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당 시집 제2권 4-2 4 능묘陵廟 능과 사당 2 건원릉健元陵
구원릉묘초천천九原陵廟草芊芊 구원九原의 능 앞에는 풀만이 무성하지만
상상공성사혁연想像功成事赫然 성공한 일 생각하면 빛나기도 하여라.
압록강두충관일鴨綠江頭忠貫日 압록강의 충성은 해를 꿰뚫었고
숭인문리무련천崇仁門裏霧連天 숭인문 안에 안개는 하늘에 연달았네.
현궁묘묘삼천재玄宮杳杳三千載 현궁玄宮이 아득한 지 삼천 년이 되었어도
황양유유억만년黃壤悠悠億萬年 대지大地는 유유하게 억만 년을 가리라.
권아사왕동지구眷我嗣王同地久 우리 임금 보우하사 이 땅처럼 오래오래
세시초려영명견歲時蕉荔永明蠲 세시마다 올리는 제물 길이 깨끗하고 풍성하리.
►건원릉健元陵
경기도京畿道 九里市에 있는 朝鮮 太祖의 능陵(1335-1406 재위1392-1398)
현재現在 이곳에는 朝鮮 王家의 陵이 아홉 있으므로 東九陵이라고 부름.
►천천芊芊 초목이 매우 무성하다. ‘우거질 천芊’
►혁연赫然 왈칵 성내는 模樣. 성盛하게 빛나는 模樣.
►충성忠誠
이성계는 명나라를 공격하라는 우왕偶王의 명령을 어기고 위화도에서 회군하였는데
大國인 명나라를 치지 않은 것을 충성이라 하였다.
►현궁玄宮 임금의 관棺. 즉 건원릉健元陵속에 있는 이 태조의 관.
►묘묘杳杳 멀어서 아득함. ‘아득할 묘(요)杳’
►황양黃壤 누런 빛깔의 흙.
저승. 사람이 죽은 뒤에 그 혼령魂靈이 가서 산다고 하는 世上.
►유유悠悠 아득하게 먼 模樣. 때가 오랜 模樣. 沈着하고 餘裕가 있는 模樣.
►초려蕉荔(제물) 초蕉는 바나나이고 여荔는 여지이다.
모두 열대과실인데 唐나라의 한유韓愈가 그의 친구인 유종원柳宗元의 비문碑文에 제물을 말할 때
"려자단위초황荔子丹爲蕉黃”이라는 文句를 사용하여 후세에 제물을 말할 때 그런 말을 쓰게 되었다.
►‘밝을 견蠲’ 밝다. 조촐하다. 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