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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턴의 초반 스케줄이 절망적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지나고 보니 원정경기가 정말 많았네요. 15경기를 치루면서 무려 10경기가 원정경기였고 이중에 서부원정5경기와 이번에 치룬 동부원정3경기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막장 경기를 보면 화가 끓어 오르다가도 이런 터프한 일정 속에 선수들이 정상 컨디션을 유지하는 일도 보통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에 수고한 우리 로켓팀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는 바입니다. 이제 다음 경기는 하루 쉬고 목요일 수맥이 흐르는 도요다 센터에서 인디애나와 경기를 갖습니다.
확실히 이번 동부원정을 와서 휴스턴이 크게 달라진 몇 가지가 있습니다.
1. 확실히 팀이 야오 중심으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하이포스트에서 가드들의 아이솔레이션이나 무리한 픽&롤 플레이를 최대한 지양하고 순간적인 트라잉 앵글이나 볼무브를 통해 야오에게 빠른 엔트리를 넣는다.
티맥이 최근 팀에서 유일하게 하는 일입니다. 인정합니다. 팀에서 제일 잘 합니다. 알스턴이 그렇게 촐랑 거리면서 삘삘 거려도 어이없이 패스가 나거나 한 박자 타이밍이 늦어 야오가 3초 바이얼레이션 걸리는 거에 반해 티매기는 큰 키를 이용해 적재 적소에 제일 좋은 엔트리를 넣어줍니다. 이게 되니까 야오가 한 결 여유롭게 공격을 하든지 아니면 빠른 킥아웃을 날려주더군요.
야오의 움직임에 여유가 생기니까 상대방이 더블팀을 안 붙을 수가 없습니다. 워싱턴전에서는 자발 맥기 혼자 못막는게 분명하니 블라체와 제이미슨이 붙었었죠. 그런데 이 날은 야오의 패스가 부정확했고 밖의 가드진의 움직임이 좋지 못해 어려운 경기를 했습니다. 그러나 오늘 마이애미전에서는 그렇지 않았죠. 야오의 패스가 한 박자 빠르게 나오고 외곽 선수들의 움직임이 좋자 공이 매우 유기적으로 흘렀습니다. 마이애미전과 워싱턴전의 차이는 여기에 있었던 거 같군요.
올랜도전에서는 드와잇 하워드가 혼자 야오를 막을 수 있다 여겨 더블팀의 빈도가 별로 없었는데 야오가 하워드를 압도했죠.
야오가 공을 잡는 위치도 보다 골대와 가까워 졌습니다. 픽&롤을 하기 위해 하이포스트 부근까지 걸어나오지 않아도 되니 야오가 쓸데 없이 체력 낭비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오버가딩에 대한 대처 법도 훌륭하게 찾은 거 같습니다. 몇번의 패스로 다시 반대편 방향에서 포스트업 포지션을 잘 잡더군요. 결국 상대방은 울며 겨자먹기로 포스트업 수비를 할 수밖에 없고 위험을 무릎쓰고 또 더블팀을 붙습니다. 좋은 시나리오입니다. 야오가 자유투 라인에 서면 내게 강같은 평화....
2. 물이 오른 롤플레이어들
티맥의 부진과 그가 받는 21밀을 생각하면 자다가도 벌떡벌떡 일어나 끓는 물 마시고 벽치게 되지만 그의 부진이 그의 동료들의 성장에 촉진제가 되고 있다고 생각하니 쓰린 마음이 좀 낫기도 합니다. 특히 애런 브룩스의 활약은 경이롭습니다. 단신 1번으로서 안정감과는 거리가 먼 리스크 넘치는 플레이를 즐겨하고 턴오버가 허벌나게 만다는 점은 화가나고 한계도 보이지만 일단 티맥이 저렇게 메롱거리고 있는 이 때에 단조로운 팀 전술에 변화를 가져올만한 공격 옵션은 역시 브룩스밖에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한 경기 내내 야오의 포스트업을 볼 수는 없는 노릇 아닙니까? 브룩스는 드리블이 좋고 슛이 정확한 선수라 자신감 있게 3점도 던지고 플로터를 던질 줄 압니다. 물론 성공률은 알스턴과 형님-동생할 수준이라는 게 문제지만 지금까지 브룩스의 벤치 엑스펙터 기용은 성공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네요.
칼 랜드리의 약진은 마냥 흐뭇합니다. 역시 수비시에 문제가 생기기는 하지만 그래도 워낙 열심히 하는 선수고 저돌적인 선수라 오늘 마이애미와 같이 높이가 낮은 팀과의 싸움에서는 랜드리가 200%의 기량을 뽐낼 수 있습니다. 좋은 위치에서 뛰어나와 공을 잡고 그대로 슬램, 오펜스 리바운드에 이은 팔로업 덩크, 그리고 더 정확해진 미드레인지 샷과 자유투는 팬들이 왜 랜드리에 열광할 수밖에 없는지를 보여준 대목이었죠. 올랜도 매직과의 경기에서도 랜드리 타임이었습니다. 라샤드 루이스를 연속 블락하면서 승리를 안겨줬죠.
그러나 역시 최고의 롤 플레이어는 스콜라입니다. 우리 콜라의 넘치는 비큐와 열정은 갈 수록 진화중입니다. 이제 낚시에도 맛이 들려서 콜라의 펌페이크 이후에 떠오르는 수비수들은 죄다 똥 씹은 얼굴로 자유투라인을 향해 걸어가는 우리 콜라를 지켜볼 수밖에 없습니다. 거기에 수비도 좋았습니다. 오늘 마이클 비즐리에게는 좀 털렸지만 결정적 순간에 웨이드에게 공격자 파울 두 개를 끌어냈습니다.
3. 투 펀치 론 아테스트 선생님
베티에가 돌아와도 아테스트가 벤치로 갈 일은 없을 거 같습니다. 벤치로 가야할 분은 따로 계시거든요. 아니면 웨이트 룸으로 가시던지. 첫 10경기에서 답답한 마음에 난사를 하셨던 우리 아선생님께서 이번 동부 3연전을 치루시면서 난사는 줄이시고 확률은 올리시는 윈-윈 전략으로 게임 플랜을 변경하셨습니다. 그렇죠. 최근 경제 트렌드는 박리다매보다는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에 짧고 굵게 투자하는 것입니다! 아직도 필드골 성공률이 그닥 높은 편은 아니지만 중요한 순간에는 어김없이 메이드 시켜주고 계십니다. 물론 상대방 에이스들의 락다운은 물론이고요. 아테스트가 제대로 팀에 녹아들었음을 느낄 수 있는 이번 동부원정이었습니다.
자, 이제 칭찬은 이쯤 해두고 까 봅시다.
롤러코스터 경기력
광년이 널뛰는 경기력은 한 경기 잘 하고 그 다음 경기 말아먹고, 이런 수준이 아니라 한 경기 안에서도 계속 심장박동수 마냥 규칙적으로 기복을 탑니다. 로켓단이 원활한 패스워크를 보여주면 우리 팬들은 '야, 이게 정녕 우리 팀의 볼 무브먼트란 말인가! ' 이렇게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주먹을 움켜쥡니다. 그러면 3분도 안 되서 말도 안되는 턴오버에 상대방의 블럭에 살포시 공을 밀어 넣어주는 대인배 기질을 보여주는데 미치고 펄쩍뛰는 이유는, 그 주동자가 바로 주전포인트 가드 레이퍼 알스턴씨와 애런 브룩스씨, 그리고 팀의 중추가 되주셔야 할 론 아테스트선생님이란 말이죠. 그럼 어김없이 우리 휴덕후들은 '그럼, 그렇지... 니들이 무슨 모션...<쌍눔들..밉다>' 이렇게 좌절하고는 합니다.
덕분에 3연승을 달린 오늘까지 세 경기동안 승부는 모두 마지막 5분 안에 갈렸습니다. 가비지? 우리 팀에 그런 거 없습니다. 비싼 돈 주고 주전 굴리는데 벤치에 앉혀둘 수는 없죠. 안그래도 21밀 받으시고 6점 넣고 쉬시는 분 때문에 뒷목 잡게 생겼는데 나머지 선수들이라도 상큼하게 굴려볼랍니다.
제 나름대로 왜 이렇게 리드를 못지키나 안돌아가는 머리가지고 고민해 봤는데,
첫째, 수비가 예년만 못하다입니다. 이건 베티에가 없으니까 그런 거 같아요. 자꾸 밖에서 3점을 쳐 맞습니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마리오 첼머스가 무슨 슈퍼마리오도 아니고 버섯 먹고 별을 먹었나요, 포텐셜이야 철철 넘칩니다만 오늘 웨이드 보는 줄 알았습니다. 자유자재로 돌파하고 3점 날리는 족족 림 통과하고, 오늘 3점이 50%더군요. 결국 커리어 하이 찍었습니다.
넬슨도 제독 모드 발동했죠. 픽 돌아 나와서 점퍼 던지고 돌파 후에 플로터와 레이업. 마음먹은대로 게임을 풀어나갔습니다. 이건 알스턴도 문제지만 기본적으로 픽앤롤 상황에서 헷지가 전혀 안 되는 모습입니다. 거기다가 티맥은 계속 다리 절고 있으니까 디아와라한테도 털리고 앉았습니다. 작년까지 상대방 필드골 저지 부분에서 리그 1~2위를 다퉜는데 올해는 8위까지 떨어졌습니다. 골밑에서의 수비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퍼러미터 수비가 개판 6분전입니다. 백업으로 나오시는 베리옹도 연로하셔서 수비가 불안한데 티맥이는 벌써 내일모래 은퇴를 앞두신 분 처럼 수비하고있죠. 보고 있노라면 복창 터져 죽을 거 같습니다.
둘째, 여전히 속공이 맘에 안듭니다. 리바운드 후에 빠른 패스 전개가 힘든 우리 팀 특성상 속공이 어렵다는 건 도요다센터에서 껌파는 꼬마도 아는 사실이지만 한결같이 하프코트 오펜스만 주구장창 고집하는 우리 팀 얼라들도 어지간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그 흔치 않은 속공기회도 사실 우리 레이퍼 알스턴씨의 환상적인 속공전개로 무산되기 일수고, 애런 브룩스 이 인간은 어째 하프코트 오펜스 시에는 요리저리 선수들을 잘도 뚫더만 속공시 1:1상황에서는 죄다 공을 림에 꼴아박고 장렬히 산화하는지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칼 랜드리는 그 끝장 나는 기동력을 갖고 왜 속공 트레일러를 안 오는지 모르겠고요. 아무튼 제일 열심히 달리는 선수는 이 때도 콜라입니다. 1번 애들이 공을 안 빼줘서 그렇지... 속공만큼 상대방의 추격의지를 좌절시키고 손쉽게 득점하는 방법도 없는데 우리는 속공이 약하다 보니 리드를 벌리는데 어려움이 큽니다.
셋째, 퓨어 슈터의 부재. 삼각형이든, 이중모션이든, 속공이든 결국은 공이 들어가야 농구는 장땡인데 우리 팀 얼라들은 하나같이 슛에 재능이없습니다. 소싯적에는 눈감도 던져도 들어가신다고 여겼던 브렌트 베리옹도 도요다센터 밑에 흔른다는 전설의 수맥의 영향으로 슛감을 상실하신 이후 고전 중이신데 당췌 언제 넣을려고 이렇게 슛들을 못넣는지 참 걱정입니다. 경기 끝나고 넣을려고 그러나, 은퇴 후에 몰아 넣을려고 그러나...
오늘은 기적적으로 3점 성공률이 50%를 넘었는데 이건 캔디맨의 드림모드 만큼이나 커맨드 입력이 힘들죠. 역시 전체 필드골은 오늘도 40%대입니다. 레이퍼 알스턴씨는 꼭 죄를 먼저 짓고 속죄포를 던지셔서 보는 이로 하여금 뒷목잡게 하고 콜라씨와 랜드리씨는 높이가 낮아서 이지샷을 놓치거나 블럭당하고 참 보면 역시 이유없는 무덤은 하나도 없습니다. 티맥은...
어려운 고비는 넘겼으니 앞으로 보완할 점은 얼렁 보완하고 보다 터프한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이 모습으로는 대통령 바뀔 때까지 레이커스나 보스턴을 이길 수 없습니다. 물론 우리 경제가 살아날 때까지 우승도 차지하지 못할 겁니다. 터프해져야 하니다. 도저히 로켓단 놈들은 못이기겠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무섭게 몰아치고 수비해야 우승을 차지할까 말까... 우승은 그렇게 힘든 겁니다. 대충해보다 포기할 생각이라면 지금 리빌딩을 시작해야겠죠. 야오 티맥 다 팔고... 그러나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 잘 나갈 때 더 보완할 점들을 찾아 매꿔야겠습니다.
아무튼 이제 뭐 동료들이 뭐 같아서 졌다 이런 소리는 안들어도 될꺼 같습니다. 롤 플레이어들 만큼은 리그최강이니 주전들이 정신줄 안 놓고 열심히 해주면 우승도 꿈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좀 7푸터 한 명 정도는 어여 영입해야 겄습니다. 야오가 나가면 이거 스콜라나 티맥이 최장신이니... <그림자가 사라졌어... 햇살이 비추누나>
첫댓글 휴스턴 스케줄은 행복한거죠..우리 보스턴 스케줄 보면 토나오죠..;;; 요즘 브룩이 부진하던데..너무 슛을 난발 하는 거 같네요..티맥은 의욕도 없어 보이고..예술가도 왠지 수비보다 공격을 선호 하는 느낌... 갈수록 나아질거라고 생각되지만...서부가 워낙 강팀들이 많아서 방심하지 마시길..
지금까지 스케줄만 보면.. 휴스턴 스케줄은 장난아니게 빡셌습니다..;; 물론 보스턴도 어려운듯 싶지만 말이죠.. 아테스트는 최근 슛시도를 상당히 자제하고 있는 상태이구요...~
브룩이는 부진하지 않습니다. 오늘도 11득점이나 해주고 중요한 때 3점까지 날려줬죠. 본문에 있듯이 팀이 브룩스에게 요구하는 게 게임 조립이 아니라 득점입니다. 야오하나만 가지고는 너무 게임이 단조로우니까 야오에게 없는 폭발력을 브룩스에게 요구하는 거죠. 물론 성공할 수도 실패할 수도 있지만 현재까지는 성공, 아니 대성공이라고 보고 싶습니다. 아테스트의 수비능력도 여전합니다. 오늘 웨이드는 아테스트에게 판정패 당했죠. 중요한 순간에 턴오버까지 저질러서 추격의지가 좌절되었습니다. 공격에 대한 부분은 스스로도 자제하겠다고 이야기했고 오늘은 공수양면에서 훨훨 날아다녔습니다.
그리고 보스턴같이 디펜딩 챔피언팀은 스케쥴 탓하시면 나머지 팀들은 독감걸립니다. 흐흐흐흐~
아테스트 앞으로는 슛 자제한다고 하니 지켜봐주세요. ^^;; 오히려 최근에는 필요한때 터져주고 좋더군요. ㅎㅎ
아 몰랐어요..;; 브록스가 초반에 잘하는 것 같은 데..요즘 무리한 돌파와 난사가 보여서..;;; 예술가야 수비 좋은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죠..단지 예전만 못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같은 시기에 팸이 생겼는데.. 서로 좋은 성적 올렸으면 하네요..^^
티맥은 득점하고 할 생각은 없는거 같으니 차라리 포인트가드로 출장시키면 본인은 더 좋아할거 같네요.
티맥이 포인트가드로 출장하면 수비에서 개털립니다. 지금 무릎을 못쓰고 있어요. 이 녀석은 어여 재활하러 가야되죠.
브룩초딩이는 요즘 난사가 허용이됩니다. 그래도 10득점이상 해주니까요~
항상 느끼는거지만, 글을 참 재밌고 맛깔나게 잘 쓰시는거 같아요~ ㅎㅎㅎ 레이커즈 팸원이지만 B.J님의 글은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비제이님 글은 읽을때마다 느끼는 것이 참 읽다보면 생기는 플로우가 좋아요. 저절로 우리팀 기복만큼이나 어깨가 들썩들썩 거린다니까요. 베리에 오면 벤치로 가야할놈은 그렇다 치고 베리 옹만 좀 정신차려주셨으면 좋겠네요. 우리팀에 바라는건 베리옹의 제정신, 대가리 처분, 무옹의 복귀 뿐입니다. 하나 더바라자면 스티비....
오늘 베리옹 삼점 50프로나 찍으셨더군요 슛감이 올라오시나~ 아무튼 훈남이가 조만간 복귀한다고하니 21밀드시는분은 웨이트룸이나 가라고하죠
허 요새 티맥이 그리 못하나요. 지난번 올랜도 전은 봤는데... 4쿼터 중요할떄는 제대로 해주던데....ㅡㅡ;
이글은 I Love Basketball로 가야합니다. ㅎㅎ
예술가. 내가 볼때마다 득점욕심내던데, 아니라면 다행이네요, 휴스턴 파이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