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여성시대 비몽사몽몽

신옥 (연신 거울에 자기 모습을 비춰보며 누군가에게 묻는다.) 어때 내 머리?

순정 너무 괜찮다!

신옥 내가 밥 시킨 게 언제야? 아직까지 안 오면 가야지 뭐.

신옥이 카운터에서 계산을 하고 있는데 오십대 후반의 배달아줌마가 식사요, 하며 비닐로 덮여진 쟁반을 들고 들어온다.

신옥 아줌마는! 나 아줌마 기다리다 쓰러질 뻔 했단 말예요.
아줌마 아유, 배달이 밀려가지고…….

신옥 나 이제 배 안 고파요. 도루 가져가.

아줌마 (당황해 하지만, 신옥이 꼭 응석부리듯 말하기 때문이어서 긴가민가 싶다)

신옥 (날카롭게 쳐다보며)뭐해요? 가져가라는데…….

아줌마 (혼잣말처럼) 음식을 시켜놓고 그냥 가져 가라믄... 성질머리 하고는.

신옥 뭐요? 지금 뭐라 그랬어요? (태도가 돌변하는)
아줌마 (당황해서)아무 말도 안했어.

미용사2 (다가오며) 아줌마, 정말 그렇게 말했어요?
아줌마 아니 내가 무슨 말을 했다고...

미용사 다음부턴 조심하시고, 빨리 갖고 가세요.

신옥 (날카롭게)가긴 어딜 가? 사과해. 사과하고 가.


아줌마 ……죄송해요. (신옥에게 허리를 굽혀 고개를 숙이고 절을 하며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

신옥 다음부턴 저기서 뭐 시키지 마. 알았지?
자, 언니! (팁을 건넨다.)
미용사들 고맙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나사장 이렇게 기다리게 해도 되나?
신옥 (나사장을 똑바로 보며)할 말이 그것밖에 없어요?
나사장 (그제야)머리? 예쁘다! 죽인다!

순정 (나사장에게)사장님, 저희 매장에 꼭 한번 들러 주세요.
(신옥에게 손가락을 까딱이며) 언니, 가세요.

신옥 (순정의 뒷모습을 보며 경멸하듯)아이고, 차 한 대 팔아볼라고 애쓴다!
나사장 쟤, 아직 혼자 사나?
신옥 왜? 그게 왜 궁금해?


정형사 (들어서며)안 가세요? 뭐 좀 걸렸어요?
성호 (황급히 화면을 끄며)걸리긴 뭐가? 눈 아파 죽겠다.

최형사 오형사님! (한 잔 하자는 손짓으로) 가볍게! 갈빗살 양념 짝 해가지고!

성호 됐네요 사탄의 자식아!


순정의 집 내부. 불은 꺼져 있지만, 어느 한 곳에서 불빛이 새어나와 아주 어둡진 않다. 모니터는 혼자 켜져 있다. 빈 집에 아이의 노래 소리가 울려 퍼진다. 그 노래를 따라 부 르는 누군가의 낮은 목소리 들려오기 시작하고.
소리 아빠……. 이제는 알아요. 인생은 외로운 거라고 아빠 가 해준 말, 전에는 몰랐지 만…… 저녁에 뜨는 별이 왜 슬퍼 보이는지 이제 알 것 같아요…….

순정 …… 저녁에 뜨는 별이 왜 슬퍼 보이는지…….

신옥 그 앰플 뭐야, 언니?(특유의 애교 가득한 목소리로)
2호 (바르며)캐비어 성분이 들어가 있거든요.
신옥 (흐를까봐 입도 크게 안 벌리고)효과가 뭔데?
2호 리프팅하고 노화 방지죠. 석고는 미백, 그리고 영양.

신옥 (다시 흐믓한)여긴 역시 다르구나…….

문이 살짝 열리며 4호실 관리사 손으로 밥 먹 자 한다. 끄덕이는 2호실 관리사.

그렇게 혼자 남겨진 신옥



팩여자 오늘은 손까지 서비스 해 드릴거거든요?

비닐 팩을 뽑아 신옥의 손을 넣고 그 안에 석고 반죽을 부으며,
팩여자 쏟아질까봐……. 손 좀 이렇게 모아주세요.

팩 여자, 놓여있는 랩을 집어 양 손을 칭칭 동여맨다.
그리곤 랩으로 몸까지 돌려 베드에 묶어버리는 팩여자.
움찔하는 신옥, 영문을 모르는데, 팩여자 가차없이 신옥의 콧구멍에 대고 석고를 들이붓기 시작한다.
헉하는 신옥, 나오지 않는 소리로 음음 악을 써 보지만, 고개만 세차게 흔들 뿐.
팩 여자, 신옥의 목을 한 손으로 짓누르면서 남은 석고를 코에다 붓고 또 붓는다.
흘러내리는 석고. 침대와 재료대가 정신없이 흔들린다.

2호 (문득 수저질을 멈추며)무슨 소리 나지 않았니?
4호 무슨 소리?


4호 왜애?
2호 좀 이상해.








4호 가운 입으셨네. 화장실 다녀오셨어요?

팩 여자의 얼굴에서 팩을 마악 뜯어내려는 순간. 들리는 비명소리, 쉼 없이 이어진다.

달려 나가는 4호 관리사

첫댓글 너무 재밌다 !!ㅠㅠ
이거진짜재밌고 존나슬펐는데ㅠㅠ!!! 다시봐야겠다
하 갑자기 너무 재미있어서 정주행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