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과 남편은
가까운 실내 수영장에 가끔씩 다녀오는데
전 그시간에 뒤치닥거리 하고나면
딱 맞는 시간이라 같이 가지 않아요.
어차피 수영장 가서
몇바퀴 팔 아프게(?) 풀을 돌고나서
집에 돌아오면
제가 해야할 일 그대로 다 남아있는데요 뭐,
애들이랑 남편 보내버리고
조용히 음악 틀어놓고서
자유시간을 만끽하는게 난 더 좋아요. ㅎㅎ
수영장 하면
한가지 에피소드 생각나는 게 있어요.
ㅋㅋ
.
.
.
4년 전 쯤인가요?
캐리비안 베이에 간 적이 있습니다.
아시죠? 용인에버랜드 옆에 있는..
주위에서 하도 좋다고 하길래 ㅋ
맨날 가보리라 마음만 먹다가
그날은 애들 성화에 결국 견디지 못하고 출발했어요
긴 거리를(차로 왕복 서너시간 정도 걸림)
달려가니 11시 쯤이었어요.
웬 사람들이 그렇게나 긴 줄을 섰는지...
어마한 규모에도 인파를 다 수용 못하고서
한 파트사람들이(이백명 정도?) 나오면
다시 한 파트 들어가는 식으로 하더군요
결국 우리 차례는 두 파트 만에 돌아왔어요.
아침에 들뜬 마음으로 수영 한번 해보려고
룰루랄라 휘파람 불며 출발했던것이
오후 4시경에야 물구경을 하게 되거죠.
5시간을 쪼그리고 기다린 결과였죠
감격스럽더군요.
그래도 좋았어요.
옴마, 이게 그 캐리비안 베이라 하는 곳이야? (두리번 두리번)
이게 인공파도라고 하는거야? (폴짝 폴짝)
진짜 파도하고 똑같다. (야호)
수영하고 사진찍고..
한참 놀았지요.
웬 풀장놀이 기구들은 그렇게 많이 눈에 띄는지...
모두 재미있게 보이더라구요.
아들아, 딸아,
우리 저쪽가서 저 건물안에 함 들어가보자.
역쉬 기대했던 대로
그곳에는 디따 큰 미끄럼틀이
꼬불거리는게 놓여져 있더군요.
슬라이딩이라 부르나요?
위에서 완전히 바닥으로 내려오려면
적어도 3.4 바퀴는 돌아야 될 것 같았고
시간도 제법 걸릴만큼
길고 큰 미끄럼 기구였습니다.
수영장 다니면서
그런거 눈에 띄기만 하면 해보던 애들이었지만
우리 큰애가 하는 말 ...
"만만찮을것 같은데 ..."
그런거 한번도 안 타본 내가 더
"얘, 재미만 있을것 같다 뭐"
딸이랑 같이 스타트했어요. (두개의 미끄럼이 붙어있었어요.)
내려오면서 그 속도에 너무 놀랐어요.
하지만 이젠 늦었어요
스톱 할수도 없고...
아, 어떡해 ~ ~
다시는 이런거 안타야지..
이런거 또 타면 성을 간다 내가 정말...
근데 언제 바닥에 도착하지?
아, 이상해
머리는 빙글빙글...
그러면서
어느틈엔가 웅성웅성 시끌거리던 소리가
들리지 않는거에요.
아주 잠깐 시간이 흘러간 거 같았는데
소리들이 아득하게 희미하게 내귀에 들리는거에요.
어디서 아주 가는 소리가 ....
.
.
.
.
.
.
.
"건져 건져"
"이 아줌마 왜 이래?"
"기절했나봐"
저는 처음 타보는 수영장 미끄럼을
제일 겁나는 높이에서 시작하는 바람에
난생 처음으로
기절이라는 걸 경험해 보았습니다.
카페 게시글
━━━━○ 이야기 샘터
♧ 캐리비안베이 에 얽힌 에피소드 ... ♧
청보라
추천 0
조회 78
03.07.31 00:19
댓글 3
다음검색
첫댓글 흠메~가보고 싶은거~! 기절한 아줌마가 귀여기도 하네요.
하늘별님, 안녕하세요. ....아, 그날의 기억.. 넘사스럽고 촌시러웠다는 기억 뿐입니다. ㅋㅋㅋ
정말 큰일 날뻔 하셨군요 ㅎ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