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갑자기 왜 이렇지, 잠을 잘못 잤나?"
갑작스런 허리 통증이 시간이 지나면서 진정되기는커녕 점차 더 심해졌습니다. 속이 메슥거리고 구토까지 났습니다. 잠을 잘못 자서 근육이 뭉쳐 그러려니 생각하고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았습니다. 조금 괜찮아지는 듯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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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 속 결석 위치와 크기를 정확하게 알아내기 위해 시간차를 두고 6시간 동안 X-선 촬영을 해야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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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임윤수 | 그러나 두어 시간이 지나자 도저히 참을 수 없을 만큼의 통증이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주위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내과 병원으로 갔습니다. 담당의사에게 증상을 말하니 "요로(尿路)에 돌이 생겨서 그런 것 같다"며 검사를 해 보자고 합니다.
엑스레이 사진을 찍으니 오른쪽 요로에 크기 1cm 정도 되는 흰색 물체가 걸려 있었습니다. 담당의사는 진통효과가 있는 주사로 응급조치를 해주고, 비뇨기과를 소개해 주며 소개장을 써 주었습니다. 비뇨기과를 찾아가니 그곳 원장님이 이것 저것을 검사했습니다. 원장님은 다시 방사선 전문 병원으로 가 사진을 찍어오라며 뭔가가 적힌 쪽지를 주었습니다.
허리 통증은 이제 몸살처럼 온 몸을 아프게 하였습니다. 방사선전문병원에 도착하니 혈관주사로 조영제를 투입했습니다. 일정시간 간격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30분 후에 찍더니, 1시간 후에 다시 찍겠다고 합니다. 그러기를 몇 번 반복하며 촬영실과 대기실을 오가야 했습니다. 어디고 편안하게 눕고 싶었지만 누울 장소는 없었습니다. 아픈 허리를 끌어안고 6시간을 보내고, 나서야 달력만한 크기의 필름 몇 장과 소견서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주사로 넣은 조영제가 시간차를 두고 어떻게 몸 속에 투입되는가를 관찰하는 과정이었는데 오른쪽 요로가 완전 막혀 6시간이 지나도록 조영제 침투가 이루어지지 않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하였습니다.
필름과 소견서를 가지고 비뇨기과로 돌아오니 초음파를 이용한 체외충격파 시술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요로가 완전히 막혀 소변이 배출되지 않아 신장에 무리를 주고 있기 때문에 빨리 뚫어주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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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음파를 이용하는 최외충격쇄석 시술을 받은 후 작아진 결석이 밖으로 나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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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임윤수 |
| 의사가 시키는 대로 속옷만 입고 시술대에 올랐습니다. 의사는 대뜸 그 속옷조차 훌렁 벗기더니 시술대에 엉덩이를 맞추도록 했습니다. 반쯤 발가벗은 모습으로 누군가의 앞에 누워 있으려니 괜히 주눅이 들었습니다. 참을성이 있으면 참을 만한데 마취를 할 건지 말 것인지를 선택하라고 합니다. 마취를 하면 어지러울 수 있다는 말을 보태면서 말입니다. 나는 까짓 초음파가 아파봐야 얼마나 아플 거냐라는 생각에 마취를 하지 않고 시술을 받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동안 몇 차례 초음파로 장기 검사하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별 것 아닐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몸속에 있는 돌을 깨는 체외충격 초음파는 그 충격이 대단했습니다. 딱∼ 딱∼ 소리를 내며 일정한 간격으로 옆구리에 떡 메질을 해대는 듯합니다. 저절로 '억! 억!' 소리가 나옵니다. 엉치뼈가 부서질 것 같아 의사에게 물어보니 전혀 상관이 없다고 합니다. 그렇게 30분 동안 초음파 충격기에 떡 메질을 당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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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자현미경으로 100배 정도 확대해 보니 날카로운 결정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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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임윤수 |
| 시술이 끝나고 몇 가지 검사를 하고 나니 의사선생님이 기발한 처방을 해줍니다. 맥주를 많이 마시라고 합니다. 맥주 많이 먹고, 줄넘기 등 몸에 충격을 주는 운동을 적당히 하라고 합니다. 아마 의사선생님으로부터 술 많이 마시라는 처방을 받는 경우는 이런 때일 뿐이라 생각됩니다.
처음에는 몸에 돌이 생겼다고 하길래, 일년 동안 연재하였던 <뚜벅뚜벅 산사기행> 자료를 구하느라 산사를 찾아다니다 보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스님들이 수행의 결정체로 입적, 다비 후 얻게 되는 사리가 생겼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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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분이 궁금해 전자현미경을 부착된 EDX라고 하는 분석장비를 이용해 분석해 보았더니 결정체는 다른 성분 없이 칼슘(Ca) 덩어리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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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임윤수 | 그런 건방진 생각은 일순간 불분명한 이유로 오줌줄기에 돌이 생긴 것이란 구체적 설명으로 산산이 부서져야 했습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쓸개(膽)에 돌이 생기면 그것을 담석(擔石)이라고 하고, 콩팥이라고도 하는 신장(腎臟)에 돌이 생기면 신석(腎石)이라고 한답니다. 그런데 저처럼 신장과 방광 사이의 오줌줄기서 만들어지는 돌을 요로결석(尿路結石)이라고 한답니다.
그렇게 체외충격시술을 받은 후 일주일쯤이 지난 어느 날 소변을 보는데 갑자기 거시기 끝이 참기 어려울 만큼 아프고 따갑더니 커다란 뭔가가 툭 튀어나왔습니다. 미리 정보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튀어나온 돌을 변기에 떨구지 않고 건질 수 있었습니다.
1cm 정도의 크기였던 결석이 초음파 충격으로 부서져 요로를 타고 체외로 나온 것입니다. 3mm의 크기로 고운 모래를 뭉쳐 놓은 듯했습니다. 그것을 손에 넣으니 그 실체가 궁금해졌습니다. 차곡차곡 몸에 쌓였다 어느 날 갑자기 통증으로 다가온 수행(?)의 결정체가 과연 무엇일까 정말 궁금했습니다.
깨끗하게 세척한 결정체 카메라로 찍고 분석을 해 보았습니다. 좀더 자세한 모습이 궁금해 전자현미경을 이용해 그 결정체를 살펴보고 성분도 분석해 보았습니다. 역시 칼날만큼이나 날카로운 작은 결정체들이 뭉쳐진 덩어리였습니다. 그 날카로운 게 연하고 가냘픈 오줌줄기 생살을 찢었을 걸 생각하니 끔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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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료를 받던 병원의 의사선생님이 수술로 꺼낸 결석을 전시해 놓은 것입니다. 이렇게 큰 돌덩이를 몸에 넣고 다니셨던 분은 정말 대단한 고통을 겪으셨을 듯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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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임윤수 |
| 전자현미경에 부착된 EDX라고 하는 분석 장비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사리로 착각했던 그 결정체는 칼슘(Ca) 덩어리입니다. 어느 사람들은 골다공증이 염려되어 칼슘을 먹어야 한다고 하는데, 저는 사리(?)로 칼슘을 쏟아냈습니다. 의사선생님 지시대로 술을 마시진 않지만 약을 먹듯 매일저녁 벌컥 벌컥 물을 마시고 있습니다. 이런 사리는 제 평생 다시 만들어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첫댓글 끔찍한 고통을 당하셨겠지만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ㅎㅎㅎ... 죄송합니다. 우리아버님도 담석제거하시고 사리 나왔다고 친구들에게 자랑하셨습니다. ^^
많이 힘드셨겠네요. 자세한글 잘읽었습니다.빠른쾌유빕니다.
골다공증에 좋고 뼈를 튼튼하게 하려고... 평소에 칼슘 성분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많이 먹었더니...정기 건강진단때에 신장 결석이 확인되어 초음파로 체외충격 방법으로 5MM 크기의 돌을 부수워 냈읍니다...ㅠㅠ
앗.. 저는 맥주를 많이 마시는데요..평소에.. ㅎㅎ;; 잘했네유~
저도 얼마전에 결석으로 고생을 했는데...여기는 가능하면 일단 약을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나오도록 유도 합니다. 한국돈으로 3-4만원 정도면 만사 ok . 한국 병원들 이야기는 안 할께요. 열 받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서. 결석은 초음파로 간단하게 찾을 수 있는 것 입니다. 다른 검사 필요 없어요...()...
빛그림님~ 아주 오랜만에 뵙습니다^^ 사리라~~ 히히히~~~~사리(?)배출하시느라~ 많은 공부하셨겠습니다^^ 중앙신도회에서 님의 책 발간소식 접했습니다....울 카페에도 올려주서서 많은 회원님이 님의 사찰순례책과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멜번은 개인적으로 님의 팬이니...꽁짜?로 얻을수는?ㅎ 늘 좋은날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