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는 일반인들이 다가가기 쉽고 편한 종교이다. 그런데 막상 가까이 다가가 자세히 들여다보면 결코 쉽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금방 깨닫게 된다. 우선 ‘사생(四生)’이니 ‘사유(四有)’니 ‘오온(五蘊)’이니 ‘육취(六趣)’니 하는 불교 용어들이 낯설고, 경전 또한 ‘화엄경’ ‘법구경’ ‘승만경’ ‘법화경’ ‘열반경’ 등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뿐인가, 부처님은 분명 한 분인데, 비로자나부처님도 있고 석가모니부처님도 있고 아미타부처님도 있다. 그리고 보살․나한․신장 등 그 개념조차 파악하기 쉽지 않은 존재들이 수다하다.
이렇게 어렵고 복잡한 불교 이야기를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도록 구체적이고도 쉽게 설명한 책 <현각 스님의 선문선답(善問禪答)>(한걸음․더 刊)이 출간되었다. 이 책 제목의 ‘선문선답(善問禪答)’이란 말은 어떻게 나오게 되었을까?
예전에 불교방송 프로그램에 ‘신행상담’ 시간이 있었다. 현각스님도 방송과 인연이 되어 신행상담을 진행한 적이 있다. 그때 모아 두었던 원고를 정리하여 <선문선답(善問禪答)>이란 이름으로 세상에 선보이게 된 것이다. 선문(善問)은 좋은 질문이고, 훌륭한 질문이라는 말이다. 현각 스님이 매번 방송을 진행할 때마다 느꼈던 점은, 신도님들이 평소 갈증을 느끼고 있던 문제들의 핵심을 묻는 예지가 있다는 것이었다고 한다. 방송이라는 제한된 시간에 갈증을 풀어 준다는 일 또한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간결하게 함축해서 답할 수밖에 없었다. 선은 사족을 멀리하기에 선답(禪答)이라고 이름을 짓고는 그때의 답변을 더 요약하여 설명하였다.
즐겁고 유익한 신앙생활의 길잡이, 선문선답
동국대학교 선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현각 스님은 국내에서는 생소했던 선학(禪學)을 학문으로 체계화시킨 장본인이다. 또한 오랫동안 불교 연구와 후학 양성에 매진해 왔기 때문에 불교와 관련된 질문이라면 가장 정확한 답을 해줄 수 있는 스님이라고 할 수 있다.
인절미에 덜 뭉개진 채 섞여 있는 찹쌀 알을 옴쌀이라고 한다. 씹는 맛이 밥알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고소한 그 맛은 먹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을 것이다. 현각 스님은 <선문선답>과 인연이 된 불제자들이 ‘옴쌀의 진미를 느끼듯이 불교교리를 정확하게 익히고 고소하게 음미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한다.
현각 스님이 이 책을 펴낸 이유가 함축적으로 담긴 말이다. 불제자, 즉 불교 신도들이 불교교리나 경전 혹은 고승들에 대해 정확히 알고 나면 신심도 깊어질 터이고, 신앙생활도 한결 더 즐거워져 ‘중생이 모두 부처’라는 말처럼 불자들 모두가 부처님의 마음을 지니고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불교를 쉽고 정확하게 이해하고자 하는 불자들이 선택해 읽으면 좋을 책이다.
<선문선답(善問禪答))은 상편 ‘수행과 공부’, 하편 ‘고승과 경전’ 두 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상편에서는 교리와 선 수행, 기도와 생활 그리고 불자라면 상식으로 알고 있어야 할 내용들을 다루고 있으며, 하편에서는 우리나라와 중국의 고승들을 소개하면서 아울러 경전에 대한 궁금증까지 풀어 주고 있다.
*저자 현각 스님은?
속리산 법주사로 출가 수행정진하였으며, 동국대학교를 졸업하였다. 동국대학교 대학원에서 석․박사 과정을 수료하였고, <선(禪)의 실천철학연구(實踐哲學硏究)>로 철학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미국 하버드대학 세계종교연구센터 초청교수, 동국대학교 불교대학장, 정각원장, 초대 한국선학회 회장 및 3․4대 회장을 역임하였다. 현재 동국대학교 선학과 교수로 연구와 후학 양성에 매진하고 있다.
저서와 역서로 <선의 길>, <인도의 선․중국의 선>, <불교와 기독교의 비교연구>, <법주사>, <종교학․종교심리학>, <생각은 있으나 생각하는 자는 없다>, <선종사부록>, <선어록 산책>, <고승구법열전>, <행복에 이르는 뗏목>, <날마다 좋은 날>, <아난의 입 가섭의 마음>, <선학의 이해> 등이 있으며, ‘선학자료논고(Ⅰ․Ⅱ)’ 외 다수의 논문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