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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스크랩 거룩하고 소중한 성-성교육과 선한 가치1-성모기사 2014년 1월호
수호천사 추천 0 조회 18 14.07.07 14:01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성모기사 2014년 1월호

 

pdf 파일 다운로드 하세요..

 

성모기사-2014_01-성교육과선한가치1.pdf

 

거룩하고 소중한 성-성교육과 선한 가치1

 

     제 수업 시간에 유달리 지각?결석이 많은 여대생들이 몇몇 있었습니다. 그 학생들을 면담하면서 임신과 낙태가 더 이상 비행 청소년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젊은이들이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위험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뜻하지 않게 무언가에 이끌리듯 성교육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2012년 청소년 건강행태온라인 조사에 의하면 청소년 첫 성관계 경험 평균 연령은 13.6세, 최초로 성관계를 경험한 나이는 10.6세로 나타났습니다. 우리나라의 모든 청소년이 이 나이에 성경험을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중학생은 2.1%, 일반계고교생은 5.4%, 특성화계고교생은 10.4%가 성경험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지만, 실제는 이 수치보다 훨씬 더 클 것입니다.

 

    성관계라는 문턱을 일찍 넘는 청소년들이 늘어나고, 또 그것이 임신, 낙태, 미혼모 증가, 영아유기, 영아살해, 아동학대로 이어지는 현실은 명백한 사회 병리현상입니다. 백에 하나, 천에 하나가 이상 행동을 보이면 그것은 개인의 문제입니다. 그 개인만 잘 교육해주고 돌봐주면 그 문제는 확산되지 않고 해결됩니다. 그러나 열에 하나가 문제 행동을 보인다면, 그것은 문화와 구조의 문제입니다.

 

    대기가 오염되어 호흡기 질환자가 급속도로 늘어나는데, 병원을 찾아오는 환자만을 치료한다면 병자가 급증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아무리 많은 노력을 하고, 큰 돈을 쏟아부어도 이 문제는 결코 없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사태는 거시적인데 대응이 미시적이기 때문입니다. 오염원을 제거하거나 공기를 정화시키는 본질적인 노력 없이는 근원적인 해결이 불가능합니다.

 

    콘돔 사용법과 피임약 복용법을 알려주는 피임교육 위주로 운영되는 대한민국 성교육의 현실을 보면서, 거시적 현상에 대해 미시적인 대응만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생각을 떨치기 어려웠습니다. 대증요법(對症療法)이 아니라, 무언가 본질적이고 근원적인 교육이 필요함을 절감했습니다.

 

    성적 가치관의 형성, 성과 생명 그리고 인생에 대한 통합적 인식을 가능하게 해주는 성교육과 생명교육이 이 시대의 천명(天命)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1년 동안의 깊은 고민 끝에 전공과 직업을 버렸고, 성교육 연구와 교육에 미력이지만 제 온 힘을 쏟아부은 지 4년이 흘렀습니다.

 

    ‘성과 사랑과 삶 전체의 참된 의미와 긴밀한 통합성에 대한 연구를 하되, 청소년과 젊은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전달하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열심히 달려왔습니다. 제가 마음을 다해서 준비한 강의에 적지 않은 대학생들이 생각의 변화와 깨달음을 담은 글로 화답해 주었습니다. 그 열매를 열 두 번에 걸쳐서 독자 여러분들과 나누고, 미디어 시대를 사는 젊은 세대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부탁 드리려고 합니다. 아래는 성교육 연구를 처음 시작했던 저에게 큰 용기와 격려를 준 여학생의 보고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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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교수님 강의는 성교육이라기보다 인생에 대해, 내 미래에 대해 현명하게 행동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운 것 같다. 성적인 문화에 대해 머리로는 안 좋다는 것을 알면서도 무의식적으로 허용하고 있지는 않았나 생각한 계기가 되었다. 좀 더 신중하게 들을 수 있던 건 아마 지금 우리 또래의 이야기이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내 나름대로 이러한 부분에서는 보수적이며, 현명한 결정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겼는데, 참 어리석은 생각이었다.

 

    단짝 친구가 미국에 가서 첫 경험한 얘기를 들었을 때는 솔직히 너무 충격이었고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멀지않은 내 얘기구나.’ 그런 느낌이 들었는데 아마 남자 친구가 있어서라고 생각한다. ‘난 그렇게 쉽게 하지 말아야지’ 하고 생각했지만, 확고한 신념이나 그런 것은 아니어서 호기심을 이기지 못했다. 며칠을 후회하고 불안해했는데, 그것도 한 번이지 나중엔 그런 느낌마저 없었다. 다들 이런 식으로 만나고, 사귀니깐 나만 혼자 이렇게 사는 것은 아니구나 생각이 들었고, 결정적으로 정말 친한 친구 몇 명이 같은 상황이어서 그런지 차라리 맘이 놓였다.

 

 

    그런데 이것도 시간이 지나면서 달라졌다. 한 달에 한 번씩 불안해하고, 혹시나 생리가 늦는 경우에는 그 며칠을 죄책감에 시달리고 불안해하며 지내고…. 그렇게 1년을 넘게 지낸 내 자신이 너무 한심하다고 느껴졌다. 그 친구와의 미래에 대한 계획이 없기 때문에 더 죄책감을 느꼈다. 그래서 그런지 최근 몇 달 동안에 다신 관계를 갖지 않겠다는 다짐을 했었고, 막연하지만 후에 누군가를 만나도 그러겠다고 했었다. 그렇지만 내 자신을 내가 더 잘 알고, 분위기에 약한 편이라 스스로 장담은 못했다. 그리고 솔직하게 남자 친구 사귀면서 20대 중반 넘어가면 그 나이까지 관계 안 하고 오래 만날 수 있는 남자가 몇이나 될까 생각도 들었다.

 

 

    그런 찰나에 교수님 수업을 듣게 되었는데 정말 내 얘기를 하는 것 같아서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듯 멍했었다. 지금 내 상태 같은 여자들은 공감하겠지만 항상 생리 때문에 불안해하고 별의별 생각이 다 든다. 진짜 임신되면 어떡하지, 낙태해야하는데 부모님이 모를 수 있을까, 수술비는 어떻게 마련하며 후에 몸 관리를 어떻게 하지, 이런 생각에 부담됐다. 또 부모님이 워낙 보수적이고, 유난히 나에게 기대가 크고 보호하면서 키우셨기 때문에 이 사실을 알게 되면 어떤 일이 생길지 아찔했다.

 

 

    그런데 내가 이런 상태까지 온 것이, 관계를 아무렇지 않게 여기게 된 것이 문화의 영향 때문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소녀시대나 G드래곤을 보면서 선정적이다, 너무 노골적이다, 라는 생각은 했지만 그들의 손짓하나 눈빛 하나에도 제작자의 계산이 숨어 있고 그것이 우리의 의식에 파고들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라 소름이 끼쳤다. 또 이런 문화의 영향 때문에 사람들의 사랑 방식이 모두 같은 것이라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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