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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둘이 걸어요
바람 불면 울렁이는 기분 탓에 나도 모르게
바람 불면 저편에서 그대여 니 모습이 자꾸 겹쳐
- 버스커 버스커(Busker Busker) '벚꽃엔딩' 中
이맘때면 흥얼거리게 되는 곡이 있다. '벚꽃 연금'으로 불리는 ‘버스커 버스커’의 ‘벚꽃엔딩’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가요 차트 상위권에 재등장한 벚꽃엔딩. 이 노래가 사람들에게 꾸준히 사랑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간단하다.
사람들에게 설렘을 안겨주는 '벚꽃'이라는 소재와 봄의 분위기를 잘 나타낸 곡이기 때문이다. 모두가 벚꽃엔딩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4월. 중간고사 때문에 이 아름다운 계절을 외면하지 말자. 굳이 진해로, 윤중로로 떠나지 않더라도 가까운 캠퍼스에서 벚꽃에 흠뻑 취할 수 있으니!
※ 벚꽃에 대한 오해와 진실
Q. 벚꽃은 외래종인가요?
벚꽃은 일본의 꽃이라고? 알고 보면 벚꽃은 우리나라 토종 식물이다. 제주도 한라산에 서식하는 왕벚나무가 벚나무의 기원이며, 고려 시대에 제작된 팔만대장경의 60% 이상이 벚나무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Q. 벚꽃, 그저 관상용인가요?
벚꽃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진해군항제, 여의도 봄꽃 축제 등의 벚꽃 축제이다. 때문에 많은 사람이 벚꽃을 그저 ‘관상용 식물’로 생각한다. 하지만 생각보다 다양한 쓰임새를 갖고 있다는 사실! 벚나무는 가공하기 쉬운 특성 때문에 공업용 목재로 사용돼 왔다. 한방에서는 벚나무의 꽃잎과 껍질을 약재로 활용하고 있는데, 숙취 해소와 해독 작용을 한다.
① 동국대학교 서울 캠퍼스
▲ 동대입구 6번 출구로 나오면 보이는 오르막길
서울 중구에 위치한 동국대학교 서울캠퍼스는 인근 주민들의 사랑을 받는 산책 코스다. 장충단 공원과 남산 산책로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봄이 되면 캠퍼스 곳곳에 핀 벚꽃 덕분에 '학생 반, 주민 반'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다.
동국대 벚꽃 명소로는 세 곳을 꼽을 수 있다. 3호선 동대입구역에서 혜화문(중문)을 잇는 오르막길, 과학관과 만해관(학생회관, 법학관) 사이, 그리고 만해관과 혜화관을 잇는 구름다리이다.
동대입구역 6번 출구로 나오면 정면으로 혜화문(중문)으로 이어지는 오르막길이 보인다. 20m 가량 되는 오르막길 좌우에는 벚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기 때문에, 봄이면 이 길은 벚꽃 길로 재탄생한다. 주 통학로인 만큼 전공에 상관없이 재학생이라면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벚꽃 명소다.
▲ 동국대 범종 주위 벚꽃 풍경
불교 조계종립대학이라는 특성상, 동국대 캠퍼스 내에는 사찰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범종이 있다. 범종은 과학관과 만해관 사이에 위치해 있는데, 이곳 역시 학생들에게 사랑 받는 벚꽃 명소이다. 범종을 덮고 있는 기와와 벚꽃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경이 눈길을 끈다.
신입생 정도희(21·동국대 불교학과) 씨는 "동국대 학생들이 가장 사랑하는 캠퍼스 내 벚꽃 명소는 혜화관과 만해관을 잇는 구름다리"라고 설명했다. 동국대 학생들에게 '구름다리'로 불리는 이 장소는 서울시 지방유형문화재 제20호 정각원(생활 법당)과 남산 타워 그리고 벚꽃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명소이다. 정각원의 한국적 미와 남산 타워의 현대적 미가 어우러져 묘한(?) 광경을 연출한다.
공강을 이용해 동기들과 벚꽃 구경 중이라는 박선재(20·동국대 불교학과) 씨는 "대학 입시 때 본 벚꽃과 대학생이 되어 보는 벚꽃은 의미가 다른 것 같다"며 "동기들과 함께 벚꽃을 즐기고 있는 이 시간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② 서강대학교
서울시 마포구에 위치한 서강대는 아는 사람만 알고 있는 숨은 벚꽃 명소다. 봄이 되면 캠퍼스 곳곳에 벚꽃, 개나리, 목련 등 다양한 꽃이 만발한다. 서강대는 캠퍼스가 아담한 편인데 덕분에 캠퍼스 구석구석의 벚꽃을 편하게 감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 서강대 청년광장 주변 언덕길 (출처: 서강대학교 사진동아리 서광회 회장 최근우)
서강대 학생들에게 가장 사랑 받는 벚꽃 명소는 정문에서 양 갈래로 청년광장을 둘러싸고 있는 언덕길이다. 4학년 이경원(25·서강대 경영학과) 씨는 "벚꽃 시즌이 되면 많은 학생들이 청년광장에 앉아 언덕길에 핀 벚꽃을 감상한다"며 "졸업 전 마지막으로 보게 될 벚꽃 풍경이라 감회가 남다르다"고 전했다.
서강대 정문 바로 옆에 위치한 종합 학습동인 토마스 모어관(Thomas More Hall)은 최근 들어 학생들에게 각광받고 있는 신(新) 명소이다. 토마스 모어관은 2012년에 준공된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건물 앞에 조성된 작은 공원과 벚꽃 나무 덕에 봄이면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고 있는 학생들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토마스 모어관에서 고시 준비를 하고 있다는 이현호(25·서강대 경영학과) 씨는 "토마스 모어관 앞에 핀 벚꽃을 보며 고시 공부로 지친 마음에 여유를 가져본다"고 밝혔다. 고시, 취업 등 여유가 없는 20대에게 봄의 기운과 벚꽃은 나름의 위로가 되고 있는 것이다.
▲ 서강대 리찌과학관 주변의 벚꽃 (출처: 서강대학교 사진동아리 서광회 회장 최근우)
이 밖에도 서강대에는 자연과학부 및 공학부가 자리한 리찌과학관(Ricci Hall) 앞이나 중앙 도서관인 로욜라 도서관(Loyola Library) 뒤편의 노고산 등 다양한 벚꽃 명소가 존재한다.
③ 건국대학교 서울캠퍼스
▲ 건국대 새천년관과 일감호 일대
건국대학교 서울캠퍼스(서울시 광진구 소재) 벚꽃 명소는 일감호 주변의 벚꽃 산책로다. 일감호 주변에는 벚꽃 길을 중심으로 10여 개의 벤치가 설치돼 있다. 이 벤치는 벚꽃 시즌 동안 건국대를 방문하는 수많은 커플들의 훌륭한 데이트 장소가 된다.
▲(좌) 윤정환 씨 커플 / (우) 김유진 씨 커플
여자친구와 벚꽃 구경을 위해 일감호를 방문했다는 윤정환(21·건국대 정외과) 씨는 "건국대에서 가장 벚꽃이 예쁘게 피는 곳은 일감호 일대"라며 "타 학교에 다니고 있는 여자친구를 학교로 초대할 정도로 경관이 좋다"고 말했다.
일감호에서 벚꽃을 감상 중이던 김유진(20·건국대 동물자원학과) 씨 역시 "벚꽃 길에서 남자친구와 함께 일감호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동물생명과학대학 건물 앞에서 벚꽃을 보는 것도 좋다 "고 또 다른 벚꽃 명소를 추천했다.
▲ 공부 중 휴식을 취하고 있는 박재연 씨
그러나 일감호 벚꽃 산책로가 커플의 전유물은 아니다. 산책로 주변에는 혼자서 조용히 벚꽃을 감상 중인 학생들도 많다. 공부 중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는 박재연(25·고려대 경제학과) 씨는 "집과 가까운 건국대에서 공부를 많이 하는 편”이라며 “집중이 되지 않았는데, 벚꽃 핀 일감호 근처의 벤치에 앉아 사색을 하니 마음이 가라앉는다”고 말했다.
④ 충남대학교 대덕캠퍼스
대전시 유성구에 위치한 충남대학교 대덕캠퍼스는 대전 시민들이 꼽는 주요 벚꽃 명소 중 하나다. 특히 매년, 벚꽃 시즌이 되면 다양한 축제를 개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올해도 4월 10일 (금)부터 4월 12일 (일)까지 충남대와 학생회가 주관하는 '충남대학교 꽃 길 축제'와 4월 11일 (토) '한복이야기 with 봄(대학생 문화기획단 Na_B 주최)' 등의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 충남대 '꽃길'의 시작점
충남대의 벚꽃 명소는 충남대학교 미술관에서 시작해 중앙도서관을 한 바퀴 도는 '꽃 길'과 농대 주변 도로이다. '꽃 길'의 경우 주말이 되면 가족 단위의 나들이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명소이며, 농대 주변 벚꽃 길의 경우 '벚꽃시즌에 솔로 남녀가 함께 걸어가면 커플이 된다'는 속설도 있다.
▲ 충남대 '꽃길' 전경
김아현(22·충남대 한문학과) 씨는 "충남대 벚꽃 길의 경우 오래된 학교의 역사만큼이나 쭉쭉 뻗은 벚나무가 일품이다"라면서 "풍성한 벚꽃과 함께 힐링하고 싶다면 충남대에 방문해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충남대 꽃 길을 추천했다.
⑤ 카이스트(KAIST) 본교
카이스트 본교 역시 대전 시민들에게 다양한 벚꽃 경관을 제공하는 장소다. 특히 지난달, 충남대와 카이스트를 이어주는 180m 길이의 오솔길인 '열린 길'이 완공돼 두 캠퍼스를 오가며 벚꽃 구경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김아현 씨(22·충남대 한문학과) 씨는 "개장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잘 알려지지 않은 열린 길은 차가 다니지 않는 오솔길인데, 이곳 벚꽃 길도 추천할 만 하다"고 말했다.
▲ 어은 동산에서 바라본 공사 중인 오리 연못
카이스트에서 가장 잘 알려진 벚꽃 명소는 ‘어은 동산’이다. 어은 동산에 오르면 유명한 카이스트의 오리 연못과 어우러진 벚꽃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공사 중인 관계로 연못이 말라 예년의 모습은 당분간 볼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실망하긴 이르다. 기숙사인 세종관 근처에 가면 아름다운 벚꽃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 (좌) 정보전자동 주변 벚꽃 풍경 / (우) 세종관 주변 벚꽃 풍경
오현민(21·카이스트 수학과) 씨는 "학교 기숙사 및 대학원 건물들이 있는 캠퍼스 북측"이 카이스트의 숨은 벚꽃 명소라고 추천했다. 또한, 한다빈(20·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과) 씨는 "요즘 날씨가 흐려 우울했는데, 그나마 벚꽃이 피어 위로가 된다"며 "정보전자동에서 세종관으로 이어지는 길도 벚꽃을 감상할 수 있는 괜찮은 장소다"라고 말했다.
⑥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 서울대 인문대학 아방궁 전경
서울시 관악구에 위치한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는 큰 규모만큼이나 다양한 벚꽃 명소가 존재한다. 교내 연못인 자하연과 잔디밭인 버들골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관악산 자락에 위치한 서울대는 '정문 날씨와 공대 날씨가 다르다'는 속설처럼 장소마다 기온이 다르기 때문에 벚꽃 명소인 자하연과 버들골의 경우, 아직 벚나무가 꽃을 피우지 못했다는 소식!
▲ 인문대와 음미대 그리고 경영대를 잇는 산책로인 '걷고 싶은 길'
인문대학 인근의 아방궁과 인문대와 음미대 그리고 경영대를 잇는 산책로 '걷고 싶은 길'에는 벚꽃이 만발했다. 장소마다 다른 시기에 벚꽃을 즐길 수 있는 이 같은 현상(?)은 서울대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이다. 개화시기보다 늦게 꽃을 피우는 서울대 벚꽃 명소들이 있으니, 혹시라도 벚꽃 시즌을 놓친 이들이라면 꼭 찾아가 볼 것.
최정우(24·전기정보공학부) 씨는 "벚꽃이 핀다는 것은 중간고사가 다가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썩 좋지만은 않다(웃음)"며 "지난해 버들골에 앉아 벚꽃을 구경하던 것이 생각난다. 올해도 얼른 버들골에 벚꽃이 피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밝혔다.
⑦ 인하대학교
▲ 인하대 인경호 전경 (출처: 최원주 씨)
인천에 위치한 인하대학교의 벚꽃 명소는 캠퍼스 중앙에 위치한 인경호이다. 인경호는 인하대를 대표하는 호수로, 봄이 되면 벚꽃과 버들, 개나리 등이 개화해 장관을 이룬다.
▲ 인하대 인경호 전경 2 (출처: 최원주 씨)
인하대에서는 벚꽃을 감상하며 막걸리를 마시는 학생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언제 시작되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오랜 전통이자 문화라고 한다. 취업에 성공한 예비 졸업생 최정진(26·인하대 토목공학과) 씨는 “벚꽃 필 무렵이면 동기들과 인경호 근처에 앉아 막걸리를 마시곤 했는데, 그 추억을 잊지 못할 것 같다"고 지난 학교생활을 회상했다.
벚꽃은 졸업 예정자에게는 아쉬움의 대상이지만,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재학생들에게는 의지를 다지는 계기로 다가온다. 13학번 최원주(24·인하대 의류디자인학과) 씨는 "인경호에 벚꽃이 피는 4월이 오니 비로소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었다는 것이 실감 난다"며 "아쉬움이 남지 않는 한 학기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 동국대 구름다리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불교학과 신입생들 (출처 : 정도희 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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