若將除去無非草, 好取看來總是花。
누군가 회사 내부망 게시판에 이 문장을 올렸다. 앞자리 동료가 나에게 번역을 해보라고 하여 한번 봤다. 주자의 글이라는데 칠언절구의 일부 같았다.
그러나 해석이 잘 되지 않아, 인터넷을 뒤져보니 여기저기 이 문구가 나왔다. 다만 자유게시판에 올린 사람은 '除'를 ' 制'로 잘못 써놓아서 해석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이 게시자나 여기저기 블로그나 기사에 올린 사람들도 남이 어디에 올린 것을 그대로 복사해서 붙여 넣은 것에 불과하지, 이 문장을 번역해보려고 노력한 것 같지는 않았다.
대체로
'없애버리자니 풀 아닌 것이 없고, 두고보자니 다 꽃이다'
정도로 번역을 해놨다. 번역되지 않은 글자가 상당히 많아서 뭔가 좀 아쉬워, 여기서 나의 견해를 밝혀보겠다.
若將除去無非草
若:만약, '若'대신 '惡'을 쓴 문장도 보이는데, 시의 특성상 전구와 후구가 대장을 이루어 서로 반대의 뜻이 나오는 것이 자연스러우므로 '好'와 반대인 '惡'가 더 타당해보인다.
將:~을, 뒤에 草가 생략된 것으로 보인다.
除去:없애버리다.'除'만 있어도 뜻이 성립하지만, 보어'去'가 부가되어 '~해버리다'는 뜻이 첨가된다.
無非草:無非는 이중부정으로 '~아닌 것이 없다' 그래서 '풀 아닌 것이 없다'는 뜻이 된다.
好取看來總是花
好:좋아하다
取:손에 들다, 뒤에 '花'가 생략된 것으로 보인다.
看來:보아하니, 보니, '보다'라는 뜻의 '看'에 보어 '來'가 붙었다.
여기서는 '來'에 '오다' 라는 뜻이 전혀 없다.
總是花:'總'은 '모두, 다', '是'는 '~이다'는 뜻이니, '모두/다 꽃이다'라고 번역된다.
종합해보면 이런 번역이 가능하다.
惡將除去無非草
미워하여 (풀을) 없애버리려니 풀 아닌 것이 없고
好取看來總是花
좋아하여 (꽃을) 들고 보자니 다 꽃이라.
※( )부분을 생략하고 읽어보면 더 자연스럽다.
나의 번역이 완벽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남이 써놓은 걸 고민해보지도 않고, 알아보지도 않고 그대로 베껴쓰는 것은 매우 큰 문제라고 생각하여 두서없는 글을 써봤다.
새해엔 잡초같은 인생들도 다 꽃처럼 어여쁘게 여기시길 바란다.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