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행합일이란, 주자[朱子]나 육상산[陸象山] 등이 주장한 ‘선지후행[先知後行]’설에 대한 반대 개념으로, 그 후 왕양명의 중심적 주장으로 간주되었다.
이 명제는 흔히 지식[知]과 행위[行]가 분열되어 있는 현실이기 때문에 알면 반드시 행하고 지행을 합일시켜야 한다는 당위[當爲]를 뜻하는
실천 강조의 명제로 해석하기 쉽다. 그러나 본래의 뜻은 그의 ‘심즉리[心卽理]’설의 논리를 지식과 행위라는 도덕의 영역으로 연역[演繹]한 것으로서
단순한 실천 강조론 이라기보다는 깊은 철학적 논리인 것이다. ‘심즉리’설에서는 이[理] 또는 양지[良知]는 처음부터 마음속에 존재하는 것으로서
외계[外界]로부터 지식의 획득은 필요치 않고, 행위는 양지를 실현시키는 존재로만 보는 것이다.
즉 우선 규범[知]을 알지 못하는 행위의 타당성은 보증할 수 없다는 ‘선지후행’설에는 반대이며, 규범은 이미 마음속에 내재하고 있으므로
행위는 그 표현에 지나지 않고 양자는 별개의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하나인 것이다.
왕양명은 이와 같은 지[知]를 또한 ‘진지[眞知]’라고도 불렀으며 지[知]가 ‘진지’가 되지 못하고 지행[知行]이 분열되는 것은
‘사욕[私慾]’이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하여, 현실적으로 지행합일의 필요조건으로서 ‘사욕’의 배제를 들었다.
이 때 지행합일의 문제는 당연히 풀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