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왕후 와스디는 왕명을 거부하고 연회석에 나타나지 않았는가?
"왕후 와스디를 청하여 왕후의 면류관을 정제하고 왕의 앞으로 나아오게 하여 그 아리따움을 뭇 백성과 방백들에게 보이게 하라 하니 이는 왕후의 용모가 보기에 좋음이라 그러나 왕후 와스디가 내시의 전하는 왕명을 좇아오기를 싫어하니 왕이 진노하여 중심이 불붙는 듯하더라" (에 1:11-12)
메데의 아하수에로 왕은 그의 왕자들과 신하들 그리고 백성들과 함께 180일 동안 잔치를 한 후에 수산의 시민들을 위해 7일간 연회를 베풀었다.
그 잔치의 절정에 이르러 왕은 왕후 와스디를 나오게 하여 그 아름다움을 모든 축하객들에게 나타내 자랑하고 싶었다. 그러나 왕후 와스디는 내시가 전하는 왕명을 거부하였다. 그리고 그 결과 왕후의 위가 폐위되는 비극을 자초하게 된다.
그러면 왜 왕후 와스디는 왕명을 거부했는가? 일반적으로 여인들은 아름다움을 과시하고 싶어하지 않는가? 그리고 왕의 이 명령은 바로 왕후에게는 자신의 아름다움을 자랑할 수 있는 기회가 아닌가? 그런데 왜 왕명을 거부했는가?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은 후에 에스더가 가까이 하지 말라는 왕명을 거부한 것은 여기 와스디의 불순종보다 적은 일이 아니었다(4:11). 그런데 그들은 아주 다른 반응을 자극하였다. 에스더는 왕의 인정을 자극시킨 데 비해 와스디는 왕의 노를 불러 일으켰다(1). 이런 결과는 하나님의 역사로밖에 설명이 안 된다.
왕후 와스디가 왕 앞에 나가기를 거부한 것은 와스디의 교만이나 왕의 권위에 대한 그녀의 도전이라기보다는 술좌석에 왕후가 나타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었을 것이다.
다양한 문서들이나 초기 유대 본문에 첨가는 가능한 한 와스디의 행동을 이해하려고 하였다. 왕은 아마도 왕후에게 나체로 그 술자리에 나오기를 요구했을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왕후에게는 몸에 흉터가 있어서 나타나는 것을 꺼렸을 것이다. 또 와스디는 왕의 권위가 적절한 제한이 있다는 것을 보여 주려고 남편의 권위를 공개적으로 경멸했으리라는 것이다(2). 그러나 후자의 해석은 당시의 상황으로 보아 적절하지 못한 것같다.
다만 왕이 왕후 와스디에게 그의 술좌석에 나체로 참석을 하라고 했다면 어느 왕후가 허락을 했겠는가? 아하수에로 왕 한 사람이라면 혹시 모를 일이었다.
왕의 요구는 상식 밖이요 무리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일로 그녀가 폐비가 된 것은 하나님께서 에스더를 통해서 그 민족을 구원하시려는 하나님의 섭리였을 것이다.
주
1. Carey A. Moore, Esther(New York: Doubleday, 1988), p.9
2. Joyce G. Baldwin, Esther(Downers Grove: IVP, 1984), p.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