 4월 4일을 기점으로 황새를 한반도 자연에 복귀하려는 계획을 세웠는데요. 문화재청은 그동안 황새가 살아갈 땅을 충남 예산군으로 선정해 황새마을을 만들어 왔습니다. 그리고 그 성과를 담고, 앞으로의 노력을 이야기하는 한반도 황새야생복귀에 관한 협약식이 2012년 11월 15일, 한국교원대학교, 충청남도, 예산군, 문화재청이 함께 모인 가운데 열렸습니다. 먼저 협약식에 앞서 '한반도 기후변화에 따른 황새서식지 변화와 환경창조형 생태농업 구현'에 관한 학술포럼이 열렸습니다.
박시룡 교수님의 '황새 야생복귀 후 황새들의 한반도 서식전략' 조삼래 교수님의 '겨울철 황새들의 한반도 이동 현황과 겨울서식지 이용패턴' 정민철 박사님의 '우리나라 생태농업실태와 황새서식 가능한 농업 활성화 방안 모색' 김수경 박사님의 '생태농업 인증제 도입과 농산물 유통 전략'
이 네 가지 주제로 이루어진 학술포럼에서는 하나의 이야기에 대해 말합니다. 바로 '인간과 황새가 더불어 사는 것'입니다. 황새가 자연으로 돌아가 무사히 적응하기 위해서는 황새가 살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다시는 황새가 농약에 중독되지 않고 먹을 것을 구하는 것에도 어려움을 겪지 말아야 하지요. 그리하여 황새마을은 논 150ha를 황새생태농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대신 생물들이 살 수 있는 비오톱과 어도를 설치하여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새로운 농촌문화를 만드는 것이지요. 또한 이런 농촌문화가 아이들의 환경교육에도, 마을의 친환경 관광사업에도 도움이 될 거라 기대합니다.
학술포럼이 끝나자 본격적으로 협약식이 열렸습니다. 협약식에서는 한반도 황새야생복귀를 공식적으로 선포했습니다. 이 선언을 통해 2014년 황새 30쌍이 자연으로 돌아갑니다.
<한반도 황새야생복귀 선언문>
황새야생복귀선포는 18년이란 세월동안 우리에만 갇혀 있는 127마리 황새들에게 꼭 자연으로 돌려보내겠다는 약속입니다. 그 날이 2014년 4월 4일입니다. 4월 4일은 의미가 있는 날입니다. 우리나라 마지막 수컷 황새가 총에 맞아 사라진 날이 바로 1971년 4월 4일이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황새 한마리가 사라진 것은 몰지각한 사냥꾼의 총에 맞아 없어졌지만, 그보다 더 많은 우리나라 텃새 황새를 멸종 위기에 내몰았던 이유는 생태계파괴에 있었다는 사실은 우리는 뒤늦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황새가 살았던 한반도의 생태계는 풍부한 생물다양성을 갖춘 풍성한 자연이었습니다. 그러나 농약을 사용하고, 개발과 산업화로 그 풍요로운 자연은 사라졌습니다. 황새야생복귀선포는 그런 풍요로운 자연을 되살리자는 우리 모두의 노력이자 다짐이기도 합니다. 2014년 4월 4일까지 시간이 그리 많이 남은 것은 아닙니다. 그 첫발걸음을 이미 충남 예산군 광시면 대리에서 내딛었습니다. 그곳은 황새를 위해 농약을 쓰지 않은 마을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농경지에 생물들이 다시 살아날 수 있도록 지역주민과 예산군, 황새복원 연구자들은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노력의 결실로 첫 수확이 이루어졌습니다. 황새가 우리에게 가져다 준 첫 선물인 것입니다. 자연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베풉니다. 그 자연을 소중하게 여긴다면 반드시 보답을 한다는 교훈을 얻습니다. 이 노력이 광시면에서만 있어서는 황새가 살아갈 수 없습니다. 충남 예산군 광시면 외에도 예산군 전체 그리고 먼 훗날에는 한반도 전 자연이 회복되는 날이 오길 간절히 바랍니다. 오늘 이 한반도 황새야생복귀선포는 훼손된 우리들의 자연 생태계를 회복시키고, 또 파괴된 생태계를 복원시키는 첫 다짐의 장이 될 것입니다.
선포합니다! "2014년 4월 4일 이후부터는 황새를 꼭 자연에서 다시 만나게 되길" 그리고 그 날이 올 수 있길 여기 모인 우리모두가 한 마음으로 성원하여 주실 것을 간곡히 당부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한반도 황새야생복귀 선포 후에는 한국교원대학교 김주성 총장님과 충청남도 최승우 예산군수님의 인사말이 이어졌습니다. 한국교원대학교는 교원을 양성하는 학교이기 때문에 처음 황새복원센터를 건립할 때 학교 내의 반발 등 어려움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래도 황새복원연구센터 박시룡 소장님의 노력과 집념, 많은 교수님의 도움 덕분에 황새복원이 성공하였다고 합니다. 또한 예산군에서도 한국교원대의 '황새마을'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이고 함께 조성하는 데 힘을 썼다고 하니 한 단체뿐 아니라, 모두가 함께했기에 황새의 자연복귀 노력이 더욱 빛나는 것 같습니다.
<MOU 체결 중인 한국교원대학교 김주성 총장과 충청남도 최승우 예산군수>
교원대-예산군 MOU(업무협약) 체결식도 있었습니다. 이 MOU를 통해 교원대와 예산군은 황새의 야생복귀, 인공증식, 개체군 관리를 통해 한반도의 황새복원을 위하기로 합의하였습니다. 2014년 교원대학교는 황새마을에 황새 30쌍(60마리)를 맡기고, 예산군에서는 이 황새를 국민에게 공개합니다. 그뿐 아니라 양쪽은 황새복원사업을 위해 재원확보, 재원투자, 인재육성, 인적자원교류에 힘쓴다고 합니다. 황새의 유전적 다양성, 황새 서식지, 생태교육 및 생태농업의 실현, 방사 후 개체군 관리, 생태관광문화 활성화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합니다.
이 행사에서는 아주 특별한 '나눔'이 있었는데요.
바로 '황새의 선물' 증정입니다. 황새의 춤은 황새복원의 발걸음인 유기농 농법을 사용한 첫 수확물입니다. 그 수확물을 협약식에 참가한 모든 사람에게 나누어 주면서 황새복원에 대한 기쁨도 함께 나누었습니다.
저 역시 황새의 춤을 받아 집으로 돌아왔는데요. 덕분에 황새복원의 기쁨이 두 배가 되어 행복해지더라고요! 밥맛이 아주 기대됩니다!
얼핏 보면 황새가 살기 위해 주민이 불편해 보이기도 하는데요. '농약을 사용하면 생산량도 늘고 유기농보다는 편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였습니다. 그런데 저의 예상과 달리 황새를 복원하려는 데 주민들 역시 노력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한 마을분 은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황새가 없어졌던 과거를 생각해, 황새와 공생할 수 있어야 한다. 황새는 좋은 일을 불러오는 새인 만큼 우리에게도 좋은 일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농사는 황새와 더불어 살기 위한 수단일 뿐 황새가 가장 중요한 것이며 황새가 살 수 있는 마을은 사람도 살기 좋다."
마을 분의 말씀대로 우리는 황새는 우리의 욕심과 환경파괴 때문에 사라졌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황새는 예산군 황새마을만으로는 자연에서 잘 적응할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요. 예산군, 충청남도 나아가 한반도 전체가 황새가 살 수 있을 정도의 자연환경을 가져야 합니다. 그러니 우리 모두의 동참이 필요합니다. 여러분은 황새의 복귀에 동참하실 준비 하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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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문화재청 공식 블로그 원문보기 글쓴이: 문화재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