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낀 하늘은 왠지 니가 살고 있는 나라일것 같아서....... #아난다마르가 2박3일 RAWA캠프를 마치며 - #신장이식 후 스스로 관리 생활화단계 37일째]
새벽녁 자분자분 내리는 빗소리가 너무 반가웠다 이틀째 일정이 좀 즐겁게 힘들었던 탓도 있었겠지만 만물을 소생시키는 봄비는 왠지 지친 심신도 소생시켜 줄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4시쯤 일어나 전날의 하루일과를 정리하다보니 새벽 5시부터 일어나자마자 시작하는 30분 키르탄과 명상 '판차자냐'를 시작하는 '바바남 케발람' 키르탄 노래소리가 잔잔하게 들려왔지만
고즈넉한 봄빗소리를 들으며 전날 일과를 정리하면서 좀 더 쉬는 편이 좋겠다 싶어 '판차자냐'는 건너뛰었다.
6시 30분부터 시작되는 '아사나 카오시키 탄다와' 시간을 알리는 산토샤의 목소리를 듣고,
아직 완전히 성치 않은 몸으로 '아사나-요가와 전신맛사지 따라배우기 1시간' '카오시키-전신을 움직여 흔들어 깨우는 조금 격렬한 전신체조 15분' '탄다와-남자들만 제자리에서 뛰면서 하는 아주 격렬한 전신운동 5분'을 따라 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어 이틀째날도 빠졌었는데, 어제는 '판차자냐'를 빠진 대신에 '아사나 카오시키 탄다와' 시간에 용감하게 참여했다.
'아사나'는 그런대로 요가 자세가 안나와 영 엉망이었지만 요가를 마치고 하는 전신 맛사지까지 열심히 따라해 봤고, 카오시키도 스텝이 꼬여 매번 멈칫 멈칫 중간에 끊겼지만 그런대로 1/3정도는 따라했는데 여성 참가자들이 카오시키까지만 하고 자리에 앉고 남자들만 일어나 하게된 '탄다와'는 그냥 서서 멀뚱멀뚱 부러운 눈으로 지켜보기만 했다.
셋째날 마지막 아침 점심은 작년 5월 제주명상캠프 때 주방일을 도맡아 너무 큰 수고를 했던 '박티지'가 준비해주었는데 역시 일반 참가자들이 돌아가며 준비하던 식사와는 완전 격이 달랐다.
흑임자죽과 수제두유요구르트에 각종 견과류와 천연발효종빵과 코코넛버터, 유기농 귤, 한라봉, 딸기, 사과, 배, 바나나, 어린잎 파프리카 상추 샐러드와 별도로 구해와 밤늦게까지 손수 구워 준비한 두툼한 구운 김까지 정말 풍성하면서도 균형잡힌 아침이었다.
아침 식사 후 다같이 강당에 둥그렇게 모여 앉아 2박 3일간의 RAWA 캠프 소감을 나누는 시간에는 심한 교통사고를 당한지 4일밖에 안되서 몸이 나보다 더 성치 않음에도 참석한 분도 있었고,
우연한 기회에 '프라우트'라는 책을 읽고 궁금해 인터넷으로 찾아보다가 아난다마르가를 알게 되어 입문한지 이제 16일째되는 분은 프라우트를 번역해 우리나라에 소개한 '칫다다'를 캠프에서 만나게 되어 영광이라는 분도 계셨다.
RAWA 캠프 형식을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개방해 알리면서 또다른 형식의 아난다마르가 '에너지 환경 캠프-농촌체험도 포함'라든지 '프라우트 캠프' 같은 형태도 새로 만들어 추진해 보자는 적극적인 아이디어들도 나왔다.
두시간 가까이 서로 돌아가면서 소감나누기가 끝나고 팀을 나누어 청소와 점심 준비 그리고 남자들은 아난다마르가 마스터 유닛 마당 텃밭에 대여섯 고랑 밭을 갈고 거름을 내고 감자 20kg 한박스를 잘라 심었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오후 두시가 넘어 시작된 늦은 점심은 마더 박티지가 준비한 연한 쑥냉이 된장국에 잡곡밥, 구운 김이 메인 메뉴였는데 아침보다도 훨씬 풍성한 진수성찬이었다.
내 점심은 밥과 쑥냉이된장국에 돼지감자 간장절임과 상추쌈, 형형색색의 파프리카 그리고 구운김으로만 배불리 먹었다.
인상적이었던 기억은 이틀째날 마니또 쪽지를 뽑아 마지막 날까지 마니또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정성을 다해 사랑을 전하기로 했었는데 나는 그 많은 참가자들 중에 세번째로 마니또 쪽지를 내가 직접 뽑으면서도 내 산스크리트 이름 '수비카쉬'가 적힌 쪽지를 뽑아서
아~~ 이건 나 이외의 사람을 사랑하기 보다는 아직 좀 더 내 몸과 마음에 온 힘을 쏟아 집중해서 사랑해 보라는 신의 계시를 받은것 같았다.
2.9(목) 신장 이식 수술 후 45일이 지나는 동안 지금까지도 그럭저럭 참 잘 해왔지만 앞으로도 2박 3일 RAWA 캠프에서 배운 아사나 요가와 맛사지, 카오시키와 탄다와 운동을 결합해 몸에 근력과 정신을 다스리고 몸에 쾌락을 추구하던 모든 감각기관들을 명상을 통해 재족하여 재지휘할 수 있도록 꾸준히 더 집중관리를 해야 되겠구나 싶었다.
특히 복식이가 별다른 요구를 하지 않고 자유롭게 혼자 핸드폰하고 싶으면 핸드폰 하고 놀고 싶으면 나가 놀고 자고 싶으면 먼저 자게 자유롭게 놓아두었음에도 대부분의 프로그램에 조금씩은 다 참가하면서 '노잼'이라고 간간이 궁시렁거리긴 했지만 2/3이상의 프로그램에 군말없이 참가하고 잘 따라와줘서 참 좋았다.
이제 나만 잘 하면 될거 같다. ㅎㅎ
아래 맨 마지막 사진들 9장은 우연히 '프라우트'라는 책을 읽고 아난다마르가에 입문한지 16일 밖에 안되신 지슈누지가 찍은 이틀째날 저녁 참가자 모두가 참여한 RAWA 메인 발표 행사 스틸 사진들이다.
먼 산 언저리마더 너를 남기고 돌아서는
내게 시간은 그만 놓아 주라는데
난 왜 너 닮은 목소리마저 가슴에 품고도
같이 가자 하지 못했나
윤도현 밴드 "너를 보내고"
https://youtu.be/10WFB_X7kOg
첫댓글 정말 자근자근하게 일어나는 모든 지방 소식을 알려주시어서 참 좋네요... 다 기억이 나게 도와주는 훌륭한 기록물이에요 ^^
복식이가 정말 자유가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프로그램을 잘 따라해주어서 이뻐서 혼났구요
수비카쉬지의 마니또가 수비카쉬였던 것도 참 신기했어요 ^^
바바남 께발람!
감사히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