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후 하바드 대학 사회학과 교수인 밀그램은 6단계 분리를 실험을 통해 세상에 널리 알렸다. 밀그램 교수는 사람들 간의 관계 형성을 연구하기 위해 1967년에 다음과 같은 실험을 했다. 300통의 편지를 미국 중부에 위치한 두 마을에 뿌리고 이 편지를 받은 사람들에게 ”보스톤에 살고 있는 주식중개인 A씨에게 전달해 달라“고 부탁을 했다. 편지는 자기가 아는 사람들 중에서 보스턴의 A씨를 제일 잘 알 것 같은 사람에게 전달하기를 반복해 최종적으로 A씨에게 도착하도록 했다. 단, 편지 봉투에는 전달자의 이름을 적도록 해 편지가 전달된 경로를 알 수 있도록 했다. 이 실험을 통해 성공적으로 배달된 편지에 적힌 사람의 수를 세어보니 평균 5.5명으로 나왔다. 결국 밀그램 교수는 카린시의 소설에 나오는 내용을 입증함으로써 6단계 분리를 확인한 셈이다. 그의 웹사이트에 들어가면 이 실험 내용을 자세히 알아볼 수 있다고 한다.
세사람은 ㄷ교수의 차를 타고 후문을 나섰다.
“어디로 갈까요?”
“파스타 밸리로 한번 갑시다.”
“아, 미스코리아 식당 말입니까?”
“아니 ㄹ교수님도 소문을 들으셨나요?”
“그럼은요, 요즘 자연대학 남자 교수들 사이에 미인 보러 가자고 야단법석이 났습니다.”
“그래요? 남자들 마음은 다 똑같은 모양이죠?”
“장님 아니고서야 미인 보는 것 싫어할 남자가 없겠죠.”
“모르긴 몰라도 심봉사도 미인 목소리를 좋아할 거에요.”
“하긴 그래요. 그렇지 않다면 남자가 아니지요.”
세 사람이 잔뜩 기대를 가지고 미녀식당에 들어가니 안에는 손님이 많이 있었다. 종업원은 식당 입구와 반대 쪽 문에 이어져 있는 베란다로 일행을 안내했다. 베란다는 경사진 나무숲에 기둥을 받치고 달아내었는데 비취 파라솔이 6개 놓여 있었고 둥근 식탁과 나무의자가 한 식탁에 5개씩 놓여 있었다. 바닥도 나무고 난간도 나무이고 난간 너머 숲에는 커다란 벚나무들이 가득했다. 새하얀 벚꽃이 눈부시게 만발했다. 붉은 점이 섞인 하얀 물감을 사방에 마구 뿌려놓은 듯 황홀한 풍경이었다. 벌들이 웅웅거리며 꽃 사이를 날아다녔다.
벚꽃은 피어있는 기간이 다른 봄꽃에 비해 길지가 않다. 며칠 화려하게 피어 있다가 바람이라도 한번 세게 불면 일제히 우수수 떨어져 버린다. 장렬하게 죽는 일본의 사무라이를 연상하게 하는 꽃이 벚꽃이다. 일본에는 “꽃은 벚꽃이요, 사람은 무사”라는 말이 있다. 무사(사무라이)에겐 어떤 일을 당해서도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정신이 요구된다. 일본 사람들은 한꺼번에 우수수 지는 벚꽃의 모습에서 죽음의 그림자를 발견하고, 사무라이를 연상하고서 벚꽃을 국화로 삼았나 보다. 그렇지만 엄격한 의미에서 일본의 국화는 없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법률로 제정된 국화인 무궁화가 있지만 일본에서는 법에서 국화를 정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벚꽃에서 ‘벚’은 버찌를 의미한다. 버찌는 벚꽃이 떨어진 자리에 열리는 까만 열매를 말하는데, 익으면 따서 먹을 수도 있다. 버찌를 따 먹으면 이빨에 까만 물이 든다. 그런데 이해하기 힘든 것은 벚나무가 분류학적으로는 장미과라는 것이다. 어느 날 생물학과 교수에게 왜 벚나무가 장미과인지 물어 보았으나 뚜렷한 답변을 듣지 못하였다. 봄에 피는 꽃은 장미과가 많다. 양지꽃도 장미과이고, 꽃사과 배나무 명자나무 모과나무 산사나무 살구나무 자두나무 앵두나무 매화나무 등등 모두가 장미과이다.
주문을 받으러 온 종업원에게 물어보니 사장님은 서울 가시고 안 계신단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미인보기는 틀렸나 봅니다.”
“오늘만 날인가요? 여기에 이처럼 경치 좋은 장소가 있는 줄 몰랐습니다. 베란다가 아주 근사하군요.”
“그렇군요. 날씨도 참 좋고 벚꽃이 아주 장관이네요.”
“그런데 K교수님은 미인 구경을 하셨나요?”
“예, 지난 주에 한번 보았습니다.”
“그래 정말 소문대로 미인입디까?”
“제 눈에는 20대로밖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아주 몸 관리를 잘한 미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미스코리아였답니까?”
첫댓글 점점 흥미 진진해 지려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