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의 편지
이곳 진주 문산에 교회를 개척한 지 4년 6개월. 지나온 시간은 참으로 아쉬움이 많았다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불청객 ‘코로나19’로 2년 6개월의 시간이 마치 날개를 단 것처럼 빠르게 지나가 버렸기 때문입니다. 개척교회는 시간과의 싸움이라 할 수 있는데 말입니다. 이 기간 예배와 전도 그리고 전혀 교육할 수 없는 큰 어려움이었습니다. 만남이 단절된 것입니다. 그래서 늘 외로움의 연속이었습니다. 코로나가 주춤한 지금도 주일예배를 빼곤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4년여 전 일입니다. 한참 이곳에 예배당을 꾸미던 중 재료를 사러 들렀던 곳이 각종 전열 기구가 가득한 한 매장이었습니다. 이곳에서 창문커텐도 직접 제작, 달아 주는 곳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인심 좋으신 사장님을 만났습니다. 젊어서부터 중국을 넘나들며 무역을 해오신 분이신데, 사업을 위한 안목과 규모에 놀랐습니다. IMF도 겪었지만 지금도 여전히 전열 기구를 수입해 오며, 활발히 각종 커텐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처음 첫 만남은 전열 기구가 필요해 손님으로 갔습니다. 전혀 안면인식이 없는 첫 만남이었습니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큰 헤세드(은혜)를 입었습니다. 저의 신분이 목사라는 것을 알고 지인으로부터 선물받은 쌀 한 부대와 대봉단감 한 상자를 내어 주신 것입니다. 이렇게 첫 만남이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한 끼의 생선구이 점심 식사를 대접받고, 저의 필요에 찾아갔던 것이 손에 꼽을 만큼입니다.
몇 개월 만에 필요한 물건이 있어 아내와 함께 그곳 매장에 들렀습니다. 예전에 없었던 물건들이 즐비하게 자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새로운 물건을 들여 사업을 확장한 것입니다. 사장님은 여전히 건강히 손님과 미팅 중이셨습니다. 필요한 물건을 찾아 계산하고 방해가 될 것 같아 조용히 나가려는 순간, 잠시 기다렸다 뵙고 가시라 합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자리한 시간입니다. 이야기 중에 저를 기다리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지난 시간 어찌 지내셨는지... 지금도 여전히 건강하시는지... 안부를 여쭙고 또한 답하게 되었습니다. 축하할 일이 있었습니다. 새로운 사업을 진행중이었습니다. 사장님의 일터와 가족 그리고 새로이 시작할 사업을 위해 기도해 드리고 왔습니다. 이후 일주일이 지나 제게 전화를 하셨습니다. 커피가 마시고 싶다 하십니다. 저희 소통공간 카페에서 네 잔의 커피를 내려 들고, 매장을 찾아 갔습니다. 즐거운 소풍 길이었습니다. 함께 커피를 마시던 중 제게 한 통의 편지를 내미신 것입니다. 갔던 길을 되돌아와 편지 봉투를 열어 편지지를 꺼 내었습니다. 친히 펜을 들어 손수 써 내려간 편지입니다.
늘 그립고 존경스러운 목사님!
전도에 많은 고충이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근데 목사님께선 걱정 않으셔도 되리라 저는 믿습니다.
80억 모든 인류와 생명체가 목사님 전도에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목사님이야말로 칠십 년을 살아온 저의 철학으로선
신념과 정직 믿음과 사랑으로서의 저는 지구상의 제일로 꼽습니다.
항상 생각 속에서만 목사님께 제 사랑을 드리지 못해 죄송하구 송구스럽습니다.
우리가 존재하는 날까지 목사님의 건강과 행복 목사님께선 걱정하지 않으셔도
온 세상이 목사님의 원안에 신도입니다.
늘 사랑과 존경을 더 합니다.
김 0 욱.
편지를 읽고 나니 주체할 수 없는 커다란 감동과 위로가 밀려듭니다. 작은 제가 뭐라고 불신자로부터 이렇게 크게 격려하며, 전혀 생각지 못한 응원을 받게 하는 것인가요? 하나님 앞에 그리고 편지를 써 제 손에 쥐어 주신 사장님과 이웃들 앞에 고개를 들 수 없습니다.
너무 부끄럽고...
죄송하고...
미안해서요...
섬김이 박희석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