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4개월 만에 1만가구 급증.. 수도권도 미달 속출
아시아경제 | 류태민 | 입력2022.04.01 10:23 | 수정2022.04.01 10:23
사진 삭제
서울 일대 아파트 전경(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류태민 기자] 수도권 외곽에서도 미달 사태가 속출하면서 아파트 청약 양극화가 심화되는 모양새다. 부동산 시장이 주춤하면서 인기가 적은 경기 외곽에서 먼저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으로도 공급폭탄이 예고돼 있어 미분양 사태가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1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주택 통계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2만5254가구로 전월(2만1727가구) 대비 16.2%(3527가구) 증가했다.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10월 1만4075가구를 기록한 이후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4개월 만에 1만 가구가 넘게 늘었다.
수도권 미분양은 2318가구로 전월 대비 74.9% 급증했다. 수도권 미분양은 지난해 10월 1290가구를 기록한 이후 4개월째 오름세다. 이는 경기지역이 지난 1월 855가구에서 2월달 1862가구로 117.8% 급증하면서다. 특히 한 때 ‘미분양 무덤’으로 불리던 안성은 최근 들어 다시 부진하는 모습이다. 안성의 2월 미분양 주택수는 1068가구로 경기도 전체 미분양 가구 수의 절반이 넘는 57.3%를 차지하고 있다.
수도권 미분양이 급증한 데에는 청약 미달사태의 영향이 크다. 올 들어 이뤄진 경기도 외곽 분양에서는 경쟁률이 소수점 단위까지 내려가며 주인을 찾지 못하는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1월 분양한 경기 안성시 ‘우방아이유쉘 에스티지’는 916가구 모집에 341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0.37대 1로 마감했다. 이후에도 미계약 등이 이어지며 안성시 통계에 따르면 2월말 기준 805가구가 미달로 남았다.
지난달 말에는 경기 평택시 현덕면에서 분양한 ‘평택화양 휴먼빌 퍼스티스티’는 1468가구 모집에 1227명이 신청해 241가구가 미달됐다. 인기가 높은 전용 84㎡ 평형은 마감했지만 나머지 3개 타입은 미달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아직 통계에 반영되지 않은 미달 단지가 속출하고 있어 앞으로 미분양 가구 수는 더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달 2일부터 청약을 받은 경기 안성시 당왕동 ‘e편한세상 안성 그랑루체’의 경우 6개 주택형 가운데 4개 타입에서 미달이 발생했다. 1274가구 공급에 2순위까지 청약을 진행했지만 356가구가 미달로 남았다. 같은 날 청약을 진행한 경기 양주시 백석읍 ‘신양주 모아엘가 니케’도 491가구 모집에 308명이 신청하며 183가구가 미달됐다. 4개 주택형 가운데 1개 타입만 마감한 셈이다.
아파트 매매시장의 조정 양상이 나타나면서 청약시장에서도 수도권 외곽 지역 시장 분위기가 먼저 얼어붙고 있다는 게 분양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공급이 쏟아지면서 입지 조건이 떨어지거나 시세차익을 노리기 어려운 단지는 미분양 사태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라며 “입지도 좋고 분양가상한제 적용 등으로 시세 차익이 기대되는 분양단지는 청약 열기가 여전해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류태민 기자 right@asiae.co.kr
ⓒ 아시아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