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창업- 로스터리 카페 '베니베니' 박용림씨
유럽 바리스타 노하우로 ‘커피 인생’ 바꿨죠
인스턴트 믹스 커피에 길들여져 있던 커피시장이 에스프레소로 중심이 옮겨오면서 대기업의 프랜차이즈는 물론이고 자체 브랜드 커피전문점까지 ‘커피 전성시대’다.
경남지역에 커피 전도사를 자처하며 카페로 시작해 바리스타 전문 양성 과정 학원까지 운영하는 ‘베니베니(beny beny)’ 박용림 대표를 만났다.
고품질의 원두를 국내 로스팅을 통해 갓볶아 신선한 커피만을 고객에게 선보이고, 또 기존의 미팅을 위한 공간을 커피를 통한 문화, 지성, 로맨틱한 교류의 장으로 탈바꿈시킨다는 목표로 최근 창원시 동읍 동판저수지 앞에 카페를 새로 열었다.
베니베니의 시작은 지난 93년. 창원시 마산합포구 남성동에 굳타임이라는 상호로 문을 열었고, 96년 베니베니로 이름을 바꾸었다. 시작할 당시에는 말 그대로 ‘커피숍’이었지만 그의 커피 인생을 바꾼 결정적 기회가 찾아왔다.
박용림 베니베니 대표가 커피 특유의 맛과 향을 생성시키는 로스터기 앞에서 웃고 있다.
지난 97년 이탈리아 전기기술자들이 3개월간 마산에 체류하게 됐는데 ‘에스프레소’ 커피를 찾아 마산 시내를 다 뒤지다 베니베니를 방문했다. 가정용 에스프레소 머신을 들여놓았었는데 기계가 부실해 6잔 뽑는데 3시간이나 걸렸다.
“이탈리아인들은 에스프레소 커피를 먹을 수 있어 행복하다며 갔었죠. 그러더니 저녁마다 찾아왔었죠. 그 중 한 사람이 바리스타 출신이라 에스프레소와 배리에이션 커피 음료에 대해 알게 됐고 커피에 눈을 떴습니다.”
99년 스타벅스 한국 1호점이 오픈하고 ‘커피 프린스’ 드라마로 인해 커피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되면서, 박 대표는 ‘로스팅’으로 승부해야 겠다는 결심으로 일본으로 건너갔다. 로스팅은 생두를 수입해서 직접 기계로 볶는 것을 말한다.
후지 로열(FUJI ROYAL) 배전기를 만드는 고베 생산공장을 방문해 배전기가 만들어지는 과정, 구조, 원리에 대해 배운 후 2002년 배전기를 수입, 독자적으로 로스팅을 시작했다. 이듬해인 2003년 일본에서 드립 및 사이폰 추출 과정을 수료했다.
“배전기를 샀지만 아직 익숙하지 않아 2년이 지나서야 가게에 내놓았습니다. 배전기를 선보이면 많은 돈을 벌 줄 알았는데 생전 처음 본 사람들의 반응은 차가웠습니다. 커피 볶는 기계가 아니라 ‘깨 볶는 기계’ 혹은 ‘보일러’로 알더군요.”
외국계 대형커피체인점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개인 커피전문점들이 속속 문을 닫는 등 시장상황도 어려웠다.
“커피는 ‘기호품’이 아니라 ‘예술품’이며 ‘문화적 결정체’라는 소신을 갖고 일했습니다. ‘맛’으로 승부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하다보니 알아주는 고객들이 점점 늘어났죠.”
단순히 맛에 승부를 건 것은 아니다. 커피에 대한 공부와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전통적인 방식과 새로운 방식의 커피 문화를 더욱 발전시켜야겠다는 생각에 바리스타 및 기본과정, 창업, 취미과정 등 체계적인 교육을 위한 베니베니 커피 아카데미를 지난 2009년 11월 창원 용호동에 개원했다.
학원은 프로페셔널 바리스타 정규과정(40시간), 핸드드립과정(18시간), 홈카페과정(12시간), 월드바리스타 챔피언십 과정 등 다양한 강좌를 개설해 단순 취미, 창업준비, 전문자격 취득 등을 위한 교육으로 세분화했다.
지난해 6월 남성동 베니베니커피숍을 재오픈했다. 지난해 7월에는 미국스페셜티커피위원회로부터 커피감정사(SCAA Q-Grader), 커피감미사(SCAA Star Cupper), 커핑심판관(SCAA Cupping Judge) 자격을 취득했다. 같은 달 주남저수지 인근에 브런치 전문점인 ‘베니베니 주남점’을 오픈했다.
전국에 3대밖에 없다는 30kg 용량의 후지로열 배전기가 주남점에 설치돼 있다. 커피 원두에 대한 입소문이 퍼지면서 신세계백화점 마산점 VIP라운지에 원두를 공급하고 있고, 창원 용지공원 인근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인 파크 프레소에도 올 1월부터 원두를 전량 공급한다. 아카데미를 통해 창업하는 이들도 베니베니의 원두를 공급받아 속속 개점하고 있다.
그야말로 경남에 커피와 커피문화를 전파하는 전도사인 셈이다.
박 대표는 “국내외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이 넘쳐나면서 개인 커피점 80%가 무너졌다”며 “가맹점이든 개인 점포든 최소한 1년 이상 관련 업종에서 일을 하면서 창업을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특히 현재 운영 중인 커피점을 찾아 우리나라 커피 시장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세계시장은 어떠한지 들어보고 공부해야 한다”고 덧붙이며 “많이 마시고, 느끼고, 즐겨야 커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남신문 차상호 기자]
첫댓글 저도 같은 업종을 준비중입니다. 에스프레소 머신, 로스팅 기계 제대로 된거 사려면 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