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지 비유
마태복음 13 : 24-30, 26-42
마태복음 13장은 예수님께서 천국에 관한 일곱 가지 비유가 기록되어 있는 비유장입니다. 바닷가에 모여든 큰 무리에게 ‘씨뿌리는 자’와 ‘가라지’, ‘겨자씨’와 ‘누룩’ 네 가지 비유를 말씀하셨습니다.(3-33)
그리고 ‘밭에 감추인 보화’와 ‘좋은 진주’와 ‘그물’ 세 가지는 무리를 떠나 집에 들어가셔서 열두 제자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36-50)
첫 번째 ‘씨뿌리는 자’ 비유를 듣고 제자들이 예수님께 나아와서 ‘어찌하여 그들에게 비유로 말씀하시나이까’라고 물었을 때 예수님께서 ‘씨 뿌리는 자’의 비유에 대한 설명해 주셨습니다.(10-23)
그리고 예수님께서 집에 들어오셨을 때 제자들이 바닷가에서 말씀하셨던 ‘밭의 가라지 비유를 우리에게 설명하여 달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큰 무리에게 말씀하셨던 ‘가라지 비유’를 열두 제자들에게 설명해 주셨습니다.(36-42)
‘씨뿌린 자의 비유’는 큰 무리에게 가르친 대중적인 말씀입니다. 그러나 ‘밭의 가라지 비유’는 열두 제자들에게 교회론과 종말론과 내세론을 가르쳐 준 구속사적인 말씀입니다.
당시 자기와 감정이 있는 사람의 밭에 가라지와 같은 잡초를 뿌리는 일이 상당히 많았고, 로마에서는 이와 같은 행위를 처벌하는 법을 제정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가라지’는 보리와 매우 흡사하며 주로 보리밭에 기생하며 이삭이 필 때까지는 거의 보리와 구분이 안 되며, 추수 때가 되어서야 구별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가라지 씨는 독성이 있어서 먹으면 메스꺼움과 경련과 설사를 일으키며 때로는 죽기도 한답니다.
‘가라지’가 아무 곳에서나 우연이 자란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잘 때에 그 원수가 와서 곡식 가운데 가라지를 덧뿌리고 갔다’(25)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 말을 듣고 집에 들어온 예수님에게 제자들이 나아와 ‘밭의 가라지의 비유를 우리에게 설명해 달라’고 했습니다.(36)
다른 비유도 중요한 교훈을 주지만 ‘가라지 비유’와 ‘그물 비유’는 종말론적인 비유로 최후의 심판과 구원을 가르쳐 주는 말씀이기 때문에 제자들은 그 의미를 자세하게 알고자 했습니다.(42,50)
예수님께서 “좋은 씨를 뿌리는 이는 인자요, 밭은 세상이요, 좋은 씨는 천국의 아들들이요, 가라지는 악한 자의 아들들이요, 가라지를 뿌린 원수는 마귀요, 추수 때는 세상 끝이요, 추수꾼은 천사들이니, 그런즉 가라지를 거두어 불에 사르는 것같이 세상 끝에도 그러하리라”(37-40)고 말씀하셨습니다.
‘씨를 뿌리는 이는 인자요’(37)라는 말씀은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천국 복음을 선포하시고 전하셨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수님께서 자신을 ‘인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삭개오의 집에 유하시고 그를 구하셨을 때 “인자가 온 것은 잃어버린 자를 찾아 구원하려 함이라”(눅19:10)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인자가 자기 영광으로 올 때’의 ‘인자’는 예수님께서 재림하셔서 의인과 악인을 구분하는 최후의 심판주가 되심을 의미합니다. (마25:31-46)
‘밭은 세상이요’(38)라고 말씀하신 것은 세상에 세운 교회를 의미합니다. 교회를 예수님께서 세우셨기 때문에 ‘제 밭’이라고 하셨습니다.
‘좋은 씨는 천국이 아들들이요’(38)이라고 한 것은 ‘하나님께서 택하셨기 때문이며, “천국은 좋은 씨를 제 밭에 뿌린 사람과 같으니”(24)라는 말씀은 하나님의 택한 자들을 불러 모은 교회를 의미합니다.
예수님께서 세상에 오셔서 교회를 세우고 하나님께서 택하신 하나님의 아들들을 불러 모아서 구원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좋은 씨를 뿌린 밭에 그 원수가 와서 가라지를 덧뿌렸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원수가 뿌린 ‘가라지’는 ‘악한 자의 아들들’입니다.(25,38) 하나님으로부터 택함 받지 못한 자들은 ‘악한자의 아들들’로서 그들은 죄사함도 받지 못하고 영벌을 받게 될 것입니다.
‘사람들이 잘 때에 곡식 가운데 가라지를 덧뿌렸다’는 말은 악한자의 아들들이 아무도 모르게 교회에 침투해서 하나님의 아들들과 함께 하나님의 은혜를 받고 함께 성장한다는 말씀입니다.
‘좋은 씨’는 법적으로 하나님의 나라를 상속받을 수 있는 ‘하나님의 아들들입니다. 그러나 사탄의 지배를 받고 하나님의 아들들을 신앙에서 넘어지게 하는 악한 속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악한자의 아들들‘이라고 했습니다.
어떤 곡식이든지 싹이 나고 자랄 때는 구분하기가 어렵지만, 어느 정도 자라면 자기의 실체가 드러나게 됩니다. 좋은 씨와 가라지가 함께 싹이 나고 자라서 결실할 때에 가라지가 보였습니다.(26)
종들이 가라지가 좋은 씨와 함께 자라는 것을 보고 ‘주여 밭에 좋은 씨를 뿌리지 아니하였나이까? 그런데 가라지가 어디서 생겼나이까?’라고 말했습니다.
주인은 ‘원수가 가라지를 뿌렸다’고 가르쳐 주었습니다. 가라지를 뿌린 자를 ‘원수’라고 한 것은 예수 그리스도를 대적하는 사탄 마귀들입니다.(39)
마치 우리나라의 벼농사를 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주인이 볍씨를 뿌린 묘판에서 피를 구분하기 어려운 것처럼 가라지도 어릴 때는 보리와 구분하기가 어렵지만, 차츰 자라면 피가 보이는 것과 같습니다. 피는 벼와 함께 자라지만 결실기가 되면 벼보다 크고 강하게 자라기 때문에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지상 교회는 하나님의 아들들만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사탄 마귀가 악한 자의 아들들을 교회에 침투시켜서 함께 신앙생활을 하며 하나님으로부터 돌보심을 받고 은혜를 받고 자라게 합니다.
누가 하나님의 아들들이며, 누가 악한 자의 아들들인지를 알 수 없습니다. 우리 자신도 내가 하나님의 아들인지, 악한 자의 아들인지를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신앙생활을 오래 하고 믿음이 성장하면 악한 자의 아들들은 본색이 드러나게 됩니다. 종들은 원수가 뿌린 가라지를 뽑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주인에게 ‘우리가 가서 이것을 뽑기를 원하시나이까?’(28)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주인은 ‘가만두라 가라지를 뽑다가 곡식까지 뽑을까 염려하노라’고 말했습니다.(29) 가라지를 제거하는 것은 종들보다도 주인이 더욱 간절했지만, 그러나 주인은 가라지를 가만두라고 했습니다.
종들은 오늘의 교회를 맡은 지도자들을 상징합니다. 어쩌면 교회 지도자들 가운데도 가라지와 같은 존재가 있을 수 있습니다.
‘가라지를 뽑는 것’은 악한 자를 가려서 교회에서 내쫓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교회의 주인인 예수님께서 악한 자의 아들들을 내쫓지 말고 가만 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가리지를 뽑지 말고 가만두라는 말은 가라지를 방치하고 포기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주인은 가라지보다 곡식을 더 중요하게 여기셨습니다. 가라지를 뽑다가 곡식까지 뽑을까 염려를 하시며 ‘둘 다 추수 때까지 함께 자라게 두라’(30)고 말했습니다.
논에서 자란 벼는 결실기가 되면 고개를 숙이지만 피는 벼보다 더 강하고 크게 자라는 것을 봅니다. 피 뿌리가 벼 뿌리와 함께 어울려 있어서 피를 뽑으면 벼와 함께 뽑아야 합니다. 그래서 벼를 뽑지 않기 위해서 피도 뽑지 않고 가만둡니다.
종들은 가라지를 뽑기를 원했지만, 주인은 종들에게 가라지를 뽑으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추수 때에 내가’ 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28,30)
‘인자가 그 천사들을 보내리니 그들이 ... 거두어 내어 풀무 불에 던져 넣을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41) 가라지를 뽑는 것은 심판하는 것이기 때문에 종들이 해야 할 일이 아니라, 인자가 하는 일이라는 것을 가르쳐 줍니다.
넘어지게 하는 것과 불법을 행하는 자들을 내쫓아내고 불의가 없는 청결한 교회가 은혜롭고 좋은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잡초를 제거하다 보면 곡식까지도 상하거나 뽑을 수도 있습니다.
신실한 종들이 열심을 내다보면 자칫 기만성과 인간의 판단으로 큰 과오를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가라지와 같은 불법자들을 뽑고 내쫓는 것을 교회에 맡기지 않았습니다.
예수님께서 ‘둘 다 추수 때까지 함께 자라게 두라’, ‘추수 때에 내가 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30) 의인과 악인을 구분하는 것은 최후의 심판의 날에 오직 심판주가 되실 주님만이 하실 수 있습니다.
교회의 주인이신 예수님께서 악한 자의 아들들로 인하여 하나님의 아들들이 어려움을 당하는 것을 다 알고 계십니다. 성도가 고난 당하는 것을 주님께서 다 아십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고난 당하는 성도들에게 참고 견디라고 가르쳐 주셨습니다. 언제까지 가만두는 것은 아닙니다. 정해진 때를 기다리라고 하셨습니다.
일반적인 추수 때는 알곡을 먼저 모아 곳간에 들인 후에 쭉정이를 모아 불사릅니다. 그러나 최후의 심판은 가라지를 먼저 거두어 불사르게 단으로 묶고 곡식은 모아 곳간에 넣을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30)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넘어지게 하는 자들과 불법을 행하는 자들을 거두어 내어 풀무 불에 던져 넣으리니 거기서 울며 이를 갈게 되리라’고 말씀하시고. 그리고 ‘그때 의인들은 자기 아버지 나라에서 해와 같이 빛나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41,42)
‘풀무 불’이란 말은 성경에서 이곳과 50절에만 나타나는 마태의 독특한 표현으로 다른 곳에서는 ‘불못’(계19:20;21:8), ‘용광로 불’(말4:1), ‘영원한 불’(마25:41;눅16:24) 등으로 불로 영원한 형벌을 받는 장소인 지옥을 의미합니다.
가라지로 비유한 악한 자의 아들들은 교회 안에서 천국의 아들들과 함께 하나님의 돌보신 은혜와 축복을 받아 누렸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아들들을 넘어지게 하는 자요, 불법을 행하는 자로서 본성을 드러낸 그들은 최후의 심판의 날에 영원한 형벌을 받게 된다는 것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가 염려하고 기도해야 할 것은 악한 자의 아들들이 아닌 천국의 아들이기를 믿고 바랍니다. 교회를 열심히 다니고 예배도 잘 드린다고 해서 가라지와 같은 존재가 아니라고 할 수 없습니다.
직분을 맡아서 교회를 열심히 섬겼다고 하나님의 아들들이라고 장담할 수 없습니다. 행여나 가라지와 같은 악한 자의 아들들과 같은 넘어지게 하고 불법을 행하는 자가 아닌가 하는 염려를 해야 합니다.
가라지를 뽑지 말고 가만 두라고 말씀하신 것은 우리가 자신을 스스로 돌이켜 보라는 교훈을 주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혹시 자신이 가라지와 같은 불의한 자와 같다면 회개하고 돌아올 수 있는 권고의 말씀이기도 합니다.
힘들고 어려운 고난을 당해도 겸손히 낮아지고 두려운 마음으로 주님 오시는 날을 기다립시다. 주님 오시는 그날 주님을 영접하고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서 해와 같이 빛나는 우리 모두가 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