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어준 날: 20240627목 17:00~17:30
읽어준 곳: 경산 아가페지역아동센터(중방동 행정복지센터 맞은편, 마가교회건물)
읽어준 책: 《꽃밭에서》 어효선 동시ㆍ하수정그림
《들꽃 아이》 임길택 글ㆍ김동성 그림 ㆍ길벗어린이
《풀아 풀아 애기똥풀아》 정지용 외 글ㆍ양상용 그림ㆍ신형건 엮음ㆍ푸른책들
함께한 이: 1 ~ 4학년 여학생 친구들 8명 내외
오늘은 오전에 달모임이 있었다.
《선생님, 요즘은 어떠하십니까》
이오덕과 권정생의 아름다운 편지를 읽고 권정생선생님 책의 출판동향을 교육출판부주관으로 살펴보았다.
지난주는 신입모임에서 임길택 선생님의
《탄광마을 아이들》을 나누어서 일까? 마음이 몽글몽글 따뜻해지고 마음 속 한 켠에 울음이 돌덩이 처럼 있다.
‘가난한 사람만이 가장 착하게 살 수 있습니다' 권정생 선생님의 편지글에 있는 글귀다. 마음이 먹먹하다. 가난한 사람들이 가진 착한 마음들이 지켜지는 세상. 우리는 지금 무엇으로부터 가난한 걸까? 오늘도 아가페 친구들에게 읽어 줄 책을 살펴보며 들꽃, 풀꽃들을 본다. 풀꽃을 바라보며 가난을 바라보게 되는 것 같다. 들꽃, 풀꽃들이 가난하지만 착하게 사는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며. 주목받지 않아도. 틈만 나면 피어나 결국 자기몫의 아름다움을 살아내고 누구의 관심도 없는 속에 사라지는 삶일지라도.풀꽃은 아름답다.
그래서 인지 늘 눈길이 간다.
오늘은 지난시간 《들꽃 아이》를 30분을 넘겨 저녁먹으로 오라고 기다리는 형아가 뒤에 서있어 뒷부분 빨리 읽었었는데 넘 빨리 읽었다는 민*이의 말이 계속에 마음에 걸려 한번 더 살펴보기로 했다.
그리고 아이들이 참 즐겁게 불렀던 《염소 4만원》 을 한번 더 보고 노래 같이 부르고팠는데
국채보상기념도서관 검색창에 책이 있다고는 나오는데 아무리 찾아도 찾질 못했다.
유튜브로 들으며 노래만 같이 불러야겠다 생각했다.
그리고 《꽃밭에서》 와 《풀아 풀아 애기똥풀아》 를 빌렸다. 모두 시그림책이다. 곧 봉숭아와 채송화가 필 계절이고 나*이가 자기 키만큼 크지는 않다던 ‘개망초꽃' 시를 읽어주고 싶어서 였다.
지하철을 타고 정평역에서 내리면 아가페까지 20분이걸린다고나오는데 나는 하늘도 강도 풀도 살피다보면 늘 30분은 더 걸린다. 급하게 나서면 그 20분을 달리느라 숨이 턱에 까지 차기도 하는데 오늘은 여유가 많다. 그리고 《꽃밭에서》를 부를 생각이어서 인지 오늘따라 강변다리에 꽃들이 눈에 들어왔다. 이렇게 이뻤나 ? 지난 주는 기억이 안난다. 강에 비친 하늘, 아파트 그림도 참 예뻐 사진도 찍고 좋아하는 사람들도 생각하니 행복했다, 이 기분 그대로 간직해서 아이들을 만나면 오늘 책읽어주기는 더없이 아이들과 공감하며 예쁜 시를 읽고 들꽃아이를 만날 수 있을 것 같았다.
혹시 아가페 아이들 어깨만큼 자란 개망초가 있을까? 하고 여기저기 찾아봐도 최근에 깔린 포장길 위에는 그 흔한 틈만 나면 피는 풀을 찾기 어려워 아쉬웠다. 슬프기까지 했다. 틈이 없어서
몇일 전 찍어두었던 개망초꽃 사진을 보여줘야겠다 생각했다.
어정거리다 시간이 또 다되었다. 아가페 주황색 지붕에 십자가를 바라보며 달렸다.
달려가는 나를 보고 2층에 남학생이 “안녕하세요.” 인사를 했다. “안녕~~”
1층 문을 열고 들어가니 오늘은 복지사선생님께서 안계시고 원장?선생님(맞겠지?)이 계셨다. 손에 든 책 제목에 ‘애기똥풀'을 보시더니 애기똥풀을 많이 들어보셨다고 알은체를 하셨다. 그러면서 ‘강아지똥'책을 아신다고 하셨다. 얼마나 반갑던지^^
그 강아지똥을 쓰신 분이 권정생선생님이시고 그 분이 ‘몽실언니’를 쓰셨는데 아시냐고 물으니 반가운 듯 안다고 하셨다. 그 몽실언니가 40주년이 되는 해라고 또 주러리 말씀드리고 공부하고 있던 세*이와 함께 2층으로 올라갔다.
계단을 같이 오르며 세*이는 우리가 너무 떠들어 이제 동화구연 전에 학습지를 한 장 반을 풀어야 한다고 했다. 동화구연이 있는 날은 그래도 한 장만 풀면된다고 하는 얘길 해석 해보면 다른 요일, 이시간에 친구들은 학습지를 한장 반 푸는 모양이다. 책읽어주기하는 날은 학습지 푸는 것을 없애 주셨는데 이제 한 장을 풀어야 해서 속상하다는 얘기인 것 같았다. 복지사 선생님께서 지난 번에도 아이들이 넘 떠드는게 아닌지 죄송하다고 말씀하셨는데 아이들의 목소리가 너무 커서 그림책 읽고 나누는걸 오해하시나 싶었고 아이들 목소리를 좀 조절해야 하나? 그렇게 조용히하라고 주의를 주고 야단치면서 책나누기하고 싶은 생각이 없는데… 하는 생각을 했다.
(동화구연이라 이름 짓고 출석부를 만들어 놓으셔서 그냥 넘기고는 있지만 아이들입에 동화구연시간이라 불리는 게 마음에 걸린다. 내년에는 이름을 바꿔달라 말씀드려야겠다 . 생각이 들었다.)
오 그런데 어떻게 된 일인가?
2층 올라가니 우리가 책읽기 하던 방에 공부책상이 들어와서 앉을 공간이 없었다. 아이들 수 만큼 앉을 수 있는 책상도 아니었다. 공간이 사라져 당황하고 있는데 중학생 언니들과 봉사하는 학생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고 자리를 살펴주는 이가 없었다.
친구들이 옆방에서 오늘부터 하면된다는데 창문은 닫혀 있고, 공간은 좁아졌고, 에어컨도 선풍기도 없어 당황했다.
아이들 앉을 의자도 예전처럼 다 들어오기도 힘든 공간이었다. (아이들과 눈높이 맞추어 책읽어주는것을 좋아해서 올 해 초까지는 나도 바닥에 앉아 책을 읽어줬는데 허리와 무릎이 아파 다같이 자리에 앉아 책읽고 나누고 있었던 터라 의자가 없는게 아쉬웠다.)아이들 공부에 책읽기가 밀리고 있다.생각들었다.
섭섭하고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이런 속에서 어떻게 아이들을 집중시키지 하는 고민이 앞섰다.
갑자기 아이들과 들꽃, 풀꽃 이야기 할 생각에 들떠 있던 내가 딴 세상을 맞이한 기분이었다.
창문을 열어보았지만 공간의 더위가 쉬이 가실 것 같지 않아, 봉사하는 학생분에게 선풍기를 하나 달라고 부탁했다. 시원해졌다.
민*와 영 *는 여행을 간 모양이다.
여학생들 5명 남학생 1명 속닥하게 앉았지만 영 공간이 책읽기에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의자도 세 개 뿐이라 모두들 자리에 앉힐 수도 없었다. 어떤 친구는 의자에 기대고, 어떤 친구는 구석에 앉았다. 선풍기를 키느라 방문을 닫을 수도 없어 밖에서 이야기하고 노는 중학생 언니, 봉사자의 대화가 다 들렸다.
그런 상황 속에서 어수선한 마음을 붙잡았다.
<염소 4만원>을 즐겁게 부르고 <꽃밭에서> 그림책을 먼저 읽고 노래도 가르쳐줬다.
<꽃밭에서> 읽을 때 민*이는 아빠가 나올 때 그림 색깔이 바뀐다며 아빠가 아픈거 아니냐고 했다. 우리 친구들은 이제 그림작가의 마음을 읽으며 그림책을 본다.
민*이에게 그러게, 왜 그림작가는 이렇게 표현했을까? 나도 궁금하다고 했다. <꽃밭에서>는 초등학교 4학년 책에 수록되어 있다고 한다. 세*이는 본 적이 없다면서 교과서에 실렸다는 게 무척 신기한다 했다. 유튜브에서 음을 익혀 몇 번 따라 부르고 음이 높아 그림책을 보며 우리 키에 맞춰 두 번 더 불렀다.
줄을 넘고 친구들과 노는 장면을 보고 민*이는 2단 뛰기 하다 다친이야기를 해 줬다. 다친 다리도 보여줬다. 아직 멍이 들어 있었다. 아팠겠다...
<들꽃아이> 이야기를 물어보니 아이들이 잘 기억하고 있었다.
왜 주인공 보선이 책상 서랍장에 손전등이 있었는지, 보선이 집을 방문하며 밤이 된 이야기, 보선이가 꽃을 꺾어다준 이야기, 폭설이 내려 보선이가 학교가지 못한 이야기,선생님 책상에 꽃이 없는 날이 계속되고 계속 되면 보선이는 어떻게 된 거냐고 세*이가 물었다.
어수선한 중에도 책읽어주기를 끝냈다.
오늘은 몇 분 일찍, 마치고 저녁 식사하러 내려 보냈다.
나*이와 세* 이는 남아 <염소 4만원>을 한번 더 들려달라고 했다.
그렇게 둘이 같이 두 번을 더 부르고 갔다. 노래가 참 좋단다.
다음 시간은 자리를 어떡하나...고민을 남기고 집으로 돌아왔다.
첫댓글 달모임후에도 바쁘게 움직이셨네요. 수고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