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얼 존스, 살만큼 살았으니 천수를 누렸다고 해야 한다.
영화도 많이 출연했고, 인기도 얻었으니 그만하면 배우로선 성공인 셈이다.
아니지, 성공이다.
한데 그의 성공 요인으로 스타워즈나 라이언 킹 류의 이야기만 한다.
그건 제임스 얼 존스의 가장 값진 영화를 보지 않았거나 세월이 흘러 그런 필름이 있었나 해서일지도 모르리라.
아니면 요즘 세대라서 옛날 필름에 대해 알지 못해서일 수도 있고.
어쨌건 제임스 얼 존스의 최고 영화는 딱 하나다.
'복서' 우리말 제목이지만 실은 일본 프린트를 수입했기에 그대로 붙인 제목이다.
'복서'의 원제는 'The Great Whit hope'(1970)다.
흑인 최초의 헤비급 복서 제크 존슨(1878~1945)의 반생기를 담은 영화다.
영화에선 제크 제퍼슨으로 불리어진다.
그래서 픽션도 가미됐지만 어디끼지나 제크 존슨의 일대기는 사실을 바탕으로 했다.
존슨의 애인으로 출연한 배우는 제인 알렉산더.
두 배우의 열연은 1971년 오스카 남우주연상과 여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됐다.
지금까지 많은 권투영화가 만들어졌지만 '복서'를 앞서지 못했다.
그만큼 마틴 리트의 '복서'는 위대하고 찬연히 빛나는 필름으로 자리매김했다.
수작 중의 수작 '복서'는 제임스 얼 존스의 연기 중 최고로 빛난다.
특히 제인 알렉산더가 흑인과의 사랑 때문에 무수한 비난을 받지만
제크의 심경변화로 고뇌하자 끝내 그녀는 우물에 투신하고 만다.
당연히 제크 역시 흑인사회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백인사회에선 그들의 희망인 새로운 백인 복서를 찾아 흑인인 제크를 이겨주길 바란다.
그건 암묵적으로 흑인이 백인한테 져주는 것밖엔 아무것도 없다.
링위에서 쓸어져 흐느끼는 제크의 비통은 흑인이 겪는 사회의 단면일 뿐이지만.
1970년대 최고의 필름 '복서'는 수일한 필름으로 기억에 남는다.
과연 나의 위대한 백인의 희망은 제크에게만 해당될까.
아니면 백인사회 역시 자기들의 우상인 백인선수가 나타나 주길 바래서일까.
모순된 사회, 뒤틀린 인간본성의 희화 같은 여정이다.
마틴 리트, 그는 누구인가.
그의 필름을 보면 알 수 있다.
'무덥고 긴 여름 날'(1958)
'허드'(1963)
'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1965)
'사운더'(1972)
'노마 레이'(1979)
'스탠리와 아이리스'(1990, 유작) 등.
다시 한 번 말하자면 '복서'(나의 위대한 희망')를 보지 않고 제임스 얼 존스를 이야기 할 수 없다.
천상에서 마틴 리트를 만나 사회성 짙은 필름을 다시 만드시길!
글작성: 아스팔트 정글
첫댓글 '복서'(위대한 백인의 희망)가 개봉한 건 1972년 2월 12일, 명보극장과 허리우드극장에서다.
명보극장, 허리우드극장 자매결연기념 엄선작품!이란 타이틀을 내걸고 광고까지.
일본에서 프린트를 수입했기에 일본의 영화 제목 그대로 '복서'란 제명이 붙여졌고
*일본 스크린 영화지선정 베스트9 최우수작품
*일본 키네마 순보선정 베스트10 최우수작품
*일본 영화 팬 클럽 추천 최우수 감상 작품
또 최고의 흥행기록, 씨즌 최적의 감동과 충격의 명화, 란 선전문구가 실렸다.
2024년의 시점으론 격세지감인 카피다.
어쨌거나 이 필름을 보지 않고선 제임스 얼 존스에 대한 평가는 접어두어야 한다.