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절 부처님의 출세와 삼귀의
1 부처님은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구들아, 이 세간에는 사랑스럽지도 않고 빛나지도 않으며, 생각할 수도 없고 뜻에 맞지도 않는 세 가지 법이 있다. 무엇인가? 이른 바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이 그것이다. 비구들아, 이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은, 참으로 시랑스럽지 않고, 참으로 빛나지 않으며, 참으로 생각할 수도 없고 참으로 뜻에 맞지도 않는 것이다. 만일 세간에 이 늙고 병들고 죽는 세 가지 일이 없었다면, 부처님은 세상에 나타나시어 모든 중생들을 위하여, 증득할 법과, 조복할 일을 설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렇게 알라. 이 늙고 병들고 죽는 세 가지 일은 세간에서 가장 사랑스럽지도 않고, 빛나지도 않으며, 생각할 수도 없고, 뜻에 맞지도 않는 것이기 때문에, 이 세 가지 일을 위하여, 부처님이 세상에 나타나시어, 모든 중생을 위하여, 증할 바 법문과 조복할 일을 말씀하셨다고 생각하라.“
이어서 게송으로 설하셨다.
(1) 밖에 있는 모든 것도 없어지고 말지만
몸도 또한 그와 같이 변쇠하여 죽느니라
없어지지 아니하는 좋은 법이 예 있으니
지혜 있는 사람이면 마땅히 알 것이다.
(2) 늙고 죽고 병드는 것 누구든지 싫어한다.
모양은 추악하여 차마 볼 수 없다.
그리 좋던 소년 얼굴 겨우 잠깐 머물다가
얼마 되지 않는 동안 그만 죽어 없어진다.
(3) 이를 테면 이 목숨이 백 년 동안 산다 해도
마지막엔 무상함을 면할 도리 없느니라.
늙고 죽고 병든 고생 항상 따라 다니면서
중생에게 이익 없는 해독만을 주느니라.
2 어느 때에 아난은 홀로 앉았다가, 이런 생각을 했다. ‘만일 어떤 선남자. 선여인이 청정한 신심으로 삼귀의를 받아서 지금 아무개는 귀의불 양족존ㆍ귀의법 이욕존ㆍ귀의승 중중존 합니다 하면, 그 복덕은 얼마나 될까?‘ 이렇게 생각하다가, 해가 뜨므로 곧 일어나, 옷을 입고 부처님 처소에 나아가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저는 아까 홀로 앉아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만일 선남자ㆍ 선여인이 청정한 신심으로 삼귀의를 받아서, 지금 아무개가 귀의불 양족존ㆍ 귀의법 이욕존ㆍ 귀의승 중중존합니다 하면, 그 복덕은 얼마나 될까 하고, 부처님이시여, 원컨대 말씀하여 주소서.”
“아난아, 이 남섬부주에 가득 차게 들어선 수다원에게, 어떤 선남자ㆍ선여인이 백 년 동안을 사사로 공양하다가, 그들이 열반에 든 후에는 모두 사리탑을 쌓고 공양하더라도, 이 삼귀의 공덕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동승신주에 가득 찬 사다함에게 그렇게 하더라도, 또는 서구다니주에 가득 찬 아나함에게 그렇게 하더라도, 또는 북구로주에 가득 찬 아라한에게 그렇게 하더라도, 사대주에 가득 찬 벽지불에게 그렇게 하더라도, 또는 소천세계에 가득 찬 부처님께 그렇게 하더라도, 모두 이 삼귀의의 공덕에 비하면, 백분의 일, 천분의 일, 만분의 일, 나아가 산수ㆍ비유의 일분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다.”
부처님은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법이란 것은 항상 있는 것이다. 부처야 있든지 없든지 법은 언제나 머물러 있는 것이다. 여래는 다만 세간에 나타나 그 깊은 뜻을 잘 분별하고 해석하여 선설할 뿐이다. 그 뜻이 소승에 있는 이를 위해서는, 사제, 즉 고ㆍ집ㆍ멸ㆍ도와, 팔고, 즉 생ㆍ로ㆍ병ㆍ사ㆍ구부득ㆍ애별리ㆍ원증회ㆍ오음성을 설한다. 쉽게 말하면, 몸이 있기 때문에 고가 있는 것이니, 만일 몸이 없으면 무슨 근심이 있으랴. 이것이 고제다. 눈으로는 색을 탐하고 귀ㆍ코ㆍ몸ㆍ입ㆍ뜻도 각각 모두 그러하다. 이러한 인연으로 육쇠가 되어 온 지 이미 오랜 겁수가 되었다. 이미 그것은 악습이 되어 몸에 이익이 없는 줄 알았으니, 몸에 행을 지키고, 마음과 입을 단속하여, 십악을 제하고 십이인연을 말하면 근본이 없어진다. 삼독을 제하여 공ㆍ무상ㆍ무원이 되면 아라한이 되고 십이인연이 견련됨을 알고 그 근원을 끊으면 연각이 되고, 몸이 본래 공한 줄 알아, 육도ㆍ사등ㆍ사은ㆍ 삼십칠조도품을 받들어 행해서, 공ㆍ무상ㆍ무원으로 증득도 취하지 않고, 육통과 방편으로 항상 고액을 건지되, 마음 일체에 평등하여, 맞고 아니 맞음이 없으면, 이것은 이름이 보살이요, 거기서 퇴전하지 않고 위없이 바르고 참된 도를 이루어, 최정각이 되어시방을 도탈하면, 이것은 이름이 부처니라. 도법은 항상 있어 행하는 사람이 도와 더불어 합하면, 저것도 없고 이것도 없어 마치 여러 갈래로 흐르는 물들이 바다까지 가기 전에는 각각 제 이름이 있지마는, 한 번 바다에 합치면 다시 다른 이름이 없는 것과 같다. 도덕도 그와 같아서, 과거불ㆍ미래불ㆍ현재불이 한 법신으로 합하면, 행과 도가 하나이지만, 중생을 위하여 분별ㆍ연설하되, 오음ㆍ육취ㆍ육입ㆍ십이인연이 모두 견련하여 병이 되고, 육도ㆍ사등ㆍ사은은 큰 법착이 되어 모든 중생의 병을 고치면, 깨끗하기 허공과 같고 일광보다 밝아서, 덕은 수미산에 지나가고 신성하여 능히 비방할 이 없으며, 모든 죄는 소멸되어 다시는 여러 고가 없으며, 다시 대자비로 시방을 제도하여 해탈하게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