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를 사는 지금, 2022년 7월까지 정착하며 살아가고 있다.
처음엔 도망으로 넘어온 제주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곳으로 넘어온 나는
모든 상황을 극복하고, 오히려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어쩌면 이 도망이 운명인 거겠지.
나와 맞는 주파수를 가진 제주.
나는 현재 이곳에서 미래를 그리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제주에 특별한 오름이 하나 있다. 오름 중 유일하게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남은 '거문오름'이 그곳이다. 오늘 이 오름을 소개하는 이유는 어쩌면 조금 뜻깊은 일이 있기 때문이다. 다녀온 지 얼마 안 되어 바로 글을 올리려 했지만, 오늘을 위해 참았다. 오늘 이 오름을 소개할 이유와 누군가에겐 불친절하게 느껴지는 이 오름이지만 배려와 배려가 모여 만들어진 규칙까지 다 이야기해 보려 한다.
거문오름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조천읍 선교로 569-36 / 거문오름은 매주 화요일 휴무이다
2005년 1월 6일 천연기념물 제444호로 지정된 거문오름은 높이 717m로 숲이 우거져 검게 보여 거문오름이라고 한다. 제주도 한라산 기슭에 이루어진 기생화산 중 하나로, 신생대 제3기와 제4기에 걸쳐 생성되었다. 오름이 생성될 당시 흘러나온 용암류가 경사지형을 따라 흘러내리면서 생긴 용암동굴이 주변에 산재해있다. 그중 뱅뒤굴, 만장굴, 당처물동굴은 그 규모와 동굴 생성물 등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깔때기처럼 움푹 들어가 있는 분화구에는 낙엽수림이 많이 자라고 있으며, 화구호에는 1년 내내 물이 고여있다.
학술적, 자연유산적 가치가 매우 높은 오름으로 제주특별자치도가 관리한다.
거문오름을 가기 위해 '꼭' 알아야 하는 것
거문오름은 '무조건' 예약을 해야 갈 수 있는 오름으로 탐방은 오전 9시부터 1시까지만 가능하고, 3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478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에서 출발하는 거문오름. 하루 총 450명만이 입장이 가능하다.
예약을 하지 않고 간다면, 거문오름은 입구에서 오르지 못하고 돌아오게 되니 꼭 전 날까진 예약을 하자.
또, 탐방 예약은 전화와 인터넷으로 가능하고 탐방 희망 전 달 1일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선착순으로 이루어지며, 당일 예약은 불가능 하다.
불편함을 감수해야하는 거문오름
- 사전예약자는 꼭 탐방안내소에서 출입증을 받고 '해설사 안내'에 따라 탐방해야 한다.
- 무단으로 출입하거나, 출입증 없이 탐방 시에는 퇴장 조치 및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처벌된다
- 앞트임 샌들(여름에 특히 조심), 키높이 운동화 착용 시에는 탐방이 금지된다.
- 겨울철에 어그부츠 착용시 탐방이 제한될 수 있다.
- 양산, 우산 사용은 금지된다. (비 오는 날도 우산 사용이 안 되니 우의를 준비하자)
- 음식물 반입은 금지된다.
- 음주자는 탐방이 금지된다.
- 애완동물 입장은 금지된다.
- 탐방 중 화장실을 이용할 수 없으니, 탐방 전에 화장실을 이용해야 한다.
딱, 5일만 공개되는 제주 거문오름 신비의 숲 '용암길'
오늘 거문 오름 포스팅을 하는 이유는 이것 때문이다. 1년에 딱 한 번 유일하게 열리는 거문오름내 신비의 숲 '용암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제주도 세계자연유산본부는 오는 28일부터 8월 1일까지 5일간 '세계자연유산 거문오름 국제트레킹'을 개최한다 26일 밝혔다. 트레킹 대회 기간에는 거문오름 내에서도 평소 개방되지 않는 제4구간, 용암길을 공개한다. 용암길은 거문오름 탐방코스 중 하나로, 국제트레킹 기간에만 한시적으로 공개된다. 용암길은 거문오름에서 용암이 흘렀던 길을 말하는데, 대부분 숲지대인, 제주에만 유일하게 존재한 '곶자왈'로 이뤄졌다. 암반 위에 나무와 덩굴, 양치식물이 뒤섞인 곶자왈 특유 원시림을 고스란히 볼 수 있는 기회이다.
총 6km의 신비의 숲. 단 5일 7월 28일부터 8월 1일까지만 개방이 되고, 예약 없이 입장이 가능하니 꼭 방문하는 마음에 글을 써본다.
거문오름 여행기
처음 내가 거문오름을 만났을 땐, 솔직히 짜증뿐이었다. 아무 정보 없이 찾은 내 잘못이지만, 사전예약 없이 방문해 입구에서 입장을 거절당했다. 그때는 큰맘 먹고 차도 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했는데, 이런 상황이 닥치니 알아보지 않은 나 자신에게도 짜증이 났지만, 철두철미하게 관리되는 거문오름도 얄미웠다. 하지만, 다시 찾았을 땐, 나의 무지함에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9시부터 시작된 여정 탐방 안내소에서 명찰을 받은 뒤 입구에서 기다리는 해설사를 따라 오름을 누볐다. 해설사의 말은 이렇게 시작됐다. "안 되는 게 많아서, 불편하시고 힘드셨죠. 죄송합니다. 하지만, 저희는 숲에 초대를 받은 것이기 때문에 배려가 필요합니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숲에게 최대한 피해를 안 주며 여행하는 방법이니 너그러이 양해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그 뒤에 이어지는 거문오름의 이야기에 나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몇 년의 노력을 거쳐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되기 위한 노력과 그 환경을 후대들에게 물려주고자, 또 지키고자 하는 마음이 모여 지금의 거문오름이 탄생했고, 그렇기에 안 되는 게 많을 수밖에 없었다. 자연에게 상처를 덜 주고자 노력하는 곳. 그게 거문오름이었던 것이다.
거문오름의 여정은 해설사와 함께 2코스인 분화구 코스를 걸으며 수직동굴에서 마무리됐다. 곶자왈 숲을 지나 용암길을 천천히 따라 걸었던 거문오름. 정상에선 선흘리 마을 전경이 보이고 분화구는 지질학적 가치가 있음을 몸소 느끼게 했다. 5일 동안 열리는 거문오름의 4코스는 어떤 모습일지 기대를 하며 나는 여정을 마무리했다.
유일한 유네스코 세계유산, 1년에 유일하게 개방되는 5일 유일이 합쳐진 이번 5일, 거문오름을 꼭 가보길 바라며 글을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