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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하동시외버스터미널에서 1일 9회(08:00~20:20) 운행하는 다압행 완행버스를 이용. [sam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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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 산행기[사네드레]
매화향기 그윽한 섬진강 끝자락... 쫓비산(536.5m)
전남 광양 다압면 도사리 섬진마을. 이곳은 매화가 지천으로 피어나는 매화마을이다. 섬진강변의 봄은 3월의 매화꽃과 함께 다가온다. 매화마을 산자락에는 수만 마리의 나비들이 날아와 산을 이룬 듯하다. 노랑나비, 분홍나비, 하얀나비들이 형형색색 내려앉았다.
섬진강 550리 유장한 먼 굽이를 돌아나와 전라도와 경상도의 경계를 지으며 남해로 흘러드는 곳, 호남정맥이 끝나는 백운산 동편 산줄기인 갈미봉 쫓비산 그 자락이다. 여정의 끝자락에 꽃잎들에 안겨본다.
바람이라도 불라치면 매화꽃은 나비의 서투른 날개짓 마냥 몸을 맡긴다. 발걸음 닿는 곳마다 먼저 날아와 눈앞을 가리며 날개짓을 해댄다. 코끝에 그 흩뿌리는 걷잡을 수 없는 향이 물씬 에워싼다.
섬진 마을은 형형색색 매화가 한창
산 너머에 여명이 들자 청매실 농원에서 내려다보이는 섬진강 물줄기와 매화꽃 사이로 물안개가 피어오른다. 10시를 넘어서자 청매실 농원은 매화꽃을 구경 온 인파로 미여터질 듯하다. 작품으로 담으려는 사진가들 또한 줄지어 섰다.
취재진 또한 이곳을 찾았다. 단지 꽃구경에 그치지 않고 섬진강과 함께 흐르며, 매화를 온몸에 부둥켜안은 쫓비산을 올라가 보고자 해서다.
등산은 청매실농원 주차장에서 시작된다. 광양에서 김종길씨와 박영철씨가 한달음에 달려왔다. 검은 등산복에 수더분한 모습이 매화 구경을 위해서는 절대 이곳에 안 올 것 같은 인상이다.
주차장 왼쪽 맨 끝에 난 농로에 들어선다. 좌측의 작은 언덕에는 작은 동백나무가 심어져 있다. 옷이 터지며 살이 빠져 나오듯 몇 송이는 붉은 빛깔이 내비친다. 주변으로는 백매화와 홍매화가 지천으로 피어있다.
농로를 따라 광양매실영농조합 땅으로 넘어선다. 청매실농장과는 한밭인양 붙어 있어 구별하기 어렵다. 이내 길이 매화 숲으로 들어서며 사라진다. 좁은 계곡을 건너서니 밤나무 밭이다. 위쪽에 형성된 농로로 올라선다. 눈앞에 드리워진 첫 번째 산줄기를 넘어 돌아나간다. 금세 두 번째 산줄기에 다다라 산등성이를 타고 올라선다. 능선에는 군데군데 돌덩이들이 우뚝 서있다. 산비탈에는 밤나무 단지가 형성돼 있다. 커다란 바위가 놓여있는 잘록한 안부에 40여분만에 올라선다.
조망을 즐기기 위해 안부에서 20여m 떨어진 좌측 봉우리에 올라선다. 하동읍 전경이 한눈에 보인다. 백운산 자락을 휘감으며 크게 굽이치며 흐르는 섬진강과 하동 백사장이라 불리는 하얀 백사장 풍광이 어울린다. 남해바다와 인접해서인지웬만한 바다의 백사장보다 널찍하고 고운 모래빛깔이다.
도로가 난 토끼재 너머로는 높이는 작지만 불암산(431.3m)이 우람하게 서 있다. 호남정맥의 지능으로 쫓비산에서 이어지는 산이다. 산행은 그 갈림길까지 먼저 올라서야 한다.
안부로 내려서 서북쪽으로 산줄기를 따른다. 짙은 갈색의 밤나무 숲은 시퍼런 소나무 숲으로 바뀐다. 하지만 능선은 발길이 뜸해 길의 흔적은 있지만 가시덤불과 진달래, 철쭉나무가 수두룩하게 잠식하여 사정없이 이방인의 옷의 붙들고 후려친다.
"짐승 발자국 아닌가요?"
박영철씨가 걸음을 멈칫하며 숲에 난 흙이 파인 흔적을 손으로 가리킨다. 취재진은 능선을 벗어나지 않는 한에서 그 흔적을 따른다. 가파른 사면을 올라섰다 안부에 내려서자 청매실 농장의 파란지붕이 눈에 들어온다. 또다시 급경사의 봉우리를 5분만에 올라선다. 주변으로는 진달래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산기슭의 매화꽃이 꽃비되어 떨어지고 나면 바통을 이어받아 산등성이는 진달래와 철쭉으로 붉게 물들 것이다.
능선에는 진달래 철쭉이 지천
나무 틈 사이로 섬진강이 내려다보인다. 매화꽃축제가 한창인 탓에 노래소리가 산자락을 울려온다. 잡목 숲은 계속된다. 산은 그다지 가파르지 않지만 나뭇가지를 헤치고 올라서느라 절로 땀방울이 온몸에 맺힌다. 도중에 너구리 똥이 수북하게 쌓여있다. 우측 솔잎과 낙엽이 쌓인 곳에는 매화마을로 내려서는 길이 있다.
봉우리 하나를 올라서는 참에 남쪽 산줄기 너머에 울퉁불퉁한 두상을 닮은 억불봉 능선이 길고 평탄하게 이어진 백운산의 뾰족한 삼각봉이 하얀 눈을 이고 솟구쳐 있다.
불암산에서 쫓비산으로 이어지는 갈림길에 다다른다. 이곳부터는 길이 잘 닦여 있다. 표지기도 간간이 눈에 띈다. 모처럼 동북쪽으로 나무숲이 잦아들며 전망이 트이자 눈 쌓인 지리산 천왕봉과 주능선이 아스라이 눈에 잡힌다.
"여기가 쫓비산인가?"
작은 바위봉에 올라선 신준식 기자가 기다렸다가 말을 건넨다. 하지만 쫓비산은 다음 봉우리였다. 잠시 후에 표지기가 나무 가지에 무수히 걸려있는 2평 남짓한 쫓비산에 올라선다. 표지석이 있는 정상 둘레는 진달래와 참나무가 둘러싸고 있다. 그 틈 사이로 섬진강, 천왕봉, 억불봉, 백운산이 내비친다.
쫓비산은 그 이름이 특이해서 인근 주민들에게 문의를 해봤지만 명확한 답을 들을 수 없었다. 다만 '형태가 뾰족하다' 라든가 섬진강 푸른 물줄기에 빗대어 맑은 하늘이란 뜻으로 '쪽빛'에서 유래한 것이 아닌가 싶다.
쫓비산에서 갈미봉까지는 서북쪽으로 지렁이가 가지런하게 기어가듯 연결돼 있다. 두 개의 돌덩이 받침목에 솥단지 모양 얹힌 모습이 개미핥기를 닮은 바위를 취재진이 유심히 들여다 보다 떠난다.
등산로는 잘 나 있고, 표지기도 연이어 붙여져 있다. 그동안 지체된 시간을 만회할 겸 바람처럼 속도를 내어본다.
눈앞에 있던 억불봉이 취재진 뒤로 처질 무렵, 갈미봉이 우뚝하게 드러난다. 우측 섬진강 너머로는 평사리 너른 평야가 펼쳐진다. 짙푸른 논이 유난히 눈에 들어온다.
섬진강과 평사리 너른 평야
갈미봉(519.8m)을 앞두고 전망 좋은 천길 낭떠러지 바위턱에 올라선다. 갈미봉 사면은 천길 낭떠러지를 형성하고 있다. 발을 내딛자 안부에 다다른다. 바람재다. 다압중교가 있는 큰땀 마을로 내려서는 길목이다. 저 멀리 마을주변 산자락은 매화가 소박하게 피어 은은한 빛을 띄고 있다.
묘 이장터인지 중심부가 움푹 패인 둥근 원형의 터를 지나 올라서자 갈미봉 정상이다. 50여 평 되는 평탄한 공간에 방공호가 포진하고 있다. 중심에는 국립건설연구소가 세워놓은 소삼각점이 뽑혀져 있다.
갈미봉에서 큰땀으로 내려서는 길을 찾아봤지만, 흔적은 없다. 능선을 타고 내려서서 등산로를 이어도 되겠지만, 옛길이 아닌 탓에 억지부릴 필요성은 없을 듯 하여 매봉을 향해 가는 도중 재에서 내려서기로 결심했다.
가파른 내리막길을 걷는다. 금세 안부에 내려섰지만 개박골재는 가파르고 길이 뚜렷하지 않아 지나쳤다. 나지막한 봉우리 하나를 다시 넘어서 배딩이재에 다다르니 관동마을로 떨어지는 재가 움푹하게 나 있다. 낙엽이 무릎까지 덮을 정도로 쌓여 있다. 낙엽 썰매를 타듯 미끄러지자 밤나무 밭에 다다르며 길은 사라지고 만다.
발 딛는 곳마다 사방이 밤송이 투성이다. 이 지녁 주변 산은 경사가 완만한 곳에는 매화를 심었고, 경사가 가파른 곳에는 밤나무를 심어놨다. 거의 수확도 하지 않은 탓인지 떨어진 밤송이마다 벌레 먹은 밤톨이 들어차 있다.
물소리가 우렁찬 계곡을 우측에 끼고 내려선다. 저 멀리 산자락에 매화가 만개해 있다. 하산지점을 그곳으로 잡아 밤나무 밭을 가로질러 계곡을 넘는다. 고사리농장에서 내려온 농로를 따라 내려서니, 푸르고 불긋한 빛을 띄는 녹차 밭이 좌우로 펼쳐진다. 그 빛깔이 예전에 보아왔던 것이 아니다. 그밖에도 감나무, 복숭아나무, 배나무 등 갖가지 과실나무가 수두룩하다.
농로는 시멘트 길로 바뀌며 관동마을에 다다른다. 봄 향기 물씬 풍겨나는 청초한 매화가 길 양옆에서 눈발이 휘날리듯 반겨준다. 구름 속에 감췄던 해가 뻥끗하고 비추자 산언저리는 수만 송이의 꽃들이 울긋불긋 축제를 벌인다. 헷빛 머금은 매화 꽃잎에 저절로 스며들 듯하다. 매화 향은 은은한 여인의 품에 들어선 듯하다.
*산행길잡이
백운산과 지리산 조망이 좋은 섬진강변의 산
청매실농장~(1시간20분)~삼거리능선~(30분)~쫓비산~(50분)~바람재~(15분)~갈미봉~(20분)~배딩이재~(50분)~관동마을
쫓비산과 갈미봉은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지리산과 남북으로 마주하고 있는 백운산에서 뻗어나온 지릉으로 광양 다압면 매화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산이다.
산행은 섬진마을 청매실농장 주차장에서 시작한다. 좌측 농로로 접어들면 매화와 밤나무 밭이 심어진 산비탈이 펼쳐진다. 좌측 위로 150여m 거리에는 산줄기 하나가 형성돼 있고, 그 너머로 두번째 산줄기가 뻗어있다. 농로를 따라 두번째 산줄기까지 가면 15분쯤 걸린다. 분격적인 산행은 산줄기를 타며 시작된다.
불암산과 갈라지는 삼거리 능선까지는 잡목과 진달래, 철쭉이 많아 오르기가 쉽지 않다. 1시간20분 정도가 걸린다. 이곳부터는 길이 잘 나 있고 갈미봉까지 한 길이다. 삼각점이 있는 쫓비산까지는 30분이면 당도한다. 갈미봉까지는 다소 긴 능선이지만 1시간쯤이면 도착할 수 있다.
갈미봉 정상 직전 바람재에서 큰땀 마을로 하산하는 길이 있다. 갈미봉을 넘어서 급경사를 내려서면 첫 안부가 개박골재다. 그러나 계곡이 가파르고 낙엽이 쌓여 눈의 띄지 않는다. 이곳에서 작은 봉우리를 하나 넘어서면 배딩이재애 다다른다. 옛길이 움푹 패여 있어 길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관동마을까지는 밤나무 단지와 녹차밭, 감나무, 배나무, 매화밭을 지나 도착한다. 주의할 것은 관동마을로 내려서는 것은 쉽지만, 들머리로 잡으면 배딩이재를 찾기 어려우니 주의해야 한다.
*교통
매화마을(섬진마을)을 가고자 할 때는 하동을 기점으로 삼는다.
서울에서 자가용을 이용할 때는 대전에서 대전~진주간 고속도로를 이용하여 진주를 거쳐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광양을 빠져나와 하동으로 오든지, 함양에서 88올림픽고속도로를 타고 남원에서 19번 국도를 갈아타면 구례를 거쳐 하동에 들어설 수 있다. 매화마을은 하동읍내 못미처, 오른쪽 섬진교를 넘어 우회전하면 4km이면 당도한다.
하동에서 산행들머리가 되는 섬진마을까지는 하동시외버스터미널(055-883-2662~3)에서 1일 9회(08:00~20:20) 운행하는 다압행 완행버스를 타면 된다. 날머리가 되는 관동마을 역시 같은 861번 지벙도로 연결되어 교통편은 같다.
하동은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직행버스(09:10~18:30, 6회, 5시간 걸림, 요금 21,900원) 다닌다.
*먹을 데 잘 데
섬진강이 유유히 흐르는 강변에는 그곳에서 난 재첩과 참게를 이용한 음식이 별미로 손꼽힌다. 십리벚꽃이 수려하게 뻗어있는 화개장터 입구에 태봉식당(055-883-2466)에서는 고소한 향기가 일품인 참개탕이 유명하다. 주인 안외선씨(55세)는 18년 동안 한 자리에서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참게는 근처 섬진강에서 잡은 것만을 사용하며, 탕에는 호박, 감자 등 각종 야채에 수제비를 넣어 우리 입맛에 딱맞는다. 특히 가게를 둘러싸고 있는 대나무 숲에서 얻은 죽순무침은 별미다. 참게탕 30,000원. 그밖에 메기탕, 은어회, 송어회, 장어구이, 쏘가리회 등이 있다.
하동송림 입구에 있는 동흥식당(055-883-8333)은 하동재첩국의 종가라 불린다. 주인 최숙연씨(53세)는 13년 전에 이곳에 자리를 잡은 이후 섬진강에서 잡아 올린 제첩만 사용하여 요리를 하고 있다. 다른 음식점에 비해 많은 재첩과 재료를 사용한 탓에 국물이 진하고 시원하다. 재첩회 20,000원, 재첩회덮밥 10,000원, 재첩진국백반 7,000원, 재첩백반 5,000원.
잘 데는 매화마을이 광양군에 속하지만 하동읍이 지척이라 읍내의 숙박시설을 이용하는 게 편리하다. 섬진각여관(055-882-4343), 수빈각(883-4440), 흥룡장(884-1003), 월드파크여관(883-2022), 미리내호텔(884-7292) 등 다수가 있다.
*주변 볼거리
하동송림 하동 광평리의 하동송림은 1만여평의 부지에 방풍, 방사림으로 식재한 수령 300여 년 된 아름드리 노송들이 빽빽히 들어찬 곳으로 주변 경관이 아름다워 하동 군립공원 제1호로 지정되어 있다. 그 옛날, 신라와 백제의 사신들이 모여 군사동맹을 맺은 곳이다.
하동읍에서 광양과 하동을 잇는 섬진교 삼거리 방향으로 가다보면 섬진강변에 울창하게 조성돼 있다. 하얀 백사장과 푸릇한 소나무가 조화롭게 잘 어울린다.
최참판댁 박경리 선생의 대하소설 <토지>의 무대로 유명한 악양 평사리는 섬진강이 주는 혜택을 한 몸에 받은 땅이다. 지리산 거대한 능선이 남으로 가지를 친 남부능선인 형제봉 아래 펼쳐진 평야지대다. 형제봉 중턱에는 신라시대 축성된 사적 제151호 고소성이 섬진강과 동정호를 발아래 두고 있다. 이곳 하동 최참판댁에 서면 평사리 들녘 너머로 쫓비산과 갈미봉이 올려다 보인다.
*섬진나루
'섬진' 이란 이름은 두꺼비에서 유래한다
전라남도와 경상남도 경계를 지으며 흐르는 섬진강은 매화마을 앞 섬진나루에 다다른다. 이곳 나루 앞에는 수월정과 두꺼비 석상 4기가 놓여 있다. 섬진강은 본래 사수강, 사천, 기문화, 두치강 같은 여러 이름으로 불렸다. 이 강이 '섬진' 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 것은 1385년께의 일이다. 그러나 섬진강을 끼고 사는 광양과 하동 사람들 사이에는 그보다 훨씬 임진왜란 때에 생겼을 법한 두꺼비 전설에서 이 이름이 비롯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설에 따르면 광양군 진상면 섬거리에 두꺼비가 떼지어 살고 있었는데, 임진왜란이 일어나서 왜군들이 강을 타고 올라오자 두꺼비들이 회의를 열어 나라를 구하는 일에 힘을 쏟자는 데에 의견을 모으고 대행군을 시작하며 울부짖었다고 한다. 그리하여 섬진강가는 마치 두꺼비의 만리장성처럼 되어, 이에 놀란 왜구들이 물러났다고 한다. 이때부터 이 강을 '두꺼비 섬' 자를 붙여 섬진강이라 불렀다는 것이다. 정자에 오르면 나룻배가 띄워진 하동과 광양의 경계를 이루는 섬진강을 굽어볼 수 있다.
*청매실농원의 홍쌍리 명인
"남도 여행객들의 편안한 종착지로 만들고 싶습니다"
섬진강을 따라가면 매화나무가 산자락마다 심어져 있는 곳이 있다. 전남 광양시 다압면 도사리 섬진마을이다. 쫓비산 산기슭 매화마을에는 매년 3월 중순경부터 매화가 하얗게 만개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곳은 5만여 평 넓이의 청매실농원이다. 특히 2200여 개의 독이 빼곡이 들어선 장독대가 인상적이다.
이곳의 주인 홍쌍리씨(61세)는 65년 밀양에서 시집을 와 매화를 키우며 평생을 살고 있다. 당시 이곳은 산간벽지로 돌 투성이 산자락에 밤나무만 심어져 있고, 매화나무는 드물게 있었다. 홍씨는 68년부터 밤나무를 매화나무로 바꿔 심으며, 수많은 날들을 눈물로 지새야 했다.
"이 손이 호미가 되고 괭이가 되었어요. 섬진강 물도 나의 눈물보다 더 많지 않을 거예요."
몇 번이고 그곳에서 도망치고 싶었지만, 3월이 되면 희부옇게 피어나는 매화는 홍씨의 안쓰러움을 치유해주고 붙들었다. 홍씨는 매화가 만발한 산자락에 뿌리를 내리기로 결심하고, 이 세상 사람들을 정성과 사랑으로 그녀의 품 안으로 찾아올 수 있는 매화동산을 만들 결심을 한다.
그렇게 힘들게 가꾼 청매실농장은 '94년 처음으로 매실의 뛰어난 효능을 상품화하여 그 명성을 전국에 알렸고, 홍쌍리씨은 97년 정부지정 명인(전통식품 명인 14호/식품1호)이 됐다. 그리고 홍씨의 소망대로 청매실농장은 일년에 40만 명이 다녀갈 정도로 유명한 매화동산이 되었다.
참고: 월간<사람과산> 2003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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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
- 평소엔 산꾼들 발길 드문 산
- 섬진강 매화 만개하는 요즘
- 좁은 산길에 산행객 넘쳐나
- 산행 마친 뒤 출발지 가거나
- 섬진마을서 꽃놀이 즐겨도 돼
흔히 산마다 천변만화한 얼굴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사계절마다 모두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데다 비가 오거나 눈이 내리거나 하는 날씨에 따라 인상이 크게 달라진다. 게다가 새벽과 한낮, 해 질 녘 등 하루에도 여러 차례 달라진다. 그래서 같은 산이라도 갈 때마다 다른 매력을 볼 수 있기에 물리지 않고 다시 찾는 것이다. 그렇더라도 어느 산이든 한 해 중 특정 시기에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럴 때는 산꾼들이 몰려 길이 번잡스러워지더라도 이를 무릅쓰고 찾기도 한다.
쫓비산 정상에서 청매실농원으로 내려오다가 산길을 벗어난 뒤 한 굽이 도는 지점에서 내려다본 섬진강과 마을 풍경. 장독대가 가득한 곳이 청매실농원으로 건물 바로 뒤의 대나무숲 위에는 홍매화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3월의 산’으로 광양 갈미봉(葛美峰·513m)~쫓비산(536.5m)을 찾았다. 호남정맥 백운산에서 갈라진 산줄기가 매봉을 거쳐 갈미봉과 쫓비산을 빚어 올렸다. 이름도 특이한 쫓비산은 평소에는 발길이 드문 산인데 연중 3주 정도는 산행객으로 저잣거리를 방불케 한다. 바로 섬진강 매화마을의 매화가 만개하는 이맘때를 맞춰 산행과 꽃구경을 함께 즐기려는 이들로 몰리기 때문이다. 산길이 넓지 않아 사람이 몰리면 앞질러 가기가 어려워 정체를 각오해야 한다. 그런데도 섬진강 변을 하얗게 수놓는 매화꽃의 유혹은 강렬하다. 승용차를 이용해 산행에 나섰다면 섬진마을에서 산행을 마친 뒤 택시나 버스를 이용해 관동마을로 돌아가도 되지만 도사제방을 따라 걸어가는 길도 매화나무가 많아 구경하기에 좋다. 그렇지 않다면 굳이 관동마을로 돌아가지 않고 청매실농원과 농원 아래 섬진마을에서 꽃놀이를 해도 된다. 참고로 광양매화축제는 오는 17일부터 25일까지 9일 동안 열린다.
배딩이재로 올라서기 직전의 가파른 침목 계단. |
이번 산행은 전남 광양군 다압면 고사리 송정공원 주차장 앞에서 출발해 관동마을과 마을 위 매화나무밭을 지나 게밭골~배딩이재~갈미봉 정상~바람재~전망대 바위~쫓비산 정상~청매실농원·토끼재 갈림길~청매실농원~섬진마을~도사 제방을 거쳐 관동마을로 되돌아가서 마무리한다. 이번 코스의 전체 거리는 12.5㎞ 정도로 소요 시간은 5시간 안팎이다. 갈미봉~쫓비산 산행을 마친 뒤 관동마을까지 가는 제방길을 걷지 않고 섬진마을에서 마무리한다면 산행 거리는 9㎞ 정도다.
동쪽으로 조망이 트이는 갈미봉 정상 정자. |
관동마을 입구 송정공원 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길을 건너면 마을 입구 ‘쫓비산 6.5㎞, 매봉 8㎞’ 이정표를 지나 마을로 들어선다. 오른쪽 30m쯤에 관동마을 표지석과 버스정류장이 있다. 정류장 오른쪽 길로 들어가 곧바로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가면 곧 주 등산로와 만난다. 마을을 벗어나 개울을 건너면 이르게 핀 홍매화가 반긴다. 길을 따라 꽃봉오리가 맺힌 매화나무가 가득하다. 틈틈이 이정표가 서 있어 길을 헤맬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매화나무밭을 10여 분 올라가면 마을에서 올라오는 다른 길과 만나는 갈림길이다. 이정표의 쫓비산 방향으로 가면 된다. 서울대 남부학술림 안내판을 지나며 뒤돌아보면 섬진강이 살짝 보이고 그 뒤로는 하동 구재봉~분지봉 능선이 시야에 들어온다. 길은 점차 가팔라진다. 갈림길에서 20분가량 올라가면 창고와 주택을 지나며 흙길로 바뀐다. 곧 악양 벌판과 섬진강이 잘 보이는 전망 좋은 곳에 정자 쉼터가 있다.
전남 광양시 다압면 청매실농원 상부 문학공원 입구 부근에 핀 홍매화. |
곧 이정표를 지난 뒤로는 급경사 오르막이다. 게밭골 골짜기 옆으로 난 침목 계단을 오르면 배딩이재에 오른다. 오른쪽은 매봉을 거쳐 백운산으로 가는 길이다. 갈미봉과 쫓비산은 왼쪽이다. 서쪽에 보이는 뾰족한 봉우리는 억불봉(1008m)이고 북서쪽에 솟은 봉우리가 백운산(1217m)이다. 잠시 완만한 길에 이어 침목 계단이 설치된 급경사를 한참 오르면 갈미봉 정상이다. 정상석은 없지만 정자가 있어 쉬어가기 좋다. 섬진강과 구재봉이 잘 보이고 하동읍도 시야에 들어온다. 쫓비산에 가려면 국가지점번호 안내판을 바라보고 오른쪽으로 내려간다. 침목 계단을 지나 완만한 내리막을 가다 보면 돌무더기가 있는 바람재다. 좌우로 희미한 내리막길이 있다. 직진해서 올라가면 ‘쫓비산 2.7㎞’ 이정표를 지나 급경사 바위 사면에 설치된 덱 계단을 오른다. 바위 위에서 왼쪽으로 가면 정면에 갈미봉이 보이고 10시 방향에는 백운산이 우뚝하다.
섬진마을 주택 벽에 그려진 매화. |
능선을 따라 오르내리는 길이 계속된다. 40~50분 능선을 따라가면 쫓비산 정상이다. 큼지막한 정상석과 국가지점번호 안내판, 자동우량경보시설이 있다. 여기서도 동쪽으로 전망이 트이는데 발아래 청매실농원과 섬진마을이 내려다보인다. 정상에서 15분가량 가면 청매실농원과 토끼재 갈림길이다. 남동쪽으로 내려오던 길이 갈림길에서부터는 북동쪽으로 방향이 바뀐다. 군데군데 낙엽에 덮여 있거나 급경사가 나오지만 길은 대체로 걷기 편하다. 능선을 따라 30분 정도 내려가면 능선을 벗어나 청매실농원으로 내려간다. 길은 청매실농원을 가로질러 내려간다. 이곳도 홍매화가 한창이다. 농원 입구에서 조금 내려와 작은 다리를 건너 오른쪽 좁은 길로 내려가면 섬진마을 입구다. 여기서 산행을 마쳐도 되지만 관동마을로 걸어서 되돌아간다면 직진해 주차장을 지나서 강변으로 간 뒤 도로를 따라가면 된다. 제방을 따라가는 도로는 거리가 3.5㎞ 정도로 시간은 50분가량 걸린다.
# 교통편
- 부산서부버스터미널서 하동터미널으로 간 후 다압행 35번 버스 이용
이번 산행의 출발 지점인 전남 광양시다압면 관동마을로 가려면 광양보다는 하동으로 가는 게 편리하고 시간도 절약된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부산 서부버스터미널에서 하동으로 간 뒤 다압면으로 간다. 하동행은 오전에는 7시(첫차), 8시10분, 9시20분 등에 출발한다. 하동터미널에서는 다압으로 가는 35번 버스를 타면 된다. 오전에는 7시30분(첫차), 9시10분, 11시에 출발한다. 부산서 오전 7시 첫차를 타면 9시10분에 출발하는 다압행 버스를 탈 수도 있다. 시간대가 맞지 않는다면 하동읍에서 택시를 타야 한다. 승용차를 이용한다면 전남 광양시 다압면 고사리 송정공원이나 관동마을회관을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하면 된다. 송정공원 주차장에 주차하면 된다.
문의=생활레저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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