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량깃발 (폴대)
김 동 규 144
반짝반짝 소금꽃 눈부신 문산강에
찰랑찰랑 꼬리 담근 매봉산아
고개 돌려 사방을 내려다보며
네 기지개로 여명을 태웠지
면장님부터 각 기관장 주민 전체가
네 이마에 올라 새해 첫 해맞이 고사
올라오는 태양을 향해 지르던 그 함성
그곳에 측량깃발 폴대 수도 없이 꽂히고
진동하는 해머소리 온 산을 허물더니
파헤친 콧잔등에 다닥다닥 집을 짓고
쭉 꽂은 깃발대로 오르막 길이 되고
무너져 내린 네 얼굴 반쪽에다
포근하고 아늑한 풍천재 꿈꿨더니
이젠 아예 마당 끝에다 깃발을 줄줄이 꽃아
산 허물어 길 막으니 세상인심 새롭고
삼십 년 이웃사랑도 돈 몇 푼에 끝나네
내 꿈도 함께 무너져 버렸구나
첫댓글
일반적으로 깃발은 이념과 희망을 상징하는데 화자의 경우는 매우 부정적인 의미로 쓰였군요.
매봉산을 훼손 파괴하는 측량 도구, 그건 깃발이라 하기 보다 '폴대',(측량 폴대)가 아닐까요. 잘은 모르지만,
형식이 달라졌어요. 산문시형태로군요.
풍천의 종전 시형식에 변화를 가져온 점은 한번 시험해 볼만한 시도입니다.
헌데
''그곳에 측량깃발이 수도"와 그 다음 줄을 이어 써야지요.굳이 줄 바꿈할 필요가 없을 듯 합니다.
마음으로만 풍천재를 복원할 수 밖에...ㅠ
"사라진 깃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