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호선 공릉역 4번 출구에서 위짜추 패노우 서류바 까토나 네명의 지기들이 중랑천으로 향한다. 중랑천은 경기도 양주시 불곡산에서 발원하여 남쪽으로 흐른다. 의정부시를 지나서 서울 도봉구 도봉산과 노원구 수락산을 가로 지르며 흐른다. 중랑구를 거쳐 흐르며 군자교 장안교를 지나 한강으로 유입된다. 1970년대에는 중랑천이라면 오염물질의 집합체라는 대명사이기도 하다. 지금은 산책로와 자전거도로가 잘 정비되여 있다. 맑은 물결이 중랑천을 흐르며 개울에는 왜가리 물오리들이 먹잇감 사냥에 여념이 없다. 물 속에는 각종의 어류들이 유영을 즐기며 어른 팔뚝 보다도 굵은 잉어 떼가 노객들의 시선을 당기고 있다. 갯가 주위에는 샛 노란 금개국꽃과 양귀비꽃의 화사함과 개망초의 하얀 꽃송이들이 바람에 하늘거리며 폰샷을 누르게 하고 있다. 한천교 밑을 통과하여 월계1교 녹천교 창동교 상계교를 거슬러서 걸으며 상계교를 건너서 반대편의 산책로로 발길을 옮긴다. 시원한 다리 밑에서 잠시 목을 축이며 간식으로 숨을 고른다. 더 이상 걷기를 거두며 창동역으로 오른다. 동대문 역사문화공원역 근처에는 남아메리카의 인디안 차림의 음악인들이 연주를 하며 흥을 돋구고 있다. 흔히 볼 수 있는 모금함에 가끔 성원의 지페를 꽂아주는 후원자도 있다. 오늘의 회식 장소는 을지로 6가 옛 계림극장 맞은 편 맛집으로 자리를 잡는다. 계림극장은 나에게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담긴 곳이기도 하다. 영화를 상영하는 극장 출입은 꿈도 꿀 수 없는 시절이다. 수중에는 1환짜리 동전 한닢도 없을 뿐 아니라 미성년자에겐 출입이 금기시 되던 세월이 아니던가. 처음으로 10대의 청소년기 학교에서 단체 영화관람을 첫 경험한 곳이니까 말이다. 60여년이 흐른 지금도 그 당시의 주인공의 모습이 지금도 선명하게 흑백필름으로 뇌리를 스치고 있다. 예전과 다르게 거리에는 만국기가 가로 위를 나부끼고 있다. 거리에는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인들이 거리를 메우고 있으며 각국의 고유 음식점들도 눈에 들어온다. 언칭 이방인들이 즐겨 찾는 관광지의 모습으로 비쳐지기도 한다. 짜릿한 한잔에 시름을 털고 노객들의 몸과 마음은 하늘을 치솟고 있다. 더 이상 바람이 무엇이 있을 수 있을까. 백년지기들의 만남은 이 순간을 기대하고 바라고 즐기고 있는 것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