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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난 토요일, 저희 엄마의 건강 상담을 받고 왔어요
건강공단의 건강검진을 2009년부터 받았는데, 유방에 뭐가 있다고 하고, 갑상선호르몬이 높다고 나왔는데
유방관련해서 뭐가 있다고 1년, 6개월간격으로 계속 사진 찍으러 오라고 해서 사진을 찍고 있었지요.
그래서 가기 전, 제가 궁금한 것은
1. 유방에 뭐가 있다는 것은 수술을 해야하나
2. 갑상선 수치가 높으면 위험하다던데 어떻게 해야 하나
3. 건강검진을 제대로 받고 있는 것이 맞나. 아니라면 어떤 검사를 받아야 하나
였어요. 1, 2와 관련해서 엄마 친구들의 숱한 질타를 받아왔거든요.카더라 통신에 의한 각종 위협(누가 유방암으로 어떻게 됐는데 너는 왜 엄마 병원안모시고가냐 이런거;;)들이 무서웠어요ㅠㅠ
공단에서 하는, 나라에서 하는 검진 결과만을 놓고 보는 것도 불안했고, 그렇다고 개인병원이나 대학병원은 무한대로 올라갈 검사의 종류와 검사비가 무서웠구요. 그래서 건강검진 사업을 보자마자 신청해서 일등으로 다녀왔습니다ㅎ
다녀온 소감은,
아, 이런 거구나..
주치의가 생긴다는거, 의사를 신뢰할 수 있다는거, 신뢰하는 의사에게 소중한 사람의 건강을 케어받고 있다는 안정감은 생각보다 엄청났어요.
특히 그동안 병원에서 얼마나 불친절하고 정보에 목말라했는지를 무영님의 상담을 통해 반대로 여실히 느낄 수 있었어요.
엄마가 상담받으셨으니, 엄마얘기를 좀 하자면
제가 진짜 놀란건;;;; 세상 모든 것에 별 감흥도 없는, 그리고 완전 무뚝뚝의 최고봉인 우리엄마가
(장문의 엠엠에스에도 응/ 아니 한줄 대답만 하고, 누가 물어야 겨우 대답만 하고 사시는분입니다!)
그래서 엄마 건강관련해서 제가 질문 다 생각해가고,
엄마는 가기만 하면 된다는 것도 며칠을 꼬셔서 겨우 모시고 갔는데
그런 엄마가 한 시간여를 쉬지않고 질문하셨다는 겁니다!!!
전 정말 태어나서 지금까지 엄마가 그렇게 많은 말을 긴 시간동안 하는거 처음봤어요;;; 그것도 처음보는 사람과!
(무영 완전 능력자! 근데 진짜 무영이 완전 신뢰감있게, 환자를 편하게 너무 잘 대해주시더라구요!!짱!!+_+)
의료 생협에 전혀 관심도 없고 의지도 없던 엄마도 당신에 대해, 반백년 살아오면서 쌓여온 것들이 있었던거죠. 무튼 나오면서 엄마한테 어땠어? 물으니
응, 사랑방같이 오고가고 들려서 이런 얘기 나누면서 살면 좋겠네.
하시는거 있죠!!
완전 감동받았습니다ㅠㅠ
제가 의료생협 조합원이 된 이유, 그리고 살아가고 싶은 삶의 모습에 대해, 엄마는 한 시간의 의료상담을 통해 오롯이 느끼신겁니다! 이렇게 엄마와 통하고 공유하게 될 줄은 정말 몰랐어요ㅠㅠ
그리고 집에 돌아와, 또 엄마친구 누가 오셔서, 가슴 수술 받아야 한다고 한차례 호들갑과 협박(?)을 하고 가시길래 슬쩍 가서 ,'엄마, 저런 얘기 들으면 안불안해? 하고 물었더니'
'그 의사선생님(무영입니다) 설명 못들었어? 몰라도 되는거 알아서 괜히 수술하는 경우도 많대잖아. 나는 암은 아니여서 사진 찍으면서 확인만하면 된다는데 수술은 무슨~'
하셨습니다ㅠㅠ
우리엄마 입에서 적정 진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다니ㅠㅠ
일반 병원에서 너무 많은 검사를 통해 알지 않아도 되는 것까지 알아서 오히려 돈을 쓴다는 설명을 우리 엄마가 매우 잘 이해하셔서 감동했습니다ㅠㅠ
결과는 뭐 개별적인 것이니 자세히 적지는 않을게요. 다만 구체적인 의학적인 근거를 이해하기 쉽게, 내 몸에 대한 판단을 내리기에 적절한 수준까지의 근거를 전문가에게 설명받는 느낌은 굉장히 좋았습니다!
그리고, 나라에서 하는 검사도 믿어도 된대요ㅎㅎ
생활습관 설문, 검사 결과 설명과 의학적 치료가 필요하다는 전문가로서의 판단과 그에 대한 근거, 의학적 치료가 아닌 생활습관의 수정과 운동과 같은 다른 차원의 접근에 대한 조언들이 큰 틀로 이루어지면서
중간중간 질문에 대한 무영의 매우 친절하고 전문가 포스는 풍기되, 의사외계어가 아닌 쉽고 친절한 설명이 곁들여지는 시간들이었어요^^
정리하자면,
신뢰할 수 있는 의사, 전문가에게 내가 사랑하고 소중한 사람의, 그래서 중요한 건강문제에 대해 전문적인 조언을 받아서 좋았습니다. 의사와 신뢰하며 대화하는 그 경험만으로 충분히 벅차고 내 삶과 생활이 건강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비빌언덕이 제대로 생겼다는 느낌?
그리고 그 느낌이 여성주의 의료생협에 대해 꾸준히 알아오던 저 뿐만아니라, 세상의 모든 종류의 '단체'와 '정치적'인 것들에 거부감을 느끼고 꺼려하는 무뚝뚝하게 자기 삶을 살아가는 것만으로 버거운 중년 여성 우리 엄마에게 고스란히 전달되고, 따뜻하게 다가갔다는 것이 너무 좋았습니다.
엄마가 혈연이 아니어도 서로를 케어하고, 서로 돌보는 관계를 경험하셨다는 것에 저는 너무 만족하고 행복했어요!
제가 엄마와 통해서 좋기도 했지만, 우리 엄마에게 통했다는건, '여성주의'를 전혀 모르고, 나아가 '생협'이 무엇인지도 전혀 모르는 지역의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살림의료생협의 가능성과 힘(?)을 본 것 같아서도 좋았습니다.
(지금은 멀리살지만, 저희는 은평구 옆 서대문구에서 20년 살았었어요ㅎ. 옆동네 주민쯤? 그래서 엄마한테 동네 친구들한테 살림의료생협 소개하라고 슬쩍 제안했어요ㅎ)
더불어, 엄마의 폭풍질문에 그에 대한 무영의 친절한 답변에 넋놓고 있느라 시간가는줄 몰라서 시간을 넘겨 뒷분들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ㅠㅠ 무영 못쉬고 늦게까지ㅜㅜ 죄송해요ㅠㅠ
소감 하나더, 엄마역시 '사랑방'이라는 표현을 쓰신 것처럼 의료생협은 지역에 기반을 둔 동네 중심이어야한다는 걸 느꼈어요. 그날 돌아가서 엄마도 드러누우시고(엄마는 한잠 주무시고 다행이 제컨디션찾으심) 저는 인생 최악의 위경련으로 5일을 드러누워있느라 이제야 후기를 올리니까요ㅠㅠ
맘먹고 한번씩 가는 것도 물론 이런 진료? 무튼 의료생협 조합원으로서 관계맺는 경험이 전무한것보다는 낫겠지만
가까운 지역에서 가볍게 오가며 들르는 관계가 이상적이고 본 목적에 충실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먼길오다보니 폭풍질문을 쏟게 되고, 그렇게 한 사람 진료 시간이 과도해지면 전체적으로 대기 시간 조절이 어렵고
먼길 왔다갔다하는 본인 스스로도 왔다갔다하는게 생각보다 힘들더라구요ㅠㅠ
좋은 경험 할 수 있도록 해주신 무영, 그리고 살림의료생협이 여기까지 자리를 잡는데 고생하신 어라 외 많은 분들 모두 감사드려요:)
제주도 가려고 했는데, 이런 삶을 한 번은 꼭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완전 고민중입니다!ㅠㅠ
첫댓글 무영같은 믿음직한 의사가 있다는게 너무 자랑스러워요..^^
아침출근길에 아주 가슴뿌듯한 글입니다.와우~~~
오호,무영은 누구한테나 감동을 줄수 있는 진정한 능력자얌..멋쩌멋쩌,무영 멋쩌
^^; 쑥스... 먼길 오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요기서 사는 거 완전 고민 환영입니다~
'우리 어머니께서 달라지셨어요!!' 덕에.. 제주도 가려다 고민중인 1인 추가요ㅠㅠ
무영 고생많았어요^^ 기다리신 분들께는 죄송합니다;;
정말 감동 후기인데요?
읽고 눈물이 핑~돌 정도로 감동적이었어요~ 저도 한국에 가면 엄마 한번 모시고 꼭 무영님께 꼭 한번 상담 받으러 가고 싶습니다!
완전 감동이네요 ..우리동네주치의 짱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