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나라 시대의 작가 증연동(曾衍東)이 쓴 <소두붕(小豆棚)>에서 다음과 같은 실화를 기록했다.
완평(宛平-지금은 북경 풍대구)에 단유익(單有益)이란 사람이 있었다. 그는 고리대금으로 많은 돈을 벌었으며 아무리 작은 이자라도 사정없이 모두 챙겼다. 우연히 먼 곳에서 오거나 전적으로 급한 돈을 구하러 온 사람이면 고리를 받아도 될 것임을 알고 돈을 빌려주기 전 선이자를 떼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당신이 그에게 백 원을 빌려주면 먼저 30원을 이자로 내야 하니 일단 삼십원을 떼고 70원만 준다. 하지만 계산은 백 원을 빌려준 것으로 친다.
돈을 갚을 날이 되면 원금과 이자를 다시 계산해야 한다. 그곳 사람들은 그를 단주판(單算盤-계산을 잘한다는 뜻)이라고 불렀다. 그와 사귄 사람들 중 손해 보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단주판"은 다른 사람의 기물(器物)을 보고 마음에 들면 무슨 수를 쓰든지 반드시 손에 넣고야 말았다. 수법이 치밀하고 지독해 그의 가정환경은 곧 부유해졌다. 그는 좋은 집을 짓고 실내에 골동품을 진열했으며 매우 귀한 몸이 되었다. 아내 하나에 첩을 넷이나 거느렸고 아들 셋에 딸 하나를 두었다. 또 하녀에, 하인이 끄는 마차를 탔으며 있을 것은 모두 다 있어 아주 의기양양 했다.
어느 날 단주판이 마당에서 낮잠을 자는데 꿈에서 푸른 옷을 입은 관리가 커다란 주판을 들고 와서 탁자위에 놓는데 주판알은 모두 자두만큼 컸다. 주판의 가로 목에는 백, 십, 분, 양 등의 숫자가 없었으며 대신 처, 첩, 자, 녀, 재산, 농토 등의 글자가 씌어 있었다. 그 관리가 말했다. "너는 사람들의 재물을 약탈해 이렇게 큰 재물을 모았다. 하늘에서 셈을 제대로 하고자 한다. 악산(惡算)으로 당신의 각산(刻算)을 벌할 것이다." (그 뜻은 하늘에서는 당신의 장부를 정리하여 무수한 차례의 고리대금을 단번에 청산하려 한다는 뜻) 그러면서 그 관리가 손으로 그 주판의 알을 탁탁 튕기자 모든 알이 다 움직였다. 모두 하나씩 지워지고 다만 "여(女)"자 한자 아래에 한 알의 주산 알만 남았다.
관리는 셈을 끝내고 나서 그 "여"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설사 이 여자를 없애더라도 아직 당신의 죄악을 다 갚지 못할 것이오. 잠시 그녀를 남겨두는데 이후에 다시 와서 나머지 빚을 받아갈 것이오!" 관리는 그 커다란 주판을 들더니 "단주판"에게 보여줬는데 단주판이 갑자기 깨어났다. 이때부터 단가에는 전염병이 크게 일어나더니 전 가족이 다 죽었고 딸 하나만 남았다. 그녀는 병이 들지 않았으나 창기가 되었다.
단주판 자신은 죽음을 면했지만 집에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고 거지가 되었다. 이 글은 <소두붕>이라는 책에 기록되어 있는데 문장의 제목이 <큰 주판>이다. 이 큰 주판이 가리키는 것은 자연히 그 관리가 가져온 하늘의 큰 주판이다. 단씨가 늘 쓰던 주판은 사리사욕을 위한 작은 주판일 뿐이다. 사람의 셈은 하늘의 셈보다 못하다. 이는 영원불변의 진리이다!
출처: 까페 나무아미타불
첫댓글 고맙습니다. 나무관세음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