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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장대훈, 수여기관: 목포대학교
국문 초록 (Abstract)
비행용 사냥도구의 등장은 후기구석기시대 석기제작기술들의 융합과정에서 나타난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기술적인 융합을 위한 반복과정과 지역·환경적인 여건 등에 따라 각기 독자적인 사냥방법을 구축한 현생인류는 분명 생존을 위한 본능에서 창출되었다고 할 수 있다. 후기구석기시대 비행용 사냥도구는 그 자체적인 성능과 기능이 매우 뛰어난 혁신적인 도구이며 많은 연구자들에게 흥미로운 연구주제로 다루어지고 있다.
본 연구에서 다루어진 사냥에 대한 현생인류의 인지능력과 도구제작 행위에 담겨진 수많은 기술적인 요소들이 어떻게 사냥도구에 투영되었는지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연구 과제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 후기구석기시대에는 슴베찌르개와 같은 비행용 사냥도구들이 발견된다. 이 유물은 후기구석기시대 현생인류의 생존활동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특히 한반도를 중심으로 약 3만년의 기간 동안 유지되어온 특징적인 유물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필자는 비행용 사냥도구들이 어떻게 우리나라에 정착되고 발달해 왔는지 알아보기 위해 인지적, 기술적, 문화적 현상들을 살펴보았다. 본 연구에서 분석되어진 종합적인 연구내용들은 다음과 같다.
2장에서는 “사냥과 비행에 대한 인지능력과 도구제작행위”라는 주제이다. 이 장에서는 사냥과 비행에 대한 개념과 상징화를 살펴보았다. 인간은 어떠한 상황에 따라 학습할 수 있는 인지능력을 가진 존재이며 사냥에 대한 개념은 바로 인지사고능력의 발단에서부터 출발하였다고 보았다. 인간이 도구를 제작할 수 있는 것은 매우 복잡한 과정을 통해 인지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비행과 관련된 도구를 제작하기 시작한 것은 비행을 통해 사냥을 할 수 있다는 새로운 방법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인류의 비행에 대한 관심은 사냥을 위한 목적에서부터 시작되었다.
현생인류는 사냥 대상이 무엇이든지 그것을 안정적으로 확보 할 수 있는 수단이나 방법들을 부단히 고민해왔다. 그것은 인류의 근본적인 포식활동이라 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생존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적합한 기능의 사냥도구들을 제작하여 왔다. 단순한 형태의 나무창에서부터 찌르개를 가공하여 자루와 조합한 창, 활과 화살과 같은 복합식 도구에 이르기까지 인류는 사냥이라는 인지적인 개념을 충족시키기 위해 상당한 고민들을 해왔다. 구석기시대 사냥도구를 제작하기 위한 기본적인 모티브는 사냥 그 자체에 모든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사냥을 성공시킬 수 있는 가능한 모든 수단들(도구, 기술과 방법 등)을 적용하여 성공적인 사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게 된다. 사냥도구의 주된 기능은 얼마나 효과적으로 사냥을 성공시킬 수 있냐는 것이며 사냥의 성공은 얼마나 빨리 사냥감을 잡을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사냥감에 최대한의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살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선택은 곧 도구의 기능을 보다 효과적으로 개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왔다고 볼 수 있다. 사냥을 위한 상징화 과정들은 유럽의 동굴벽화에 대한 연구들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사냥동물의 의인화 과정과 주술적 의미를 통해서 성공적인 사냥행위를 기원하는 구석기시대 사냥꾼들의 의식세계를 검토하였다. 이외에도 침팬지의 도구제작행위에 관한 동물적 행위와 언어에 도구제작기술과의 상관관계를 검토하였다.
3장은 “우리나라 비행용 사냥도구의 제작기술 검토”라는 주제이다. 비행용 사냥도구의 특성과 효과를 살펴보고 사냥도구의 구조와 기능을 분석하였다. 비행용 사냥도구는 비행성에 기반을 둔 사냥도구이다. 비행성은 물리적으로 중량, 추진력(운동에너지), 속도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비행용 사냥도구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복합적인 과정이 요구된다. 사냥도구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제작의 간편성, 사용의 편의성과 휴대성, 도구의 내구성과 실용성 등 복합적인 특성에 적합해야 실제 사냥환경에서 그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비행용 사냥도구들은 효과적인 식량자원의 획득과 보다 넓은 사냥영역을 확보할 수 있는 근간이 되었지만 현재까지 국내에서는 그에 따른 제작기술과 유물들이 시대 전반적으로 확대되어 나타나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단위의 슴베찌르개가 확인된 수양개 유적과 용산동 유적, 진그늘 유적 및 하가 유적의 사례처럼 석기제작소 내의 슴베찌르개 출토와 1차생산물과의 관계, 다양한 유형의 접합석기의 존재는 많은 공간적인 의미와 해석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좋은 자료이다.
인류가 사냥에 적용할 수 있는 비행도구를 개발할 수 있었던 근본적인 배경에는 바로 속도에 대한 강한 염원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속도는 곧 도구를 통해 표출할 수 있는 물리적인 수단이 되었으며 인류는 그것을 통해 매우 효과적인 사냥이 가능하게 되었다. 속도는 힘과 함께 인류가 생태계의 구성원들 중에서 가지지 못한 대표적인 능력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구상 어떤 포유동물보다 빠른 속도를 보유한 도구를 개발함으로써 그동안 범접하지 못하였던 여러 영역들을 차지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이것은 수많은 사냥대상을 확대 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식량확보 전략을 가져왔다고 할 수 있다.
사냥도구는 사냥대상 또는 서식환경에 따라 선택적으로 도구의 형태가 다양화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사냥방법(수렵과 어로)은 그 기능을 효과적으로 수행 할 수 있는 도구제작에 초점이 맞추어 졌으며 이것은 사냥대상에 대한 적절한 사냥경험, 서식환경 및 동물적 특성 파악 등 복합적인 경험에 의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비행용 사냥도구는 후기구석기시대 전문화된 사냥꾼들이 풍요로운 동물자원, 특히 특정한 이동성 무리동물을 대량으로 사냥하는 수렵에 종사하였음을 알려주고 있다.
이외에도 비행용 사냥도구를 제작하기 위해 돌날과 격지를 가공한 사례를 분석하고 성능을 파악하기 위해 실험고고학 연구들을 살펴보았으며 사냥도구의 재생산 행위에 대해 검토하였다. 사냥도구가 파손되는 기본적인 요건은 기능상실에 있다. 파손에 따른 재생산 행위는 석기사용자의 도구의 목적과 유지 및 보수에 대한 의지가 합당하게 적용될 경우에 재생산행위가 이루어진다. 도구의 지속적인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그 기능에 준한 형태적인 변화를 초래하기도 하며 다른 용도의 도구로 재생산 할 수도 있다. 용산동 유적, 수양개 유적, 진그늘 유적, 하가 유적 등에서 확인되는 다량의 슴베찌르개들과 그 파편들은 이러한 검증을 통해서 반드시 재해석되어야 할 부분이다.
4장에서는 “우리나라 후기구석기시대 사냥도구의 시·공간적 분석”이다. 슴베찌르개는 한반도를 중심으로 등장하는 돌날석기문화 기반의 특화된 사냥도구이다. 우리나라 후기구석기시대 사냥도구는 크게 시기적으로 격지석기문화기와 돌날석기문화기, 세형돌날문화기의 연속된 석기제작체계 속에서 공존되는 양상이 나타난다. 이들 시기별 문화기는 어느 일정한 공존시기가 국내에 일정기간 이상 공존해 왔던 것으로 확인되며 이것은 다시 시기적·문화적으로 대별되는 3기의 사냥도구문화로 각각 등장기, 확산기, 전환기로 분류할 수 있다.
동북아시아에서는 슴베찌르개와 같은 비행용 사냥도구들이 다양하게 분화된다. 예를 들어 우쉬키 유적을 중심으로 나타나는 화살촉문화, 러시아 극동 남부와 일본에서 나타나는 석창문화가 그것이다. 특히 석창 문화는 동북아시아의 매우 넓은 지역에 분포하고 있다. 러시아 극동지역에서는 후기구석기시대 최말기로 갈수록 양면석기가 점차 세장해지며 석기들 가운데 석창이 제작되어지는 양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특징은 신석기시대까지 이어 진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외형은 지역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데, 고산리 유적에서는 양면석기와 함께 양면박리를 원칙으로 한 타제석촉 및 내만형 타제석촉 등이 소형화되어 등장하게 된다.
전화기적 시기의 바다를 대상으로 한 채집과 어로활동에 등장하는 사냥도구들은 또 다른 영역의 식량자원을 확보하고 마련할 수 있는 전략적 선택이었다. 하지만 바다자원은 오랜 전통의 육지동물 사냥에 대한 본능을 완벽히 대신할 수는 없었다. 신석기시대 전반적으로 육지동물에 대한 사냥과 소비가 꾸준히 이루어짐과 동시에 바다자원에 대한 고른 영양학적인 섭취를 지속해 왔기 때문이다. 비행용 사냥도구들은 신석기시대에도 지속적으로 사용하던 도구라고 할 수 있다. 사슴, 멧돼지와 같은 육상자원에서부터 바다표범, 고래, 돌고래 등 바다자원에 이르기까지 동물자원에 대한 신석기시대사람들의 식단은 변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확대되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기후변화로 인한 바다자원의 선택은 기존 육지자원에 대한 식단에 있어서 식량을 확보할 수 있는 영역이 확대된 것과 동시에 폭넓은 생계경제활동의 선택적인 결과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5장은 “후기구석기시대 사냥방법과 사냥도구의 폭력성”이라는 주제이다. 후기구석기시대 사냥환경과 사냥방법을 살펴보기 위해 동굴유적에서 확인된 화석자료들을 검토하였다. 동굴유적에서 확인되는 화석자료들은 인공적인 흔적을 찾기 어렵지만 후기구석기시대 환경을 알 수 있다. 후기구석기시대 대표적인 사냥감인 사슴은 동굴유적에서 가장 많이 확인되는데 활사냥에 적합한 동물이다. 동굴유적에서는 석기가 확인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이것은 나무를 가공한 화살촉으로 사냥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추정한다. 뼈에 남겨진 흔적은 나무화살촉과 육식동물의 송곳니에 의해 생기는 형태와 유사하다. 다른 한편으로 사냥도구의 폭력성과 무기의 역할을 살펴보았다. 사냥도구는 무기의 기능을 한다. 구석기시대와 신석기시대에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서 분쟁을 해소할 수 있는 도구로 사용되었으며 이것과 관련된 고고학적 증거들을 검토하였다. 사냥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동물생태의 영향과 민족지학적 연구사례들도 살펴보았는데 사냥도구가 발달할수록 구석기시대에 멸종되는 동물들이 증가하는 이유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마지막 6장에서는 종합적인 연구내용 결과를 정리하였다.
본고는 현생인류의 사냥에 대한 인지능력과 비행, 그리고 사냥도구의 제작행위와 관련된 기술적인 체계를 파악하기 위한 작은 시도에서 시작되었다. 필자는 현생인류가 생존을 위해 품어 왔던 다양한 삶의 방식들, 특히 사냥이라는 중요한 생존활동에는 복합적인 과정과 목적, 필요성 등에 의한 결과물로 그들의 삶과 행동양식에 따른 상징성을 “사냥도구”라는 수단에 표출하였다고 바라보고 있다. 사냥도구에 대한 이해는 곧, 그들의 생활방식과 문화를 직·간접적으로 파악하여 고고학적 복원이 이루어져야만 하는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