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위기의 또다른 측면

이 글은 가바사랑(<a href="http://www.gabalove.er.ro" target=nlink>http://www.gabalove.er.ro</a>)에서 Freshman님께서 쓰신 글을 퍼온겁니다. 초록마르스라는 닉네임으로 현재 이 카페의 서양사 게시판을을 검색하시면 인문학 위기에 관한 글이 나오는데요.. 그 글도 이분께서 쓰신 겁니다.. ------------------------------------------------------------------------------------- 어릴적 ‘선진과학기술입국’ 이라는 표어를 보며 자랐습니다. 어린이들에게 꿈이 뭐냐고 물어보면 그 시절의 단골메뉴는 ‘박정희대통령’ 아니면 ‘장군’, ‘축구선수, 그리고 ‘과학자’였죠. 요즘은 그렇지만도 않지만 이공계 출신은 어딜가도 밥을 굶지 않는다는 말도 귀에 못이 박히면서 들어왔고, 취직걱정은 안하되 단지 어떤 대우와 조건인가에 따라 고민을 한다는 말도 많이 들었습니다. 박정희 시절 NASA 등에서 일하던 고급두뇌들에게 파격적인 대우를 해주는 것도 보았을테고, 그보다 어린 시절엔 마징가제트도 만들고 싶었을 겁니다. 물론 이분들도 대개가 환상에 불과했다고들 하지만 말입니다. 본인은 유명하지 않은 학교에 그나마 전공도 인문계중의 어문계열이라 대학 1학년때부터 아예 대기업취업꿈 따위는 접어 놓고 살았습니다. 그때는 인류학이나 선사고고학 교수가 꿈이었다죠. 밤새워 토론하며 개똥철학이지만 유명한 철학자나 사상가의 말들을 인용하는 것을 경쟁이라도 하듯 (지금 보면 좀 유치한, 그 일본만화 “Innocence”같은) 주워섬기고, 한문을 보고도 이건 조선한문이다, 중국한문이다라는걸 누가 금방 가리는가를 실력의 척도로 삼기도 했던 낭만적인(?) 인문학도 시절을 보냈습니다. 군대를 마치고 3학년이 되니 진로걱정을 해야할 시기가 돌아왔죠. 졸업여행에 남들 흥분해 있을 때 본인은 졸업여행을 갈 경비도 조달이 되지 못했을 뿐더러 무엇보다도 미래에 대한 고민 때문에 제주도에 놀러갈 기분이 되지 못했습니다. 그때 학과에 남아 있던 병역미필(정확히 말하면 면제자, 6방)자들이나 여학생들은 대개가 교직과목이수자였습니다. 그리고 하필 대개가 있는 집안 아이들이었죠. 그때도 희안하게도 있는 집 아이들은 멀쩡해도 방위(지금의 공익) 내지는 별 이상한 이유로 면제받았습니다. 그 아이들은 대개 졸업후 친척이 운영하는 사립중고교로 예약취업이 되어 있는 상태였습니다. 순수인문계 학부졸업생으로선 전공을 그대로 살릴수 있는 길은 그것이 거의 유일한 것이었고, 그것도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죠. 본인은 교직같은데는 별 취미가 없었던데다가 그때 당시부터도 공립학교교사 순위고사는 사법고시에 준하는 경쟁률을 자랑하고 있었고 사립을 가려면 재단에 아는 사람이 있거나 막대한 기부금을 내야 했기 때문에 오르지도 못할 나무는 처음부터 포기한 것이었죠. 비사범 일반계열에서 교직을 받으면 사범대학의 XX교육학과와 똑같은 커리큘럼에 위에서 짜여져 내려오는 시간표에, 학점 유지하기 위해서 교수들한테 고분고분해야 하고 등등 여러가지로 힘들죠. 그거 안 받는 대신에 널널한 학점이수와 남는 시간에 많은 고전이나 기타 방계서적들을 읽고 외부에서 개최하는 세미나를 쫓아다니면서 술도 얻어먹고. . .후회는 않습니다. 4학년 2학기때는 중간고사를 대개 레포트로 대체한뒤 12월 이전에 논문만 내면 되기 때문에 수업이 거의 없었습니다. 위에서 말한 과내 후배들인 귀족그룹(?)들은 6개월 이후에 어차피 중등학교로 들어갈 것이기에 때는 이때다(?)싶어 산으로 들로 놀러들 다녔고, 나와 함께 복학한 가난한 동기 예비역들(하필 시골출신에 지지리도 가난한 놈들)중 발빠른 이들은 9급공무원이나 경찰공채를 준비하느라고 학교를 안 나오거나 도서관에 파묻혀 있었죠. 나와 함께 우리 전공을 사랑한다던 몇몇 친구들. . .그들은 그때 이후로 어디로 갔는지 모릅니다. 우리는 논 것도 아니었고 전공에 누구보다도 자부심을 가지며 한문이나 영어의 습득에도 열심이었고 방계학문을 닦는데도 열심이었지만 결국 사회로 내동댕이쳐져야 할 날은 시시각각으로 다가오고 있었죠. 그중 한명은 전공을 신학으로 바꾸어 다른 대학원으로 진학했고 나머지 5~6명의 동료들은 4학년 2학기의 여름에서 가을로 뒤바뀌던 시기에 어디로 어떻게 사라져 갔는지 모릅니다. 대학 3학년때라도 공무원시험준비는 너무 늦은 것이고, 적성에 맞는 것 같지도 않고 전공과 비슷한 진로를 찾으려니 교직 다음은 신문기자이더이다. 신문기자라. . .당시는 허접한 동네신문사도 없었고 중앙일간지 (조/중/동/한/경/서/한/문/국) 는 사법고시급인데다가 일류대학 출신들에게만 원서를 배부했고 지방신문도 만만챤은 경쟁률에 빽까지 있어야 한다니까 포기하고. 아무데도 이력서 한장 못넣어본 본인은 찬 바람이 휘몰아치던 그해 겨울날 을지로 3가의 출판사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것이 전공과 그나마 흡사한 계열이었죠. 저임금장시간 고강도노동은 둘째치고 출판업무와 그 업계에 대한 환상이 깨지는데는 한달이 채 걸리질 않았죠. 그런 업무들은 대개가 학력의 고저나 학문적 바탕과 상관없이 숙련된 사람들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들이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인이나 본인의 동료들, 선후배들은 사회와 정부를 원망해 본적은 없었습니다. 착해서 그렇다기보다는 “그 학문 자체가 직접적인 사회적생산가치를 생산해 내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어서일 겁니다. 이공계열 아이들이 취업이 잘 된다는 사실에 부러워는 했지만, 결코 질투는 하지 않았습니다. 졸업직전, 인문학위기론이 들렸죠. 우리나라의 대학교육이라는게 전공이나 학교의 지명도에 관계없이 상당히 부실하고 형식적이기 때문에 그것을 인문계열로 국한해서 문제제기를 한 것이 아닌가 하는. . .아니면 좀 음모적인 면이 있지 않는가 하는. 이공계 위기론이라는 말은 일정한 싸이클을 타고 상당히 주기적으로 들리는 것 같습니다. 글쎄, 본인도 그렇고 인문학전공자들에겐 그저 배부른 투정으로나 들립니다. IMF에도, 그리고 21세기에도 그런 말이 한국에서 목청껏 높아지니 말입니다. 통계적으로 볼때에 경기가 나빠 취업률이 떨어질때마다 들리는 소리같기도 했고, 음모론에 의하면 S공대의 커트라인이 지방대의대/한의대/약대보다 떨어지기 시작한때부터 그런 말이 흘러 나왔다고 합니다. 본인이 그전에 제기한 S대의 교수수첩사건 때문에 인문학위기론이 터진것과 상당히 흡사하군요. 얼마전 제가 나가는 모임에서 만난 남자들, 6~7명 정도 되는데 건축, 컴퓨터, 전자, 통신공학 전공자들이었습니다. 대개가 전공을 살려 일을 하거나 흡사/유사/관련업무를 보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제가 그들과 술을 먹으며 던진 화두가 “이공계위기”가 도대체 무엇인가였습니다. 이들이 입을 모은 내용은 “취직은 잘 되는데, 진급이 안된다” 였습니다. 내가 그들에게 반박한 내용은 “상경계열은 일류대 간판이 기본적으로 필요하고 치열한 경쟁끝에 겨우 대기업에 취업이 되고, 부장까지의 진급은 20%도 안된다. (순수)인문계는 취직은 고사하고 원서조차 못 낸다.” 였습니다. 그리고 그분들만의 예가 아니라 인터넷포럼이나 각종 토론에 실린 공대출신의 한숨이나, 장식품으로 쌓아올린듯한 거대담론과 사회과학적 지식과 해박한 시사에 대한 감각을 바탕으로 실린 이공계인들(교수, 연구원, 기업체 프로젝트 담당자)의 칼럼도 결국은; “왜 무식한(?) 인문계 밑에서 심부름 해야하나? (칼자루 내놔)” 이런걸 말하고 싶은듯 했습니다. (오해없기바람, 본인이 스캔해낸 그들의 속내가 그럴 요지 다분) 연구원등의 아이디어나 창안이 위로 반영이 되지 못하고 (기업체 내지는 기술공무원쯤 정도 되는 것 같았습니다.) 행정학이나 경영학을 전공한 윗선에서 차단이 된다던지 하는 문제는 그들이 심각한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본인은 좀더 다르게 생각합니다. 학문과 기술개발에서 이공계인들이 철저히 지켜야 할 룰은 “가치중립”입니다. 그리고 더 발전시킨다면 “인본주의” 라고 볼수 있습니다. 가치중립은 쉽게 요약한다면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와야 한다는 것이죠. 그러나 이런 가치중립이 타락하게 되면 철저한 정치사회적 무관심으로 흘러 핵이나 생화학무기의 개발로 발전하게 할 위험성이 내포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을 막아주는 것은 인본주의입니다. 인본주의는 그 본질에 있어서 인문학적인 것입니다. 그래서 “과학기술에 대한 문민통치”는 당연한 것입니다. 결정권자의 역할은 이공계인들의 아이디어를 받아주어서 쓰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좀더 다른데에 있습니다. 인사결정, 기획, 관리, 그리고 뭐라고 하나요? ‘전략적 사고’와 ‘결정’ 이라는 것이죠. 예를 들어 기술자가 Pentium 5를 개발해 냈다고 합시다. 하지만 그 위의 관리자나 경영자의 관점은 다릅니다. 그것이 시장가치를 가질수 있겠는가라는 점, 이익을 낼수 있겠는가라는 점, 공정의 몇 퍼센트를 변경하거나 교체해야하는지 그러면 종업원규모의 재배치를 고민할 수밖에 없고. . . 등등을 종합적으로 사고하고 판단하게 되고, 채택이냐 비채택이냐라는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그것은 기술중심적으로 사고가 가능한 것이 아니라, 경영과 행정, 경제적 시각 등을 종합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종합적 사고와 판단 이전에는 철학적, 인문학적 사고가 있게 됩니다. 이런 관리자들 중에도 (순수)인문학적인 감각을 가진 이들의 판단은 또 다릅니다. 당장은 이해가 안되도, 남들이 언뜻 바라보지 못했던 곳에서 문제를 제기하거나 미래의 문제나 잠재성 문제에 대해 남다른 사고를 하는 분들이 인문학적 사고나 철학적 사고를 하는 관리자들입니다. 실제로 카나다나 미국에서는 관리행정직을 뽑을 때 순수인문계출신들과 상경계열출신들과 전혀 차별을 두지 않고 동등한 선에서 평가하고 채용합니다. 그리고 그 분들은 자꾸 선진국 선진국 하는데, 미국이나 독일같은데서는 나이 60된 할아버지엔지니어들도 계속 공부해서 업글해가는 가운데 자신만의 노우하우나 경험을 되살려 ‘전문적 엔지니어’로서의 드높은 자부심으로 사시는 분들 많습니다. 물론 거기에는 고용주체가 상응하는 대가를 물어줘야겠죠. 하지만 그것은 이공계인들 자신들의 자질과 자부심에 좀더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이기도 하고 아니면 노조라도 세워 자기 회사측에 요구해야 할 내용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것을 사회적 관심 운운한다면 배부른 투정으로 밖에 더 들리겠습니까? 본인은 전공과 다른 일을 하고 있지만, 언제든지 일을 관두면 다음엔 어떤 직장에서 일하게 될지 걱정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공계는 그런 점에서 상대적으로 자유스럽습니다. 우리역사에서는 인문학이 최고였던때가 있었죠. 그때당시 지나친 인문학 위주였기 때문에 임란도 막을수 없었고 근대화도 뒤쳐졌다고 하지만 ‘이공계’의 학문이 학문으로 인정받을만큼 경제와 생산력이 발달했던 것도 아닙니다. 독자적인 학문으로 구성되려면 상응할만한 경제적 움직임이 있어야 했습니다. 그것이 구체적인 움직임으로 나타난 것이 소위 실학입니다. 하지만 실학의 움직임이 또 사회의 움직임과 변화를 주도할만한 역량을 가졌던 것이 아니고, 그것을 연구한 이들 역시 인문학도(유학자) 였다는 한계로 인해서 독자적인 학문체계를 갖지 못하게 된채 나중에는 서구와 일본에 의해서 강제적인 개방을 당하게 되지요. 그리고나서 인문학 자체가 조선을 패망으로 이끌고 세계에 뒤쳐진 한국이라는 이미지를 갖게 되면서 “과학기술입국”만이 살길이란 식으로 구호화됩니다. 물론 과학기술입국론이라는 것은 한국의 역사뿐만 아니라 세계의 역사에도 보편성으로 작용합니다. 멀리가면 산업혁명도 있지만 양차세계대전은 과학기술의 비약적 진보를 이루죠. 그렇다면 이공계출신들이 유럽에서도 상당한 대우를 받았음을 알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전반적인 선진사회의 움직임은 3차 산업으로 넘어간지가 오래입니다. 의료와 교육과 서비스산업 . . . 이공계와 인문계의 총체입니다. 이런 산업들이 사회의 주류로 올라섭니다. 이전의 “굴뚝공장산업”은 사양산업이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당연히 이과생들중 공부잘하는 학생들이 의대를 꿈꾸겠죠. 돈잘벌고 존경받으니까. 한의대도 요즘은 만만치 않죠. 건강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웰빙시대라고 하나요? 어느나라라도 엔지니어보다 의사가 평균적으로 많이 벌겠죠. 요즘은 수의사도 뜨는 직업이지요. 시골에서 누렁이들이나 풀어 방치하고 키우는 시대가 아니라는거죠. 그만큼 먹고 살만해졌다는것이고. 그래서 쓸만한(?) 이과출신들이 예비 만년월급쟁이인 공대를 기피하고 돈되는 의약계로 몰리는게 어딜가나 당연한겁니다. 이공계는 수많은 사회적 산업중 하나의 부분 (물론 중요한 부분입니다.)의 한쪽에서 그에 합당한 역할을 수행하는 분업구조중의 하나로 편입되게 됩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그런 단계의 입구에 서 있습니다. 어쩌면 그런 시기가 지났는지도 모릅니다. 앞으로의 대책은 이공계위기에 대한 타개책이어선 안되며 사회전반의 전략적 업그레이드라는 관점에서 고민해야 합니다. 그리고 아까 잠깐 언급했지만, 순수이공계인 수학과 물리학, 화학에 대한 투자도 고민이 되어야 합니다. 이공계의 위기론과 인문계의 위기론은 거의 비슷한 시차를 두고 비대칭적으로 튀어나왔습니다. 이공계와 인문계는 전체의 학문이지요. 결국 한국의 학문전체가 위기와 고사상태로 갔다는 이야기밖에는 안됩니다. 그리고 작금의 위기는 군인들이 30여년을 통치하면서 눈에 보이는것만을 추구한 것에 대한 업보일수도 있습니다.(눈에 보이는 것만 추구; 군에 가 보면 압니다. 군인이 정치를 해선 안된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군복무를 통해서 깨닫게 됩니다.) 문민집권 13년째이지만 못을 뽑아도 못자리는 남습니다. 기초이과계열이나 인문계에는 투자를 해도 몇 년만에 어떠한 결과를 보여주지 못합니다. 그래서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 기초이공계나 인문계가 버려진 결과는 이토록 참혹합니다. 한국휴대폰. . . 예쁩니다. 하지만 부품의 로열티로 나가는 것이 태반입니다. 그 안에 있는 부품은 원천기술이 없기 때문에 못 만들지요. 자동차의 오토매틱미션. . .그것도 못 만듭니다. 현대는 미쯔비시, 기아는 마쯔다거 끼우죠. 엔진도 그렇고. 자랑스런 국산전투기 A-50, 그거이 동체조립일뿐입니다. 자랑스런 K-1전차, 그거 한국의 요청에 따라 미국이 개발해 준 것입니다. 부속품 하나하나마다 미국, 독일 등에 막대한 라이센스비를 지출해야 합니다. 본인은 요즘 언론에서 떠드는 “일본의 백제연구자보다 한국내 있는 사람들이 적다”, “중국내 고구려/발해 연구자보다 한국내에 있는 사람들이 적다” 라고 호들갑을 떨어대는 것에는 실소를 금치 못하겠습니다. 언론 특유의 냄비병이죠. 그러면 그들이 언제 인문학을 위한 고민을 해 보았을까요? 인문학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기획특집이라도 내 보았는지 매우 궁금합니다. 독도는 일본땅이다라고 옆나라에서 난리칠 때, 왜 그것이 한국땅인가를 논증하는 작업이 당장 이루어지지도 못했습니다. 그때서 이리저리 찾아서 우리 땅이라고 증명했지요. 왜 그런 작업을 미리하지 못했을까요? 미리미리 했다면 훨씬더 치밀하고 정확하게 논증했을 것입니다. 아니, 왜 평소에 축적되고 보고된 자료들이 없을까요? 원래 우리땅이라? 왜 역사학자들이 독도나 백제문화, 고구려를 연구하지 않을까라며 학자들의 타성을 탓하는 언론을 보면 한대 쥐어패고 싶습니다. 물론 인문학 강단의 문제는 많습니다. 쓸만한 인재들이 졸업하고 대부분 어떤 일들을 하는지 아십니까? 사학과 교수님들이 학교 뒷산의 옛 성터에서 기왓장이나 이상한(?) 물건들이 쏟아져 나와도 속수무책인거 아십니까? (그런 사실이 도굴꾼들 귀에 들어가면 결과는 어떻게 될까요?) 또 하나, google.co.kr로 들어가서 좀 학술적인 단어를 쳐보시고 google.com에 가서 그 단어를 영어로 한번 쳐보시죠. 얼마만큼 우리의 인문학적 바탕이 고사되었는지는 그 두번의 검색으로 알수 있을 것입니다. 다시 이공계의 위기론으로 돌아온다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의 조류가 시대의 흐름을 타고 변해간다는 이야기이죠. 그렇다면 지금 인구에 회자되는 이공계의 위기는 역사적 필연의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니, 고통스런 학문의 구조조정작업이 강제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본인은 더 가슴아픈 것이있습니다. 만약 이공계 위기론이 S대공대 커트라인 하락으로 인한 음모론이라는 말이 맞다면, 그리고 이공계위기론이 지속적인 대우향상과 소위 결정권의 욕심때문에 외쳐지는 것이라면. . .정작 중요한 이공계 위기론의 본질은 다른데 있는데 그들은 그것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것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소리가 들릴때마다 우는 아이 사탕주듯, 이공계장학금규모 얼마 증가하겠다, 연구소지원 어쩌구하는 정치인들을 볼때는 더더욱 그렇군요. 없는 일자리와 무관심에 대해 사회에 한번도 원망해 본적 없는 인문학전공자가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