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셋 둘 하나, 발사!”
거대한 불기둥이 솟아오르고, 누리호는 자리를 박차고 우주로 날아올랐다. 2022년 6월21일 오후 4시. 한국형 우주발사체, 누리호(KSLV-Ⅱ)는 700km 우주로 사뿐하게 날아 검증위성 분리, 양방향 교신까지 정확히 해냈다. 자력으로 우주선발사체를 개발하고 발사에 성공한 세계 7번째 우주강국으로 우뚝 서는 순간이었다. 미국 러시아 유럽 일본 중국 인도에 이은 쾌거였다.
유월의 저 푸른 하늘, 호국의 영령들이 살아있는 하늘, 대한의 미래 먹거리를 듬뿍 안고 있는 하늘을 힘차게 날아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 배달겨레의 한마음 한뜻이 그 모든 장벽들을 허물어 버리고 새로운 시대 활짝 열었다.
누리호/ 如心 홍찬선
새 길 하나 또 뚫었다
수평으로 달리는 땅길에 이어
수직으로 솟구치는 하늘길,
좀처럼 내주지 않았던 그 길을
할 수 있다는 30년의 뚝심으로 활짝 열었다
앞을 가로막고 있던 거대한
장애는 벽이 아니라 스승이었다
300여개의 기업과
500여명의 엔지니어들에게
확실한 실력을 쌓도록 한 연습문제였다
37만여개에 이르는 부품을 모두
한국 기업들이 스스로 개발해
2조 원으로 수십, 수백조 원을 만들어내는
마술을 보여주며, 가지 못했던 우주길을
한마음 한뜻으로 멋지게 만들었다
누리호의 발사 성공은 37만여개에 이르는 부품을 모두 국내에서 개발했다는 점에서 그 어느 성공보다도 의미가 있다. 자동차 2만여개, 항공기 13만여개에 비해 훨씬 많은 첨단부품을,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민간기업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개발했다. 신산업 성공의 새로운 모델로 평가받는 이유다. 총 2조원 가량의 예산에서 1조5000억원을 국내기업에 할당했고, 이 덕분에 외국기업에서 기술을 도입하지 않고 스스로 개발한 만큼 앞으로 추가 기술개발과 다양한 시장형성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된다.
누리호에 엔진을 납품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연소시험을 맡은 현대로템, 지상 발사대를 만든 현대중공업, 한화시스템 LIG넥스원 같은 대기업은 물론, AP위성 비츠로테크 쎄트렉아이 같은 중소중견기업 및 이노스페이스와 페리지에오로스페이스 같은 스타트업들도 주목을 받고 있다.
30년에 걸쳐 이룩한 누리호 발사 성공이지만 앞으로 과제도 많이 남아 있다. 당장 2023년 상반기에 누리호 3차발사를 성공시킨 뒤 2027년까지 4차례 발사를 모두 성공해야 한다. 그 뒤에는 달 탐사선을 보내고, 유인우주왕복선을 개발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항공우주청을 새로 만들어 항공우주산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 중의 하나다.
투자승수/ 如心 홍찬선
하나를 투자해서
하나를 얻거나 하나도 얻지 못하는 건
투자할수록 손해
하나를 투자해서
둘 셋 다섯 열 이상을 얻는 것이
투자하는 이유
2조원을 투자해
누리호를 700km 우주로 보낸 것은
일석삼조 일석오조의 효과,
첨단우주기술을 스스로 개발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고
새로운 우주산업을 개척할 수 있게 됐다
돈은 이렇게 쓰는 것이다
지금은 힘들어도 미래를 여는 기술 개발에
허리띠 졸라매고 자녀교육에 투자하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누리호의 성공을 빌었다. 목욕재계로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하고, 두 손을 공손하게 모아, 한 마음 한 뜻으로 기원했다. 작년 10월, 1차 발사 때 700km 위까지 쏘아올린 뒤 실험위성이 분리되지 않아 아쉬운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랬다. 그런 기도 덕분으로, 500여 기술진들의 밤낮 없는 노력으로 누리호는 실험위성을 분리하고 지상관제소와 쌍방교신을 하는 등 완벽한 성공을 이루었다.
그런 마음과 노력으로 현재 직면하고 있는 난국을 헤쳐 나아가야 한다. 주가는 슬금슬금 떨어지고, 금리는 성큼성큼 오르며, 생활물가는 몸서리질 정도로 급등하고 있다. 그런데도 정치권은 당내 주도권 싸움으로 도끼 자루 썪는 줄 모르고, 국회는 무노동무임금 원칙을 위반하면서 개점휴업 상태에 빠져있다. 나루호의 성공발사가 보여준 멋진 투자승수효과가 다른 분야로 넓고 깊게 확산되도록, 정치 경제 시스템을 확 고치는 게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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